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87 블랙홀 1년 뒤 다시 보니… 빛의 고리가 변했다

천문연, 국제 공동연구팀과 M87 블랙홀 관측
1년 만에 블랙홀 빛의 고리 분포 변화
올해부터 한국 전파망원경도 관측 참여

M87 블랙홀을 2017년 4월(왼쪽)과 2018년 4월(오른쪽)에 관측한 결과./한국천문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진이 최초 관측 1년 뒤 블랙홀이 가지고 있는 빛의 고리가 어떻게 변했는지 포착했다. 더 선명하게 포착된 블랙홀을 분석한 결과 처음 발견했을 때와 다르게 빛의 고리 구조가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조일제 천문연 박사후연구원과 박종호 경희대 우주과학과 교수가 소속된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vent Horizon Telescope·EHT)’ 국제 공동연구팀이 2017년 최초로 관측한 블랙홀 ‘M87′의 1년 뒤 모습을 포착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팀이 이번에 관측한 M87은 최초 관측 시점으로부터 1년 지난 2018년이다. 새로 관측한 M87의 모습은 2017년 모습과 빛의 고리 크기는 일치했지만, 고리 중 가장 밝은 부분의 위치에는 차이가 있었다.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라 블랙홀 고리의 크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일정하게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블랙홀의 그림자와 빛의 고리 크기가 블랙홀 질량으로 결정된다고 설명하는데, M87의 질량은 매우 천천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긴 시간이 지나도 고리 크기는 거의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지속적인 관측을 통해 일반 상대성 이론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빛의 고리의 밝기 분포는 블랙홀 주변 플라즈마에 존재하는 난류 등의 효과로 변할 수 있다. 연구팀은 2017년과 2018년의 관측 영상을 비교해 고리의 밝기 변화를 분석하고 블랙홀 주변 물질 유입과 방출 과정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계획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운영하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평창망원경./한국천문연구원

이번 관측에는 EHT를 구성하는 기존 망원경에 8개의 망원경이 새로 추가돼 영상의 정확도가 크게 개선됐다. 2017년 관측을 시작한 EHT는 올해도 관측을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천문연이 운영하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도 올해 참여한다.

블랙홀 영상화팀 공동 리더인 조일제 천문연 박사후연구원은 “블랙홀 영상화는 페타바이트에 달하는 방대한 관측 자료를 과학 연구에 필요한 영상으로 변환하는 중요한 과정”이라며 “한국 연구자들이 영상화팀의 공동 리더를 맡아 거대 국제 협력 프로젝트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국제 공동 연구의 총괄 책임자인 케이치 아사다(Keiichi Asada) 대만 중앙연구원 천문천체물리연구소 종신연구원은 “과학 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관측 결과의 재현성”이라며 “블랙홀 그림자의 존재를 새로운 관측을 통해 확인한 것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확실하게 입증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천문학과 천체물리학(Astronomy and Astrophysics)’ 올해 1월호에 게재된다.

참고자료

Astronomy & Astrophysics, DOI: https://doi.org/10.1051/0004-6361/202347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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