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인천 계양을' 재출마 의지 확인···원희룡과 '빅매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가 현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지역에서 재선에 도전한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비례대표 출마설, 불출마설 등 다양한 전망들이 있었지만 이 대표가 결국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정면 대결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이 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현 지역구에서 그대로 출마할지'를 묻는 질문에 "지역구 의원이 지역구에 그대로 나가지 어딜 가겠나"라며 "통상적 기준과 절차에 따라 생각해 달라"고 밝혔다. 22대 총선에서 인천 계양을 지역 출마를 선언한 셈이다.
앞서 이 대표는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에 인천 계양을로 예비후보 심사를 신청해 적격 판정을 받았다. 다만 이 절차가 해당 지역구로 반드시 출마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고 향후 공천 과정에서 이는 바뀔 수 있다. 이 대표가 그동안 직접 출마에 관한 거취를 밝힌 적이 없었기에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관측들이 제기됐다.
특히 지난 16일 원 전 장관이 인천 계양구 한 호텔에서 열린 국민의힘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대한민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돌덩이 하나가 자기만 살려고 이 길을 가로막고 있다. 제가 온몸으로 돌덩이를 치우겠다"며 이 대표 지역구에서의 출마를 선언한 뒤 이 대표의 출마 관련 거취를 두고 여러 시나리오들이 거론됐다. 대표적으로 현 지역구 출마를 통한 원 전 장관과의 승부, 비례대표 출마, 불출마 등이다.
이날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이 대표의 출마 선언 전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전화 통화에서 "모든 가능성이 다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비례대표 출마시 장점은 이 대표 발이 묶이지 않고 전국에서 지원 유세를 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최 소장은 "원 전 장관은 거물급 정치인이다. 또 '전당대회 돈봉투 수수의혹'을 받는 의원들 중 일부가 인천을 지역구로 두고 있어 인천 지역 여론이 민주당에 예전만큼 우호적이지 않을 수 있다"며 "이 대표가 현 지역에 출마한다면 인천 민심을 끌어올리고 만만치 않은 상대인 원 전 장관을 이기기 위해 전국 지원보다 자신의 지역구 대결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례대표 출마시 단점은 원 전 장관을 피해 도망간단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원 전 장관과의 맞대결을 택할 것이란 의견도 있었지만 가정의 근거는 엇갈렸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계양을 지역에서 (이 대표가)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기에 원 전 장관과 정면 대결이 가장 심플하다"며 "이 대표 입장에서 대결을 회피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원 전 장관의 인천 출마 선언으로 이 대표는 외통수에 몰리게 된 것"이라며 "다른 지역으로 나가는 것도 비례대표로 나가는 것도 불출마 하는 것도 도망간다는 인상을 준다. 현 지역구에 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이어 "인천 계양을 지역이 민주당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어서 원 전 장관이 불리할 수 있겠지만 원 전 장관 입장에선 센 후보와 붙었기 때문에 손해보는 게 없다"며 "이기든 지든 해당 지역에 나가는 것만으로 원 전 장관은 다음 대선 후보급으로 부상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대표가 총선 막판까지 불출마 카드를 고민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민주당이 수도권에서 압승할 수 있는 마중물은 이 대표가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언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에서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불출마를 선언하고 중진 물갈이를 예고하는 등 고강도 쇄신안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도 이기기 위해서는 이 대표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카드를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평론가는 이어 "이 대표가 총선에 불출마함으로써 여론을 환기시키고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전국을 돌며 민주당 압승을 이끈다면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는 더 공고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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