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올 때마다 좋은 기억” 조규성, “저만 잘하면 될 거 같아요”[도하NOW]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스트라이커 조규성(26·미트윌란)이 ‘기회의 땅’ 카타르에서 좋은 기억을 이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 대해 아쉬움을 훌훌 털어버리고 스트라이커 본능을 뽐낼 태세다. 조규성은 동료들을 믿는다면서 “저만 잘하면 될 것 같다”며 웃었다.
17일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 전 인터뷰에 나선 조규성은 카타르에서 좋았던 기억을 되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올 때마다 좋은 기억이 있다. 전북 현대에 있을 때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경기에 나서 득점을 했었다. 기억을 되살리기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타르는 그에게 기회의 땅이었다. 2022 카타르월드컵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는 황의조(32·노팅엄)에게 밀렸지만 2차전 가나전부터 선발로 출전해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 김진수(32·전북)의 크로스를 모두 머리로 받아 넣어 멀티 골을 터뜨렸다. 한국 축구 역사상 월드컵 단일경기 첫 멀티 골의 주인공이 됐다. 대표팀은 2-3으로 졌지만 전 세계에 조규성 이름 석 자를 알렸다.
이후 지난해 겨울 이적시장에서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 등 여러 해외 구단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여름 덴마크 클럽 미트윌란을 택했다. 가자마자 16경기에 나서 8골 2도움을 올리며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로 순항 중이다. 전반기 덴마크 리그 베스트 일레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더 활약을 보여준다면 빅리그도 노려볼 만하다.
하지만 바레인전 활약은 스스로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조규성은 “득점 찬스도 있었지만, 그걸 살리지 못해서 어렵게 갔다고 생각한다. 이제 첫 경기니까 이제 몸을 풀었다고 생각하고, 다음 경기 잘 준비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최전방 자원 황의조가 불법 촬영 혐의로 대표팀에서 잠정 명단 제외되면서 조규성의 어깨는 더욱더 무거워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다른 최전방 자원을 물색하는 대신 조규성과 오현규(23·셀틱)만 데리고 카타르아시안컵을 치르기로 했다. 주장 손흥민(32·토트넘) 톱 카드도 있는 만큼, 기존 자원으로도 해 볼 만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조규성에게 선발 출전 기회를 꾸준히 주며 신뢰를 보인다. 세계적인 스트라이커 출신답게 좀 더 조언도 많이 해주려 한다. 조규성은 “감독님께서는 항상 박스 지역에 많이 들어가라고 말씀하신다”면서 “첫 경기 때는 내려가서 하려고 했는데 조언해주신 부분을 생각하면서 기회를 살리려고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밀집 수비를 펼치는 팀들을 상대하게 될 때를 대비해 박스 안에서 몸싸움을 하면서 버텨주고 연계해주는 플레이를 더욱 잘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드필더들이 1차전에 오히려 골을 넣었던 것에 대해서는 팀을 위해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규성은 “공격수들이 경기 때마다 골을 넣는 건 아니다”면서 “공격수들이 골을 못 넣을 때 다른 포지션에서도 득점한다면 긍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는 20일 맞붙을 2차전 상대 요르단에 대해서는 “요르단도 공격적인 부분에서는 강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에겐 알다시피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형이 있어서 수비적으로는 불안한 게 없기 때문에 충분히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날카로운 크로스로 자신에게 득점 기회를 가져다줄 수 있는 이강인에 대한 신뢰는 여전했다. 조규성은 “첫 경기 후반에도 그런 장면이 나왔었는데, 항상 말하지만 나만 잘 하면 될 것 같다. 강인이는 워낙 잘해주기 때문에 나만 집중하면 무조건 골은 들어간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
도하 |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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