경기 보러갔다가... 심판으로 투입된 울버햄프턴 팬 사연
아들과 함께 축구 경기를 즐기던 팬이 급하게 심판진으로 투입, 경기 진행을 매끄럽게 도와 화제다.
17일(이하 현지 시각)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프턴 팬인 로스 베넷은 전날 영국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울버햄프턴과 브렌트퍼드의 FA컵 3라운드(64강) 재경기를 11살 아들과 함께 관람하고 있었다. 전·후반 정규 시간은 2-2로 끝났고, 승부는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그때 갑자기 부심이 통증을 호소하며 경기를 주관할 수 없게 됐고, 대기심이 부심 자리를 채웠다. 영어로 ‘Fourth Official(네 번째 심판)’이라 부르는 대기심은 선수 교체, 추가 시간 공지 임무 등을 수행한다. 주·부심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경기를 주관할 수 없게 되면 대신 들어가기도 한다.
이에 대기심 자리가 비자 베넷이 경기 진행을 돕겠다고 나섰다. 그는 청소년 축구 경기 심판 자격을 갖고 있었다. 주심은 베넷에게 “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베넷은 “가르쳐 주면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렇게 그는 관중이 아닌, 심판진으로 남은 시간을 보냈다.
연장 전반 추가시간 극적인 골이 터졌다. 울버햄프턴이 페널티킥을 얻었고, 마테우스 쿠냐가 마무리했다. 3-2. 베넷은 울버햄프턴의 팬이기에 마음이 들떴다. 다만 그는 “중립을 지켜야 했기에 기뻐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후 골은 터지지 않았고, 경기는 울버햄프턴의 승리로 끝났다. 울버햄프턴은 대회 32강에 진출했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그는 흥분을 드러냈다. 그는 “약 30분 동안 심판진이 된 건, 정말 비현실적이고 짜릿한 경험”이라며 “내가 심판 자격 과정을 밟을 때, ‘언젠가는 정상 무대에서 심판을 하고 싶다’고 말한 적 있다. 그런데 내가 했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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