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효도까지 가로막는 암표

이은아 기자(lea@mk.co.kr) 2024. 1. 1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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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가격은 수요과 공급이 균형을 이루는 수준에서 결정된다.

제한된 상품의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하면 사람들은 웃돈을 주고라도 상품을 구매하려고 하는데, 그렇게 형성된 시장이 재판매 또는 암표 시장이다.

피가 튀길 정도로 티케팅 전쟁이 치열하다는 의미의 '피케팅'이 벌어지는 유명 가수 콘서트나 운동 경기 암표는 부르는 게 값이다.

가수 임영웅 콘서트는 500만원, 롤드컵 결승전은 300만원까지 암표 값이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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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가격은 수요과 공급이 균형을 이루는 수준에서 결정된다. 제한된 상품의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하면 사람들은 웃돈을 주고라도 상품을 구매하려고 하는데, 그렇게 형성된 시장이 재판매 또는 암표 시장이다.

피가 튀길 정도로 티케팅 전쟁이 치열하다는 의미의 '피케팅'이 벌어지는 유명 가수 콘서트나 운동 경기 암표는 부르는 게 값이다. 가수 임영웅 콘서트는 500만원, 롤드컵 결승전은 300만원까지 암표 값이 치솟았다. 임영웅 콘서트와 롤드컵 결승전 한 번 보는 게 소원이라는 부모님과 자녀를 위해 표를 사려던 보통 사람들은 엄두도 못 낼 금액이다.

최근 가수 장범준이 암표를 이유로 공연 표 예매 전체를 취소했고, 지난해 가수 아이유는 암표 신고자에게 해당 티켓을 포상하는 '암행어사제'를 도입하는 등 '암표와의 전쟁'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암표 시장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21년 785건이던 대중예술 분야 암표 신고 건수는 2022년 4224건으로 늘었다. 프로 스포츠 경기 암표 판매 의심 사례도 같은 기간 1만8422건에서 3만6823건으로 급증했다.

한국만의 문제도 아니다.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지난해 4월 미국 애틀랜타 공연은 암표 값이 3만5438달러(약 4760만원)까지 치솟았고, 지난해 3월 K팝 걸그룹 블랙핑크의 대만 공연 암표 값도 정가의 45배인 1700만원에 거래돼 논란이 됐다.

다른 사람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티켓을 사고 이를 되파는 것이 무슨 문제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일명 매크로(자동 입력 반복) 기술을 동원해 표를 싹쓸이하고, 막대한 트래픽을 일으켜 일반인의 사이트 접속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공정한 거래를 막고, 타인의 기회를 빼앗는 것이다. 공연법 개정으로 3월부터는 매크로를 활용한 예매·웃돈 거래 처벌이 가능해지지만, 제대로 효과를 내려면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 암표 모바일 거래 금지 등 추가적인 법 개정도 뒤따라야 한다.

[이은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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