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통령실, 중대재해법 '계도기간' 둬 선처 기대

김윤호 2024. 1. 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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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오는 27일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적용을 앞두고 영세 중소기업의 충분한 준비 기간 부여 등을 위해 일정 계도기간을 별도로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이 야당 측에 영세기업들의 현실을 감안해 중대재해법 적용 유예를 촉구했지만 야당의 비협조로 어렵게 되자, 계도기간을 설정해 사실상의 유예 효과를 거두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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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중대재해법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 유예 호소
27일 적용 전 25일 본회의..巨野 반대에 불투명
불발 시 주52시간제처럼 계도기간 검토 방침
사상자 발생시 처벌 불가피해 실효성 작지만
檢 기소 때 참작될 수 있어 처벌 감경 여지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파이낸셜뉴스] 대통령실이 오는 27일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적용을 앞두고 영세 중소기업의 충분한 준비 기간 부여 등을 위해 일정 계도기간을 별도로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이 야당 측에 영세기업들의 현실을 감안해 중대재해법 적용 유예를 촉구했지만 야당의 비협조로 어렵게 되자, 계도기간을 설정해 사실상의 유예 효과를 거두겠다는 것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현장의 영세한 기업들은 (중대재해법 적용으로) 살얼음판 위로 떠밀려 올라가는 심정이라고 한다"며 "중소기업의 현실적 여건을 감안할 때 시간을 더 줘야 한다"며 유예를 요청한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중대재해법 유예가 불발되면 결국은 고용노동부에서 계도기간을 두는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계도기간은 제도 변경으로 인한 사회 혼란이나 이해당사자 불이익을 막기 위해 단속과 행정제재를 하지않는 일정한 기한을 의미한다. 현재 근로기준법상 '주52시간 근로제'의 30인 미만 사업장 적용에 대해 계도기간을 두고 있다. 지난해 말 종료 예정이었다가 1년 추가 연장한 상태다.

과거 일회용품 사용 제한 정책 역시 음식점 등의 준비기간 부족을 이유로 몇차례 계도기간을 둔 적이 있다. 다만 중대재해법의 경우 주52시간제보다 계도기간의 실효성이 낮다는 게 대통령실의 우려다.

근로시간제는 당사자가 신고하지 않는 한 위반사실이 드러나지 않아 사실상 유예효과를 볼 수 있지만, 중대재해법은 인명과 직결돼 있어 사고가 발생하면 계도기간이라도 법 적용을 피할 수 없어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주52시간제는 어겨도 비교적 처벌이 중하지 않아 계도기간에는 처벌을 미루고, 훈방 조치로써 유예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중대재해는 인명사고로 사상자가 발생하는 거라 법상 형사처벌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유예 효과가 크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입법 유예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이라며 “당정협의에서 영세사업장에 안전시설을 최대한 지원한다는 정도의 대책만 내놓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계도기간 설정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검찰 기소 과정에서 정상 참작사유가 될 수 있어서다. 법을 위반하더라도 계도기간 중이라면 법을 준수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는 점을 입증한 경우 검찰 송치 때 선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주52시간제로 예를 들면 계도기간 중 개별 근로자가 근로시간을 초과했다고 알릴 경우, 어느정도 법 준수를 했는 지와 고의성 등을 판단해서 기소할 때 참작사유가 생길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 출신인 법무법인 대륙아주 송규종 변호사는 통화에서 "근로자가 50인 미만 소규모라 인력과 예산이 부족함에도 법을 준수키 위한 노력이 보인다면 검찰이 기소할 때 감안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사실 이번 중대재해법 시행은 이미 유예한 후라 계도기간은 이미 줬다고 판단되지만, 정부가 영세업체들에게 더 시간을 주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에 행정부 소속인 검찰이 감안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전경. 사진=뉴시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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