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작에는 소울 충만 레게 머리 흑인 캐릭터가 나온다?
게임 흥행 공식 중 하나로 '레게 머리 흑인 캐릭터'가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발로란트, 철권, 페르시아의 왕자 등 흥행에 성공한 게임 속에는 이러한 캐릭터가 꼭 등장한다.
레게 머리의 정식 명칭은 '드레드록스'로 듣기만 해도 흑인 특유의 바이브와 소울이 느껴진다. 그렇다보니 많은 게임에서 흑인 캐릭터 매력을 살리기 위해 레게 머리 디자인을 많이 사용했다.
바이오닉 코만도 '네이선 스펜서'나 오버워치의 '루시우'처럼 예전부터 자주 사용되는 단골소재지만, 지난 2018년 영화 '블랙펜서' 이후 하나의 대표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았다는 분석이 많다.
블랙펜서에는 '은다자카' 등 레게 머리를 한 멋있는 캐릭터가 다수 등장한다. 영화가 세계적인 흥행을 한 뒤로 레게 머리 흑인 캐릭터 열풍이 불었다. 이후 "멋있는 흑인 캐릭터를 만들고 싶으면 레거 머리로 만들어라" 같은 일종의 공식 같은 느낌으로 자리잡았다.
블랙펜서 개봉 이후 출시된 게임의 많은 주인공격 흑인 캐릭터가 레게 헤어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슬슬 레게 머리 흑인 캐릭터가 지겹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제는 다른 스타일의 캐릭터도 보고 싶다는 의견이다.
지난 15일 반다이남코 '철권8' DLC 캐릭터 '에디'가 공개된 이후 레게 머리 흑인 캐릭터가 지겹다는 의견이 서서히 나오기 시작했다. 에디는 지난 1997년에 출시된 캐릭터임에도 논란의 시발점이 된 것은 참 아이러니하다.
몇몇 게이머들은 "이젠 다른 스타일도 보고 싶다. 모든 흑인이 머리를 짧게 밀거나 레게를 하는 것이 아니다", "천편일률적인 흑인 레게 머리 캐릭터는 이제 그만 보고 싶다"라는 불만을 드러냈다. 우스갯소리로 "블랙펜서가 독을 풀었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지겹다는 의견도 있지만, 볼 때마다 매력이 넘치는 레게 머리 흑인 캐릭터다. 과연 어떤 레게 캐릭터들이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고 있을까. 블랙펜서 개봉 후 출시된 인기 게임의 대표 레게 머리 흑인 캐릭터를 정리해 봤다.
■ 철권7 '리로이 스미스' (2019)
리로이 스미스는 철권7 시즌3에 합류한 오리지널 캐릭터다. 영춘권과 갱스터, 의외의 조합을 선보이며 신선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사기적인 성능으로도 게이머들에게 잘 알려진 캐릭터다.
지난 2020년 일본에서 열린 'EVO JAPAN 2020'에서는 참가 선수 대부분이 리로이를 선택하는 극단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Book 선수는 우승 소감으로 "그냥 리로이 골라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리로이 스미스는 26일 출시되는 철권8에도 합류했다. 많은 유저들이 "그 시절 악몽이 떠오른다"는 소감을 남겼다. 철권8에서는 기존 장기였던 패링이 한층 강화, 기존 콘셉트를 잘 살리면서도 신규 기술로 테크니컬한 운용이 가능하게끔 디자인했다.
■ 발로란트 '피닉스' (2020)
불과 부활을 테마로 하는 발로란트 초창기의 요원 10인 중 한 명이다. 쉽고 직관적인 스킬 구성과 운영법으로 라이엇게임즈 공인 발로란트 초보자 추천 요원이다. 벽을 끼고 싸우는 근거리 교전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발휘한다.
출시 초반과 달리 케이오, 브리치, 스카이 등 피닉스를 대체할 수 있는 요원들이 많은 만큼 픽률은 비교적 떨어지게 됐다. 하지만 23명의 요원 중 픽률 10위를 달성하며 '쉬운 캐릭터'답게 평타는 치고 있다.
다만, 궁극기를 제외한 피닉스의 모든 스킬이 아군에게도 피해를 입힐 수 있어 까딱 잘못하면 트롤 유저로 낙인 찍힐 우려가 있다. 아군이 진입할 때 장막을 올린다거나 하면 말이다. 플래시 스킬도 주변 팀원을 봐가며 사용해야 한다.
■ 리그 오브 레전드 '크산테' (2022)
크산테는 통칭 '그 긴거'로 유명한 리그 오브 레전드의 162번째 신규 챔피언이다. 라이엇 공인의 '역대 최고 난도 탱커'로 디자인됐지만, 그 만큼 압도적인 성능으로 인해 딜이면 딜, 탱이면 탱 다 되는 역대 최강의 OP 챔피언이란 칭호를 얻었다.
둔화, 충격파, 기절 등 다양한 군중 제어기는 물론 적에게 추가 피해를 입힐 수 있는 패시브 스킬까지 갖춰 탱커임에도 상대에게 강력한 대미지를 입힌다. 궁극기를 사용하면 다른 스킬의 효과도 강화되어 1대 1, 혹은 한타 상황에서도 압도적인 성능을 발휘한다.
롤을 안 하는 게이머라도 크산테의 악명은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의 수준이었다. 크산테가 최고의 주가를 달리던 지난 2022년 여름에는 LCK, LEC, LPL 가릴 것 없이 디플러스 기아 '쇼메이커' 허수의 '그 긴거' 밈이 채팅창에 도배되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 마블 스파이더맨2 '마일스 모랄레스' (2023)
흑인 아버지와 히스패닉 어미니 사이에서 태어난 영웅 캐릭터다. 2대 스파이더맨으로 1대 스파이더맨인 피터 파커가 잠시 뉴욕을 떠나 출장을 간 이후부터 본격적인 히어로 활동을 시작한다.
캐릭터 자체는 2011년 마블 코믹스에서 처음 등장한 올드 캐릭터다. 근본력이 굉장히 충만한 캐릭터다. 마블 스파이더맨2에서는 피터에게 뉴욕 시가지에서 샌드맨이 난동을 피우는 걸 알리기 위해 등장했다.
원작과 서사는 조금 다르지만, 성장형 히어로라는 점은 동일하다. 과거에 사로잡히다 결국 스스로 이를 받아들이고, 완성형 히어로로 거듭나는 왕도적 서사를 가졌다.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에서도 출현했다.
■ 페르시아의 왕자: 잃어버린 왕관 '사르곤' (2024)
사르곤의 설정은 제목에 맞게 페르시아인이지만, 페르시아인답지 않은 외형으로 혹평을 받은 주인공 캐릭터다. 페르시아에는 레게 머리가 있지도 않았고, 특유의 두꺼운 입술 역시 페르시아인의 특징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해외 매체 VGC가 분석한 트레일러 좋아요/싫어요 통계에 따르면 좋아요 비율은 28%에 불과했다. 시리즈답지 않은 게임성에 대한 비판이 가장 큰 이유였지만, 그 중 캐릭터 디자인을 향한 불만도 상당했다.
출시 전 많은 비판을 받은 것에 비해 평론가 평점은 물론, 유저들의 평가도 상위권에 안착했다. 특유의 진입장벽을 완화한 점과 연출이 호평 요소로 꼽힌다. 다채로운 카메라 앵글과 화려한 효과는 플랫포머 게임의 맛을 확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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