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인근 EEZ서 활개치는 불법 中 어선…해경, 경비 강화

최근 2년 무허가 어선 4척 불과…올해 들어서만 3척 나포

해경이 8일 오후 2시22분쯤 제주시 차귀도 남서쪽 약 124㎞ 해상에서 불법 조업하던 중국어선에 정선명령을 내리고 있다.(제주해양경찰서 제공)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제주 해상에서 연초부터 이례적으로 무허가 중국어선이 잇따라 나포되면서 해경이 경비함정을 추가 배치하는 등 경비활동을 강화한다.

18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나포된 불법 중국어선 5척 중 무허가 조업 혐의로 적발된 어선은 3척이다.

지난 6일 제주시 차귀도 남서쪽 약 125㎞ 해상에서 무허가로 갈치 등 어획물 360㎏을 포획한 유망 어선 A호(273톤·승선원 11명)가 나포된 데 이어 8일에는 비슷한 해역에서 어류 915㎏을 잡은 유망 어선 B호(231톤·승선원 10명)가 압송됐다.

바로 다음날인 9일에도 차귀도 해상에서 갈치와 조기 등 어류 600㎏을 싹쓸이한 무허가 범장망 어선 C호(200톤·승선원 15명)가 나포됐다. 범장망은 길이만 300~500m에 달하는 대형 그물로, 그물코가 2cm에 불과해 어린 고기도 빠져나가지 못한다. 범장망 어선은 한중 어업협정의 조업 허가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2022년과 지난해의 경우 제주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침범해 무허가로 조업하다 나포된 중국어선은 각각 2척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무허가 유망 어선 나포가 단 1건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범장망 어선은 기상 악화를 틈타 우리 EEZ 내측에 어구를 투망하고, 외측으로 빠진 후 그물을 끌어올릴 때만 다시 재진입하는 방식으로 조업해 단속이 어려운 상황이다.

18일 제주해경청에서 불법 중국 어선 관련 긴급 대책 회의가 열리고 있다.(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이에 따라 해경은 이날 경비함정 함장 등 현장 경찰관들을 소집해 긴급 대책 회의를 소집했다.

해경은 경비함정을 추가로 배치해 범장망 등 무허가 어선의 불법조업 동향을 감시하고, 허가수역 진입 자체를 원천 차단할 방침이다.

또 항공 순찰을 통해 확인된 무허가 어선 정보를 경비함정에 전달해 신속한 단속을 벌인다.

제주해경청 관계자는 “상반기 중국 휴어기가 시작되는 5월까지 합동단속을 강화하고, 필요시 기동단대 운영·남해어업관리단과의 업무공조를 통해 불법조업 근절을 위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oho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