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종' 유재필, 분명 유명해질 '느낌있는 남자' [인터뷰M]

이호영 2024. 1. 1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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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재(在), 느낌 필(feel), 느낌 있는 남자 유재필입니다!"

방송인, MC, 개그맨, 가수 유재필의 인사말대로 느낌이 온다. 성공하는 연예인의 필요충족조건을 두루 갖춘 그가 언젠가 대성할 느낌 말이다. 업계의 발 빠른 고수들이 그를 찾아 섭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최근 연예계 행사장 곳곳에서 유재필의 들뜬 목소리가 들려온다. 특히 가요 쇼케이스 현장에서 그의 교통정리 솜씨를 보고 있자면, 절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개그맨의 끼를 살린 적재적소 발랄한 멘트와 'K팝 덕후' 기질이 다분히 묻어나는 박식한 상식, 그 와중 MC 본분을 잊지 않고 챙기는 진중함까지. 쌍심지를 켜고 자판을 두들기던 기자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질 때도 있다. 이러니 인터뷰이 아티스트는 물론, 사활을 건 관계자들의 신뢰를 한 몸에 받을 수밖에.

유재필은 iMBC연예와 만나 MC계에 발을 들인 계기를 밝혔다. 그는 "사실 케이팝을 정말 어릴 때부터 좋아했다. 늘 관심이 많았던 중 '한밤' 리포터로 활동할 기회를 얻었다. 많은 아티스트를 만나 인터뷰어로 활약했고, 모모랜드 쇼케이스 MC까지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어 "계기는 굉장히 단순했지만, 그날 현장에 있던 관계자 분들께서 텐션과 에너지를 높게 평가해주셨나 보다"며 "모모랜드 친구들이 잘됐으면 좋겠더라. 정말 최선을 다했다. 열심히 준비했고, 늦게나마 '뿜뿜'이 대박이 났다. 무엇보다 기쁘더라. 그때부터 매니저, 홍보팀 분들 사이에서 유재필 MC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 전해졌나 보다. '신인이라 투박하지만 진심을 다하는 MC가 있다'는 소문이었다. 이후로 조금씩 자리를 잡아 지금까지 왔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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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문의 힘이 강하게 작용하는 연예계에서 유재필의 진심이 통한 셈이다. 피, 땀, 눈물을 쏟아 준비한 신보를 들고서 언론 관계자들 앞에서 첫 선을 보이는 귀중한 자리다. 진행자가 격한 관심을 기울이면 받아쓰는 기자들 역시 손이 바빠지기 마련이다.

유재필은 아직 자만하기에 이르단다. 그는 "정말 부족하다. 박경림, 박슬기 선배님을 따라가려면 한참 남았다. 비교 선상에 올려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라며 "경험은 그 어떤 재능으로도 이기지 못한다. 그들의 경험은 엄청나고, 아직도 공부하고 노력하신다고 들었다. 이제 발을 들이고 알음알음 알려 나아가는 입장에서 박경림, 박슬기 선배님은 나에게 스승님이나 다름없다. 항상 보고 배우고 따라 해본다"고 고개를 숙였다.

언론 관계자들이 모인 쇼케이스 진행은 난이도로 따지면 상당히 고난도에 속한다. 즐기기 위한 자리가 아닌, 일을 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기에 리액션을 바라기엔 역부족이다. 유재필은 이러한 생리를 완벽히 이해했다. 그는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여느 행사처럼 '박수 주세요'라고 외쳤으나, 외면받았다. 노트북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만 현장을 채웠다"며 웃었다.

이어 "내 진행 탓인가 오해하고, 걱정했다. 하지만 이후 한 기자님과 대화할 기회가 생겨 이유를 듣게 됐다. 집중해 일을 하다 보니 리액션을 해주기엔 역부족이라고. 단번에 이해했다. 행사의 특성이고, 난도가 높다는 건 도전하기 좋다는 뜻이기도 하잖나. 오히려 더 잘해보고자 노력했다"며 "반대로 생각해 봤다. 그 누구보다 경청하고 집중하느라 호응하지 못하는 거라고. 이제는 익숙해졌다"고 전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유재필은 고단수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원론을 확실히 파악했기 때문. 인터뷰어 유재필의 필살기는 파고들기였다. 그는 "무조건 많이 알고 가야 한다. 언론 행사는 기자분들의 행사나 다름없다. 고수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이 준비하고 공부하고 익히는 수밖에 없더라. 또 그들이 기사를 쓰기 좋게 다듬어 한상 내어드리는 것도 아주 중요하더라"며 "이번 앨범에서 내 아이돌이 어떤 콘텐츠에 주력했고, 각자의 콘셉트 속 멤버 저마다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까지 공부한다. 한 스푼이라도 더 양념해 아티스트의 노고를 홍보해주려 어필한다"고 설명했다.

'덕후'들의 심장도 저격하는 유재필이다. 아티스트의 '응원단장'을 자처에 선두에 서는 그는 "팬 쇼케이스는 조금 간단하다. 그 누구보다 아티스트의 팬이 되면 조금 수월해지더라. 앞에 앉아 열광해 주시는 팬 분들을 대표하는 자리라고 생각하니 열심히 준비하지 않으래야 않을 수가 없어진다"며 "잘 모르는 아이돌 그룹도 보다 보면 정이 든다. 정이 들 때까지 찾아보고 또 찾아본다. 스스로 그들의 팬이 되어 무대에 서면 눈에서 하트가 발사될 수밖에 없다"고 확신했다.

MC유재필의 특장점은 묻어나는 법을 아는 것이다. 종종 행사 중 배보다 배꼽이 커져 주최자보다 진행자가 큰 관심을 받으려 앞서는 사고가 발생한다. 유재필은 완급을 확실히 조절해 자연스럽게 스포트라이트를 아티스트에게 집중시킨다. 하지만 이 대목은 관심을 먹고사는 연예인 유재필을 때론 아프게 한다. 그는 영민하게 목마른 갈증을 해소할 창구를 찾아 나섰다.

유재필은 "한때 고민했던 지점이다. 남들을 빛나게 해주는 역할이지만, 나 역시 관심이 필요한 직업 아닌가. 하지만 리포팅을 하거나 인터뷰어로 쓰임새가 있는 행사장에서는 철저하게 상대에게 집중한다. '한밤' 초창기엔 내가 나서 웃기려 노력했다. 그 모습을 이후에 딱 한걸음 멀리서 바라보니 창피해지더라. 그런 자리가 아니란 걸 깨우쳤다"고 알렸다.

이어 "MC 진행을 할 때엔 당연해 내려놓아야 할 고집도 있는 법이더라. 조금의 센스를 발휘해 인터뷰를 풀어가는 분위기를 유도하는 정도의 관심 끌기만 하려고 애를 쓴다. 내 욕구는 완전히 비켜둔다"며 "내 관심 욕구나 개그 욕심은 유튜브, 음반, 개그 활동 등을 통해 마음껏 해소하면 되는 거다. 자리의 목적에 맞게 적절히 조절해 살아가고 있다. 마음을 나누니 편안해지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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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필을 또 다른 키워드로 표현하자면 '도전의 아이콘'이다. 개그맨으로 시작해 MC, 예능인, 가수, 서바이벌 등 새로운 것에 돌진함에 있어 두려움이 없는 그다. 유재필은 "내가 하는 활동들의 최종 목적은'남들에게 웃음을 주는 것"이라며 "'X맨'의 유재석 선배님을 보고 꿈을 키웠다. 극단에서 개그를 배우고 7번 낙방했다.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 결국 공채 시험에 붙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개그맨 박형민, 정승우와 유튜브 채널 '폭소바겐'도 함께했던 유재필. '슈퍼스타K'부터 '초대형 노래방 서바이벌 VS', '보이스트롯', '뚝딱이의 역습'까지 얼굴을 비출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그는 "'윌리를 찾아라'처럼 '재필이를 찾아라'를 실현 중이다. 그 자체가 콘텐츠가 될 수도 있는 거 같다. TV 곳곳에서, 연예계 행사 곳곳에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다른 옷을 입고 다른 장기를 갖춰 재필이가 등장해 재미를 준다면, 대중들께서도 언젠가 재필이를 찾아주지 않으실까 싶다"고 장담했다.

그야말로 타고난 관심 종자 '관종'이다. 다른 말로 천상 연예인이라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재필에게 '당신은 관종인가' 물으니 "맞다"고 확답했다. 그는 "누가 날 어떤 모양새로 바라보고, 어떤 호칭으로, 직업으로 접해도 좋다. 그저 나를 마주한 이들에게 웃음, 감동과 한 스푼의 공감을 선물하는 그런 사람이 꿈"이라며 웃었다.

iMBC 이호영 | 사진 iMBC 고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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