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미스매칭, 고학력의 역설... ‘거대한 한국’처럼 변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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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최근 정부 주도로 로봇 강국의 길을 재촉하는 이면에는 구직난과 인력난이 동시에 발생하는 중국의 사회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루펑(盧鋒) 베이징대 경제학과 교수는 WEEKLY BIZ 인터뷰에서 “중국이 ‘거대한 한국’처럼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며 대졸자들이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실업률이 오르고, 산업 현장에선 되레 단순 육체노동을 할 사람 찾기가 어려워지는 ‘일자리 미스매치’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중국이 한국과 판박이란 얘기다.
루 교수는 중국에서도 고학력 젊은이들이 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의 안정된 일자리로만 취직하려는 일자리 쏠림이 심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대학 졸업자 약 1160만명이 사회로 나오며 해마다 대졸자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스웨덴 전체 인구보다 많은 대졸자가 중국 일자리 시장에 쏟아지는 셈이다. 루 교수는 이처럼 일할 사람이 넘쳐나는데도 산업 현장에서 인력난을 겪는 이유를 “‘고학력의 역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좋은 학력이 중국 청년들의 공장이나 농촌 일자리 기피 현상을 빚어냈다는 것이다.
만족할 만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중국 청년들 사이에선 ‘탕핑(躺平) 문화’도 확산하고 있다고 루 교수는 지적했다. 탕핑은 ‘평평하게 눕는다’는 뜻으로, “초(超)경쟁 시대에 쓸데없이 노력하지 않겠다”는 자조적 의미를 담은 유행어다. 중국 청년 중엔 고향에 내려가 부모에게 의존하는 ‘풀타임 자녀’를 자처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루 교수는 “‘한 자녀 정책’을 써온 중국에선 부모들이 아이를 옆에 끼고 어려움을 해결해 주려는 성향이 강해 한국보다 청년 문제가 더 심각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 청년(16~24세)의 높은 실업률 문제도 당분간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게 루 교수 예측이다. 그는 “중국 경제가 코로나 여파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데다, 경제 성장 둔화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며 “대졸자 공급은 계속 느는데 수요가 받쳐주지 못하니 청년 실업률 고공 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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