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빈→최형우→크로우→서건창… 심재학 겨울방학 숙제 풀이, 마지막 한 장 남았다

▲ KIA의 오프시즌 방학 숙제 풀이를 주도하고 있는 심재학 단장 ⓒ곽혜미 기자

▲ 3년 총액 30억 원에 KIA와 두 번째 FA 협상을 마친 김선빈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4년 성적을 놓고 리그 전체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KIA가 비교적 무난하게 겨울방학 숙제를 풀어가고 있다. 몇몇 성과가 있었던 가운데 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심재학 단장이 신중하게 일처리를 해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제 남은 건 연봉 협상, 그리고 외국인 투수 하나다.

KIA는 이번 오프시즌 난이도가 낮은 편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장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팀 전체에 걸렸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시즌 초반부터 장정석 전 단장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구단이 시끄러웠고, 이 과정에서 프런트 조직을 다시 정비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심재학 단장이 문제를 비교적 수월하게 풀어나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심 단장은 시즌 중반에 선임된 만큼 업무 파악의 시간이 필요했고, 시즌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뭔가의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기는 어려웠다. 어쨌거나 일단 조직 안정화가 우선이었다. 그리고 시즌이 끝나자 본격적인 변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외국인 스카우트 파트를 개편하고, 코칭스태프 개편을 마무리하는 등 2024년 준비에 스타트를 걸었다.

팀이 당면했던 과제였던 계약도 일단 목표를 달성했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열리자마자 팀의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했던 고종욱과 2년 총액 5억 원에 계약했다. 발 빠른 행보였다. 새해에 들어서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트레이닝으로 유명한 미국 드라이브라인에 소속 선수 5명(정해영 이의리 윤영철 황동하 곽도규)을 파견해 체계적으로 몸을 측정하고 또 만들도록 배려했다. 적잖은 예산이 쓰일 수밖에 없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팀 마운드의 미래에 투자한다는 과감한 시도였다.

베테랑 선수들의 계약도 모두 마무리했다. 생애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김선빈과 3년 총액 30억 원에 계약했다. 최근 시장의 평균적인 값어치를 생각하면 나름대로 합리적인 계약을 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어 최형우와는 1+1년 총액 22억 원에 비FA 다년 계약을 하며 팀 라인업에 안정성을 불어넣었다. +1년의 옵션을 삽입하면서 최소한의 보험을 마련하는 등 역시 양쪽 모두가 만족할 만한 계약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가장 공을 들인 외국인 선수 한 자리를 윌 크로우로 채워넣으며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크로우는 워싱턴 시절 팀을 대표하는 선발 유망주였고, 2021년 시즌을 앞두고는 당시 올스타 1루수였던 조시 벨과 트레이드돼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었을 정도로 촉망 받는 선수였다. 2021년은 사실상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고, 2022년은 불펜 필승조로 뛰며 핵심적인 몫을 했다.

2023년은 어깨 부상 탓에 다소 부진했으나 철저한 신체검사를 거쳐 문제가 크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신체검사에 굉장한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구단과 경쟁에서 승리하며 외국인 에이스를 데려왔다. KIA는 크로우가 정상적으로 공을 던진다면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팀 로테이션을 이끌어 갈 재목으로 기대하고 있다.

▲ KIA와 1+1년 총액 22억 원에 다년 계약을 한 최형우 ⓒKIA타이거즈

▲ KIA 외국인 에이스감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윌 크로우

이어 15일에는 LG에 자진 방출을 요구한 뒤 새 팀을 찾고 있었던 내야수 서건창을 총액 1억2000만 원에 영입해 선수층을 강화했다. KIA는 서건창의 훈련 과정을 꼼꼼하게 지켜봤고 반등을 기대할 만한 몸 상태가 된다고 판단했다. 1억2000만 원 중 보장 금액은 5000만 원으로 부담이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건창이 반등한다면 KIA는 콘택트 능력을 갖춘 좌타 내야수를 확보하는 계기가 되고, 서건창도 다시 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만큼 큰 동기부여가 기대된다.

아직 연봉 협상이 끝나지는 않았으나 캠프를 떠나기 전에는 마무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몇몇 선수들의 테이블에서 다소간 진통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제는 협상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남은 건 외국인 투수 한 자리다. KIA는 크로우와 협상하던 시기 다른 선수들과도 계약을 시도했으나 몇몇 사정으로 모두 불발됐다. 신체검사에서 떨어진 선수도 있고, 다른 것이 문제가 된 선수도 있었다.

이에 KIA는 다시 리스트를 재정비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선수를 최우선적으로 협상해야 할지에 대한 우선 순위는 어느 정도 정해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어차피 늦은 것, 최대한 좋은 선수를 데려온다는 방침이다. 일단 메이저리그 경력과 관계없이 건강에 문제가 없고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우완 위주로 리스트를 추렸던 전례가 있는 만큼 새 외국인 선수 리스트업도 이와 유사한 흐름이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KIA는 새 외국인 선수가 캠프 합류에는 문제가 없게끔 계약한다는 방침이라 비자 문제 등을 고려하면 조만간 결론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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