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여성? 남성? 퀴어? 상관없이 빠져드는 연극 '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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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과 성소수자를 다룬 연극 '와이프'.
그러나 인간 자체를 조명하며 폭넓은 관객층에 어필한다.
'와이프'는 헨리크 입센의 연극 '인형의 집'이 끝나는 시점에서 시작, 1959년부터 2042년까지 4개의 시대에서 여성과 퀴어로서의 삶을 그려낸다.
그러나 의미를 배제하고 봐도 조명을 활용한 무대예술이 상당한 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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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된 무대 연출, 말맛 가득한 대사 돋보여
최수영, 송재림, 첫 연극 도전 주목
2월 8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
(MHN스포츠 장민수 기자) 여성과 성소수자를 다룬 연극 '와이프'. 그러나 인간 자체를 조명하며 폭넓은 관객층에 어필한다. 성별을 떠나 한 개인으로서 공감하고 이해하게 하는 힘을 지닌 작품이다.
'와이프'는 헨리크 입센의 연극 '인형의 집'이 끝나는 시점에서 시작, 1959년부터 2042년까지 4개의 시대에서 여성과 퀴어로서의 삶을 그려낸다. 영국 극작가 사무엘 아담슨의 2019년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0년 이후 3년 만의 공연이다.
특별한 사건으로 전개되는 극은 아니다. 각각의 시대에서 인물들이 나누는 대화가 길게 이어질 뿐이다. 여성과 성소수자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는 일종의 토론이 주가 된다. 그러한 것들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와이프'라는 단어에 담긴 의미를 통해 보여준다.
여성과 성소수자로서의 고통에 적극 공감할수도,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삶을 충분히 이해할 수는 있다. 성별을 떠나 근본적인 인간 관계에 대한 물음이 담겼기 때문이다. 누군가와의 관계 속에서 밀려나고 희생하게 되는 이들. 누군가의 '무엇'이 아닌 나 자신으로서 살아가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배우들이 주고받는 대사는 그 자체로 속도감과 긴장감을 갖췄다. 큰 사건은 없지만, 인물들 사이 감정과 관계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들의 말을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도 관객의 머릿속을 쉴새없이 헤집는다.
대사와 움직임에는 적절한 유머가 담겼다. 그 덕에 지루하지 않다. 다만 속도가 빠르고 길게 이어지기에 놓치게 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시간, 인물 관계, 배역이 뒤섞여 복잡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외설적 농담에 대해 불편함을 드러내는 관객도 있겠다.
극 구성의 성격상 장면 전환이 많지 않다. 그러나 한 장면, 한 장면이 예술적이고 세련됐다. 시대별로 달라지는 '인형의 집' 미장센을 비롯해 무대 위 시각적 구성은 연극적이다. 객석 측면 통로를 활용한 점도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몰입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조명의 활용도 돋보인다. 퀴어를 상징하는 듯 보라색 위주로 톤을 구성했고, 무지개색 조명이 하나로 합쳐지는 막간 퍼포먼스도 펼쳐진다. 그러나 의미를 배제하고 봐도 조명을 활용한 무대예술이 상당한 볼거리다.
이번 시즌 수잔나 역은 박지아와 김소진, 클레어 역 김려은, 최수영, 피터/아이바(58세) 역 정웅인, 오용, 로버트/아이바(28세) 역 이승주, 송재림, 에릭/카스 역 정환, 홍성원, 마조리 역 신혜옥, 표지은이 출연한다.
박지아, 정웅인 등 베테랑들은 여유가 느껴진다. 시대별로 달라지는 연기 톤을 베이스로 희극과 정극을 물흐르듯 오간다. 특히 정웅인의 찰진 욕과 강아지 연기는 극의 하이라이트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강렬하다.
최수영과 송재림은 이번 작품으로 첫 연극 무대에 도전했다. 마이크 없이 진행되는 공연 특성상 대사 전달이 미흡한 부분도 있기는 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는 안정적이었다.
최수영은 여성으로서의 울분을 토해내는 감정 연기가 특히 인상적이다. 송재림은 생동감 넘치는 게이 연기가 일품. 남녀불문 관객을 사로잡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다. 배우들의 다양한 연기 변화를 한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것도 '와이프' 만의 장점이다.
한편 '와이프'는 오는 2월 8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에서 공연된다.
사진=연극 '와이프' 공연 장면, 글림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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