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0조’ 수익 낸 국민연금이 쓸어담은 종목은?[영상]

박세영 기자 2024. 1. 1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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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관심 업종은 IT전기전자…지분보유 최대는 LS
효성중공업 지분율 증가폭 1위…보유 가치 큰 기업은 삼성전자
100조 중 50조는 해외 주식 투자 수익 국내 주식 투자 수익은 30조
국민연금공단 사옥 전경. 국민연금공단 제공

자본시장의 ‘큰손’으로 불리는 국민연금이 최근 1년간 가장 많이 쓸어 담은 업종은 ‘IT전기전자’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 보유한 회사는 줄어든 반면, 10% 이상 지분을 보유한 회사는 증가해 ‘집중’ 투자 전략을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민연금이 국내 상장사 중 지분 5% 이상 투자한 기업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5% 이상 투자 종목 수는 281개로, 2022년 말 287개에 비해 6개 줄었다. 반면 10% 이상 투자한 종목은 2022년 36개에서 지난해 43개로 7개 증가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가 2022년 말 2,236.40에서 지난해 말 2,655.28로 400포인트 넘게 치솟는 동안 국민연금은 안정적인 성과 제고와 위험 분산을 위해 내실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린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연금이 5% 이상 투자한 종목이 가장 많은 업종은 IT전기전자였다. 2022년 말 37개(12.9%)였던 IT전기전자 종목 수는 지난해 41개(14.6%)로, 4개 증가했다. 이어 지주 40개(14.2%), 석유화학 26개(9.3%), 서비스 24개(8.5%), 조선·기계·설비 23개(8.2%) 순이었다.

LS 용산사옥 전경. LS그룹 제공

국민연금 보유 지분율이 가장 큰 종목은 LS였다. LS에 대한 지분율은 2022년 13.54%에서 지난해 13.85%로 0.31%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LIG넥스원 지분율은 0.84%포인트 증가한 13.53%로 2위였다.

보유 지분율 ‘톱5’에는 코스맥스(13.35%·3위)와 한국콜마(13.2%·5위) 등 화장품 ODM(제조업자 개발 생산) 기업 2곳이 포함됐다.

지난해 국민연금이 지분을 가장 많이 늘린 기업은 효성중공업(6.04%→11.29%)이었다. 초고압 변압기와 전력 설비 등 신규 수주 확대로 인한 실적 개선 기대감이 국민연금의 투자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전기차 충전 사업 성장 기대감으로 솔루엠에 대한 지분율(5%→10.19%)도 5.19%포인트 증가했다.

지주사 중에서는 CJ에 대한 지분율(7.84%→12.94%)이 가장 크게 늘었다. 이어 세아제강지주(4.56%포인트), 효성티앤씨(4.54%포인트), 한올바이오파마(4.23%포인트), 이수페타시스(3.91%포인트), 한국콜마(3.4%포인트) 순이었다.

반면 SK렌터카에 대한 국민연금 보유 지분율(8.66%→0.6%)은 1년 새 8.06%포인트 급감했다. 이는 SK렌터카가 SK네트웍스의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두산(13.6%→6.19%)은 지주사 가운데 지분율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알짜 자회사인 두산로보틱스가 지난해 10월 상장하면서 두산에 대한 기업 평가가 낮아지자 국민연금도 투자 철회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콘텐트리중앙(-6.86%포인트), 포스코인터내셔널(-5.26%포인트), 현대지에프홀딩스(-4.94%포인트), 에스엠(-4.64%포인트) 등의 순으로 지분율 감소 폭이 컸다.

한편, 국민연금이 5% 이상 투자한 종목 중 보유 지분 가치가 가장 큰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에 대한 국민연금 지분율은 7.35%로, 가치는 34조4646억원에 달했다. 국민연금 5% 이상 투자 종목의 전체 지분 가치(138조2732억원)의 25%정도다.

지분율 7.9%를 기록한 SK하이닉스가 지분 가치 8조1396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5.74%·5조7378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6.72%·3조6354억원), 네이버(9.34%·3조3961억원), 현대자동차(7.35%·3조1619억원), 기아(7.17%·2조8843억원) 등의 순이었다.

국민연금이 최대 주주인 투자 종목은 2022년에는 DGB금융지주, KB금융, KT, KT&G, 네이버, 신한지주, 포스코홀딩스, 하나금융지주 등 총 8개였으나, 지난해 KT&G가 제외되면서 7개로 줄었다.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의 모습. AP 뉴시스

한편 국민연금이 벌어들인 100조원은 국민연금이 도입된 1988년부터 집계한 누적 수익금(550조원 예상)의 5분의 1에 해당할 정도로 큰 규모다. 이 같은 깜짝 수익은 주식 투자에서 발생했다. 100조원 가운데 50조원이 해외 주식, 30조원가량이 국내 주식 투자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10월 기준 국민연금 포트폴리오에서 해외 주식은 30%, 국내 주식은 13%를 차지한다. 특히 미국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 지수가 지난해에만 45% 상승한 점이 큰 수익을 안겨줬다.

특히 지난해 11~12월에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이 최근 공시한 작년 10월 말 기준 수익률은 연 환산 시 6.92%에 그쳤다. 당시 수익금은 62조8000억원, 순자산은 968조원 규모였다. 같은 시기인 10월 말 2277.99에 거래를 마쳤던 코스피는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8일 2655.28로 마감해 두 달 만에 377포인트 급등했다. 미국 증시에서도 나스닥 지수가 1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평균이 각각 14%씩 올랐다.

10월 말 연 5%대였던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도 연말 연 3%대 후반으로 떨어지며 해외 채권 가격도 상승하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 하락)한 것도 달러로 투자된 해외 자산 가격을 원화로 환산할 때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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