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윤리' 최대 화두는 인간다움을 유지하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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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세의 배우 해리슨 포드가 최근 '인디애나 존스' 리메이크 영화에서 인공지능(AI)의 디지털 디에이징(De-aging)을 통해 40년 더 젊게 연기했습니다. 이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손을 들어보세요."
샌델 교수는 "AI 시대 윤리라고 하면 대개 일자리 축소, 공정성 침해, 프라이버시 침해, 민주주의 훼손 등 네 가지 우려가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인간다움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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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고인이 된 배우 연기
대다수 사람들 불편해할것
인간적 존엄·사랑·진정성…
모든걸 데이터화할순 없어
"81세의 배우 해리슨 포드가 최근 '인디애나 존스' 리메이크 영화에서 인공지능(AI)의 디지털 디에이징(De-aging)을 통해 40년 더 젊게 연기했습니다. 이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손을 들어보세요."
'정의란 무엇인가'로 전 세계에 공정 열풍을 일으킨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사진)가 17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열린 'AI 시대 윤리' 세션을 이 질문으로 시작했다. 이에 대해 청중 대부분은 손을 들지 않았다.
샌델 교수는 이어 "그렇다면 고인이 된 배우가 AI를 통해 새로운 영화에서 연기를 한다면, 문제가 되는가"라고 물었다. 이 질문엔 청중 대부분이 "그렇다"는 반응을 보였다.
샌델 교수는 두 질문에 대한 청중의 반응이 갈라진 이유가 일차적으로 배우의 동의 여부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고인이 된 배우에게 동의를 받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샌델 교수는 그러나 "좀 더 깊이 생각해보면 배우라는 인간의 존엄성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심리적 불편함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우가 생전에 어떤 연기를 해도 상관없다는 허락을 했더라도 진짜 그 배우가 연기했다고 느끼기 어렵다는 것이다. 샌델 교수는 영화배우 겸 감독인 마이클 조던을 인용해 인간적 '진본성(Authenticity)'이 없다고 덧붙였다. 샌델 교수는 "AI 시대 윤리라고 하면 대개 일자리 축소, 공정성 침해, 프라이버시 침해, 민주주의 훼손 등 네 가지 우려가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인간다움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샌델 교수는 또 AI 기술이 가미된 데이트 애플리케이션(앱) 역시 배우자를 찾는 데 엄마보다 인간적인 가치 기준을 따라가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단순한 두 사람의 연결을 넘어 사랑을 향한 상호 관계를 AI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우정과 사랑의 관계 그리고 그 관계 속 상호 성장이 어떤 의미인지가 중요하다"면서 "기계가 이것을 대신해줄 순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엄청난 빅데이터가 있다 하더라도 신념이나 사랑과 같은 인간적 가치를 모두 데이터화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샌델 교수는 "기술이 삶과 죽음의 방식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에 주목한다"면서 대표적인 기술로 '디지털 불멸(Virtual immortality)'을 꼽았다. 이는 소셜미디어 등에 남겨진 개인의 생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후 아바타를 만드는 것이다. 이 아바타는 남아 있는 가족이나 지인들과 챗봇처럼 대화도 할 수 있다.
샌델 교수는 "고인의 증손자가 자신이 결혼할 사람을 고인의 아바타에게 소개하는 대화를 나눈다면 실제 대화와 얼마나 다를까"라면서 "대부분 다르게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족들이 처음엔 고인과의 대화에 기뻐하겠지만, 차후 아바타와의 대화 내용이 고인을 진정으로 반영하는지 의문이 들어 빈껍데기로만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샌델 교수는 "결국 기술이 인간의 진본성·존엄성 등을 본질적으로 위협한다면 우리는 인간다움의 의미에 대한 소중한 무언가를 잃게 될 수 있다"며 AI 개발에 주의를 당부했다.
[특별취재팀=다보스 이진명 부장 / 윤원섭 특파원 / 오수현 차장 / 이영욱 기자 / MBN 임채웅 기자 / 서울 우제윤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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