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中 대도시 집값 …"바닥 멀었다"

송광섭 특파원(opess122@mk.co.kr) 2024. 1. 1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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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중국지수연구원(CIRI)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0개 도시의 연간 기축 주택 가격 하락률은 3.5%를 기록했다.

리위지아 광둥성 도시계획연구원 주택정책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거시경제와 부동산 시장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고 긍정적 요인도 사라져 올해 1분기 주택 가격은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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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70개 도시 동시하락
베이징 등 1선도시 1.1% 뚝
큰 도시일수록 낙폭 더 커
'GDP 25%' 부동산 불안에
中, 美와 고위급 경제회동
대만 총선 이후 첫 만남

중국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인다. 70개 주요 도시의 주택 가격이 일제히 하락하면서 시장이 싸늘하게 식었다. 게다가 '집값이 아직 바닥을 찍지 않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 중국 정부가 주택 시장 안정화를 위한 추가 지원책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내 70개 주요 도시의 기축 주택 가격이 1년 전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등 4개 도시를 일컫는 1선 도시에서 1.1% 하락했다. 각 성의 성도(省都)와 직할시인 청두·항저우·난징·선양·충칭 등 2선 도시와 2선 도시보다 규모가 작은 3선 도시의 하락률은 각각 0.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축 주택 가격도 떨어졌다. 1선 도시와 2선 도시는 각각 0.4%, 3선 도시는 0.5% 하락했다.

특히 기축 주택 가격이 70개 주요 도시에서 모두 하락한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중국 주택 가격이 아직 바닥에 도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축 주택도 70개 도시의 89%인 62개 도시에서 가격이 하락했다. 전국 70개 주요 도시의 기축·신축 주택 가격이 모두 하락한 것은 2014년이 마지막이다.

현재 중국 부동산 시장에는 침체 기미가 완연하다. 거래는 줄고 매물만 쌓이고 있다. 실제 지난달 부동산 판매(면적 기준)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3% 줄었다. 돈이 급한 집주인이 가격을 낮춰 매물을 내놓고 있고, 그 여파로 집값 하락 압력도 커지는 형국이다. 시장조사기관 중국지수연구원(CIRI)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0개 도시의 연간 기축 주택 가격 하락률은 3.5%를 기록했다.

중국 집값은 올해 1분기에도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리위지아 광둥성 도시계획연구원 주택정책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거시경제와 부동산 시장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고 긍정적 요인도 사라져 올해 1분기 주택 가격은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에서 부동산 시장은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5%가량을 차지한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길어질수록 내수와 소비가 둔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중국 정부는 연초부터 미국과 고위급 대화에 나섰다. 미·중 관계 안정화로 경제 회복을 꾀하기 위한 포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 소속 브렌트 네이먼 국제금융 담당 차관보와 넬리 량 국내금융 담당 차관보가 쉬안창넝 인민은행 부총재를 만나기 위해 이날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다. 지난 13일 대만 총통선거 이후 처음 열리는 미·중 간 고위급 경제 대화다.

양측은 이번 만남에서 국경 간 데이터 규제와 자본 시장 안정화, 자금 세탁 방지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재무부 관계자는 "이번 방문은 미·중 간 탄력적인 소통 채널을 구축하려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노력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웨이 베이징 CASS미국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만남을 두고 "코로나19로 회담이 중단된 뒤 3년 만에 재무부와 소통을 재개하는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과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부과한 관세에 초점을 둘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지난 10일에는 류젠차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미국을 방문해 존 파이너 미국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만났다. 이달 8~9일에는 마이클 체이스 미국 국방부 부차관보와 쑹옌차오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임이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회담했다.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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