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시사 유튜브가 진영 내 갈등 증폭”···미래대연합 토론회

탁지영 기자 2024. 1. 1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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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대연합(가칭) 창당준비위원회 출범식이 열린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종민(왼쪽부터), 박원석, 조응천, 이원욱, 정태근 공동추진위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이 주도해 만든 ‘미래대연합’(가칭)이 18일 주최한 토론회에서 거대 양당 지지 성향의 정치시사 유튜브 채널이 진보·보수 양극화뿐 아니라 각 진영 내에서도 분열을 증폭시킨다는 진단이 나왔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유튜브와 정당정치 : 증오와 분열로의 퇴행’ 토론회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장 교수는 2019년 ‘조국 사태’부터 2022년 ‘검수완박’국면을 거치면서 한국사회에서 진영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조국 사태와 검수완박을 계기로 상이한 이념집단끼리도 분열하지만 같은 이념집단 안에서도 분열하는 갈등 증폭이 시작됐다”며 “개인적으로 해방 정국 이후 최고조 갈등에 이르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진보 성향 채널 20개와 보수 성향 채널 40개를 뽑아봤더니 모두 각각 진영 내에서 친주류 성향을 띄었다고 밝혔다. 민주당 성향 채널은 친이재명, 국민의힘 성향 채널은 친윤석열 성향이라는 뜻이다. 장 교수는 “양당의 주류를 지지하는 채널들의 적대적인 상호의존 체제가 유튜브 공간 안에 형성돼 있다”고 했다.

장 교수는 민주당 성향 채널이 유사정당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튜브 채널이 정당의 기능을 일부 수행하면서 정당의 의사결정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장 교수는 친명 성향 채널 ‘새날’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딴지방송국’ ‘박시영TV’를 예로 들었다.

새날은 비이재명계 의원들의 공약 이행률을 평가한 영상을 만들었다. 뉴스공장은 여론조사업체 ‘꽃’에서 돌린 현역 의원 지지율을 발표하고 있다. 이 역시 비명계 의원들에게 집중돼 있다. 결과적으로 주 시청자인 강성 당원들에게 비명계 의원들에 대한 좌표를 찍어주는 것이다. 장 교수는 “공천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출연하는 채널은 박시영TV”라며 “일종의 신인 면접도 하면서 준공천관리심사위원회 역할을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정치적 이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유튜버들의 발언을 보면 리더에 복무하길 원하는 집단이 있는 것 같다”며 “정당에 복무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또 “당 지도부가 팬덤 커뮤니티에서 명예직이라고 하더라도 직책을 맡는 것을 당내 규율로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네이버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을 맡은 것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조응천 의원은 토론회에서 친명 성향 유튜버들에게 공격 당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조 의원은 지난해 9월 이 대표가 단식할 때 유튜버들이 국회 경내를 활보하며 비명계 의원들이 지나갈 때마다 쫓아가 욕을 했다며 “한 달 동안 거의 지하로만 다녔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조 의원은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에의 ‘화살촉’을 언급하며 “지금 당하고 있는 게 화살촉의 전 단계 정도 된다”고 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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