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빠 유급 출산휴가" 저출산 정책 공약대결 이 "두 자녀땐 임대주택"

한동훈, 택배 1호사원으로 변신
이재명 "국가소멸 최우선 과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18일 저출산 정책을 총선 공약으로 띄웠다. 정쟁으로 치닫던 여야가 모처럼 정책 대결을 펼친 것이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아이 낳고 키우는 부모들이 일터와 가정에서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일가족 모두 행복공약'을 1호 상품으로 제작했다"며 △부총리급의 '인구부' 신설 △저출생대응특별회계 신설 등을 제시했다. 현행 출산휴가는 '아이 맞이 엄마 휴가', 배우자 출산 휴가는 '아이 맞이 아빠휴가'로 개명해 신청만으로 자동 개시되도록 '남녀고용평등법'을 계정하기로 했다. 산모는 3개월, 배우자인 아빠는 1개월간 유급휴가로 의무화한다. 자녀가 아프거나 특별한 돌봄이 필요한 경우 쓸 수 있는 '자녀돌봄휴가'를 신설, 초등 3학년까지 유급으로 적용한다. 육아휴직은 월 급여를 최대 150만원에서 210만원으로 60만원 올린다. 배우자도 임신 중 육아휴직을 쓸 수 있게 한다.

육아기 유연근무는 시차근무, 재택근무, 단축근무, 아이돌봄서비스 지원 등 기업 특성과 근로자 선호도에 따라 운용하고, 관련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서 공지 의무를 대기업부터 중소기업으로 순차적으로 확대한다.

중소기업 지원 방안도 내놨다. 대체인력으로 채용된 근로자에 대해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육아휴직 동료의 업무대행 수당으로 지급하는 '동료 수당'을 신설하기로 했다. 대체인력지원금도 현행 80만원에서 160만원으로 올린다. 경력단절자 등을 대체인력으로 채용할 경우 지원금을 240만원까지 인상하기로 했다.

공약 발표는 '국민택배 정책배송' 이벤트와 함께 진행됐다. 한동훈 위원장이 '택배 1호사원'으로, 유 정책위의장과 홍석철 공동본부장이 '동료 사원'으로 국민이 주문한 정책을 배송하는 콘셉트다.

민주당은 이날 이재명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저출산 정책을 발표했다. 민주당의 총선 4호 공약이다. 민주당이 제시한 '저출산 종합대책'은 △우리아이 보듬주택 △결혼-출산-양육 드림 패키지 △아이돌봄 서비스 국가 무한책임 보장 △여성경력단절 방지, 남성육아휴직 강화 등이 골자다. 민주당은 저출생 정책을 종합적으로 수립하고 집행하는 전담부서 설치를 위한 '인구위기 대응부' 신설도 추진하기로 했다.

주거 대책으로 2자녀 출산 시 24평 주택, 3자녀 출산 시 33평 주택을 각각 분양전환 공공임대 방식으로 제공한다. 신혼부부 주거지원 대상은 현행 7년 차에서 10년 차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드림 패키지'로 이름 지어진 자산 대책은 청년층을 타깃으로 결혼·출산 지원금을 도입하도록 했다. 소득·자산과 무관하게 모든 신혼부부에게 가구당 10년 만기 1억원을 대출해주고 출생 자녀 수에 따라 원리금을 차등 감면하는 방안이다. 양육 지원금에는 '우리아이 키움카드', '우리아이 자립펀드'가 있다. 키움카드는 8~17세까지 자녀 1인당 월 20만원의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것이고 자립펀드는 출생한 후부터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매월 10만원을 정부가 펀드계좌에 입금하는 것이다. 아이돌봄 서비스도 모든 가정에 제공하는 것으로 확대했다. 미혼모·미혼부·비혼 출산 가정에는 특별 바우처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국가 소멸은 당장 우리 발등에 떨어진 당면 과제"라며 "아이를 낳지 않는 원인 중 특히 자산·소득 불평등 문제가 심각해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