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보드 선택 골치 아프다면 '세 가지'만 챙기자 [우당탕 컴조립]

조립컴을 맞출 때, CPU와 쿨러에 대한 고민이 끝났다면 그 다음은 메인보드다. 메인보드는 컴퓨터에 사용하는 거의 모든 부품과 연결되는 핵심 요소다. 그만큼 여러 부품과의 호환성을 확인해야 한다. 게다가 사용자가 필요한 기능이나 칩셋 성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모델이 달라진다.

메인보드는 컴퓨터를 구성하는 핵심 부품이다 (출처 : ASRock)

메인보드를 고를 땐 무엇을 살펴봐야 할까. 제대로 따져볼 생각이라면 △CPU 소켓 △칩셋 △폼팩터 △램 호환성 △PCIe 버전 △후면 단자 종류 등 고려해야 할 것은 매우 많다. 세부 사양을 일일이 살펴보고 십여 개가 넘는 기준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제품을 찾아야 한다.

다행히 몇 가지 사양만 맞추면 다른 기준은 알아서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처음부터 모든 사양을 체크하기보다는 부품 호환성처럼 꼭 맞아야 하는 사양을 중심으로 후보군을 추린 다음, 부가 옵션이나 기능을 확인하는 순서대로 메인보드를 고른다. 이때 꼭 살펴봐야 할 사양으로는 CPU 소켓, 칩셋, 폼팩터가 있다.

① CPU 소켓

CPU 소켓

소켓은 메인보드에 CPU를 꽂는 슬롯 규격을 가리킨다. 소켓은 호환되는 CPU 제조사와 세대, 제품군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조립컴을 맞출 땐 CPU를 먼저 선택한 다음 해당 CPU를 지원하는 메인보드를 골라야 한다. 이 글에서는 서버·워크스테이션용 CPU가 아닌 일반 소비자용 CPU 소켓을 기준으로 설명한다.

인텔은 AMD에 비해 소켓 규격을 자주 바꾸므로 메인보드 소켓이 CPU와 호환되는지 주의깊게 봐야 한다. 인텔 6~9세대 CPU는 모두 LGA1151 소켓을 사용하는데, 실제로는 전원 공급량이 달라 6~7세대만 지원하는 버전과 8~9세대만 지원하는 버전으로 나뉜다. 이 경우 메인보드 제조사가 제공하는 상품 정보를 읽어보고 몇세대 CPU와 호환되는지 다시 확인해야 한다. 10~11세대는 LGA1200, 12~14세대는 LGA1700 소켓을 사용한다.

AMD 라이젠 CPU는 AM4 또는 AM5 소켓을 사용한다. 2022년 출시한 라이젠 5세대 7000 시리즈부터 AM5 소켓을 사용하며, 1~4세대는 모두 AM4 소켓과 호환된다. 단, AM4 소켓이 장착된 메인보드 중에서 출시일이 오래된 제품은 3~4세대 라이젠 CPU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제조사가 제공하는 메인보드 펌웨어 업데이트를 적용해야 정상적으로 인식되는데, 일부 저가형 메인보드 중에는 업데이트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드물게 있다. 라이젠 3~4세대 CPU를 구매할 예정이라면 구형 메인보드는 가급적 피하자.

② 칩셋

X670 칩셋이 탑재된 메인보드 (출처 : GIGABYTE)

칩셋은 메인보드를 통해 오가는 데이터의 흐름을 제어한다. 당연히 칩셋 성능이 좋을수록 컴퓨터 성능도 올라간다. 물론 CPU와 램(RAM)을 비롯한 핵심 부품도 그에 걸맞은 고사양 제품으로 골라야 한다. CPU에 오버클럭을 적용하거나 클럭이 높은 램을 사용하려면 고성능 칩셋이 탑재된 메인보드가 필수다.

칩셋 이름은 알파벳 뒤에 붙은 3자리 숫자 조합으로 나타낸다. 알파벳은 칩셋 등급을, 숫자는 호환되는 CPU 제조사와 세대를 나타낸다. 인텔용 메인보드 칩셋 등급은 H<B<Z 순서로 올라가며, AMD용 메인보드 칩셋은 A<B<X 순서로 올라간다. 인텔 H 시리즈와 AMD A 시리즈 칩셋은 대부분 CPU 오버클럭을 지원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쓰기 좋은 칩셋은 B 시리즈며, 게임이나 고사양 작업 비중이 크고 CPU 오버클럭을 할 예정이라면 인텔 Z 시리즈나 AMD X 시리즈 칩셋이 탑재된 메인보드를 고르는 게 좋다.

③ 폼팩터

주로 사용하는 메인보드 폼팩터 4종 (출처 : TechosaurusRex)

폼팩터는 메인보드 크기를 나타낸다. 종류는 10가지 이상인데, 일반 소비자용 PC에는 △E-ATX(Extended ATX) △ATX △M-ATX(Micro ATX) △M-ITX(Mini ITX) 이 네 가지가 주로 사용된다. 이중에서는 E-ATX가 가장 크고 M-ITX가 가장 작다.

메인보드 크기에 따라 호환되는 PC 케이스 종류가 달라진다. PC 케이스는 크기에 따라 빅타워·미들타워·미니타워로 나뉜다. 빅타워 케이스는 E-ATX 이하 대부분의 메인보드를 장착할 수 있으며, 미들타워 케이스는 ATX 이하 메인보드와 호환된다. 미니타워 케이스에는 M-ATX나 M-ITX 메인보드를 주로 사용한다.

메인보드 폼팩터에 따라 호환되는 PC 케이스 종류가 달라지므로 컴퓨터를 둘 공간에 따라 적합한 크기를 잘 골라야 한다. 대체로 큼직한 조립컴을 마련하려는 소비자는 E-ATX 메인보드와 빅타워 케이스 조합을, 책상에 올려놓을 만한 작은 컴퓨터가 필요한 소비자는 M-ATX 메인보드와 미니타워 케이스 조합을 주로 사용한다. 다만 M-ITX 메인보드는 종류가 적고 가격이 비싸 잘 찾지 않는다.

④ 기타 살펴보면 좋은 사양

메인보드 전원부를 구성하는 초크코일과 캐패시터

고사양 CPU를 사용할 생각이라면 전원부 구성을 한 번쯤 살펴볼 만하다. 초크·캐패시터·트랜지스터·컨트롤러 등 전문 용어가 많아 복잡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런 부품을 한데 묶어 '페이즈(Phase)'라고 부른다. 페이즈가 많을수록 전력을 안정적으로 배분하기 유리한 구조라고 생각하면 쉽다. 일반적으로 고사양 CPU를 사용하려면 페이즈가 많은 메인보드를 고르는 경우가 많다.

AM4 소켓을 사용하는 메인보드 중 라이젠 1~2세대 공개 당시 출시된 제품은 대체로 PCIe 버전이 낮다. PCIe 버전이 낮으면 최신 그래픽카드를 장착해도 제 성능을 내지 못한다. 최신 그래픽카드를 사용하려면 PCIe 버전이 높은 신형 메인보드를 골라야 한다.

메인보드 후면 단자 (출처 : ASUS)

컴퓨터에 연결할 주변기기에 따라 후면 단자 구성에 신경 써야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광케이블을 지원하는 스피커를 연결하려면 메인보드에 옵티컬 S/PDIF 단자가 있어야 한다. 이외에도 USB 단자 수는 충분한지, C타입 단자나 DVI·DP 등 원하는 모니터 출력 단자가 있는지 한 번쯤 살펴보자. 기가랜 인터넷을 사용하는 환경이라면 메인보드가 기가비트랜에 대응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하드디스크를 여러 개 사용한다면 SATA 단자가 하드디스크 수보다 충분히 많은 메인보드를 고르는 게 좋다. 일부 구형 메인보드 중에는 M.2 SSD를 연결하면 대역폭 제한으로 인해 SATA 단자가 2개 정도 비활성화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SATA 단자 수가 하드디스크보다 많더라도 혹시 M.2 SSD와 중복으로 사용되지 않는 단자는 없는지 재확인해야 한다.

테크플러스 이병찬 기자 (tech-plu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