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오프제' 어긴 회사 109곳 중 94곳 시정... 노동계 "노조 탄압" 반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가 타임오프제 위법 운영 등이 의심되는 사업장 200여 곳에 대한 근로감독을 완료하고 절반가량에 시정을 지시했다.
정부는 노조의 압박, 사측의 회유 등으로 노사가 담합해 법정 기준을 넘긴 근로시간 면제나 운영비 지원이 이뤄질 경우 '노조 자주성을 침해하고 건전한 노사관계를 저해한다'고 보고 감독과 시정 조치를 해왔다.
정부는 지난해 6월쯤 타임오프제 및 노조 전임자 운영 실태를 조사한 뒤 위법 의심 사업장을 중심으로 이번 근로감독을 진행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부 "건전 노사 관계" vs 노동계 "노사 자치 침해"
"올해 자동차·조선·철강 감독" 예고에 노동계 반발
# 노조 전임자의 노조 활동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해 회사가 급여를 지급하는 '근로시간 면제(타임오프)' 제도. 정부의 근로감독 결과 공공기관 A사는 타임오프제를 시행하면서 면제 시간은 법정 한도보다 1만1,980시간, 면제 인원은 27명을 각각 초과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에 A사 노사는 지난해 말 타임오프제를 적법하게 운영하기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 철강제조업 B사는 타임오프제 한도를 4,000시간 초과하고 노조 전임자를 2명 더 둔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는 4,300만 원 상당의 노조 사무직원 급여도 지급했다. 최근 B사 노사는 협의 끝에 한도 초과 인원과 노조 사무직원을 다른 부서로 전보 조치했다.
정부가 타임오프제 위법 운영 등이 의심되는 사업장 200여 곳에 대한 근로감독을 완료하고 절반가량에 시정을 지시했다. 정부는 건전한 노사관계 구축을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노동계는 '노조 때리기' '노조 자주성 침해'라며 강력 반발하는 분위기다.
18일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9월 18일~11월 30일 공공·민간 사업장 202곳을 대상으로 '근로시간 면제 제도 운영 및 운영비 원조 기획 근로감독'을 벌인 결과 109곳에서 위법 행위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구체적 적발 사항(중복 포함)은 △법정 타임오프 한도 초과 78건 △사용자의 불법 운영비 원조 21건 △위법한 타임오프제 내용이 담긴 단체협약 17건 △단협 미신고 30건 등이다.
고용부는 이번 감독 과정에서 사업주가 적발 사항을 시정하지 않으면 형사처벌 등 엄정 대응하고, 공공부문은 시정 여부를 경영평가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 결과 위법 사항이 확인된 109곳 중 94곳(86.2%)이 16일 기준 시정을 마쳤고, 남은 15곳도 대부분 시정 의사를 밝혔다.
타임오프제는 2009년 노사정 합의로 도입된 제도로, 노사 교섭과 산업안전 등 노사 공동의 이해관계에 속하는 노조 전임자의 활동은 유급으로 인정해 회사가 임금을 지급한다. 다만 고용부 고시로 노조 규모에 따라 법정 인원 및 시간 한도를 정하고 있다. 정부는 노조의 압박, 사측의 회유 등으로 노사가 담합해 법정 기준을 넘긴 근로시간 면제나 운영비 지원이 이뤄질 경우 '노조 자주성을 침해하고 건전한 노사관계를 저해한다'고 보고 감독과 시정 조치를 해왔다.
정부는 지난해 6월쯤 타임오프제 및 노조 전임자 운영 실태를 조사한 뒤 위법 의심 사업장을 중심으로 이번 근로감독을 진행했다. 올해도 자동차·조선·철강 등 주요 업종과 1,00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근로감독을 이어갈 계획이다.
노동계는 '노사 자치 침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노사가 합의를 통해 단체협약 등으로 체결한 타임오프 한도를 정부 고시로 제한하는 게 도리어 '자주성 침해'라는 주장이다. 민주노총은 "일정 시간 이상의 노조 활동을 법적으로 제한하는 타임오프제가 애초에 노조 자주성을 침해하는 제도"라며 "과도한 적용은 헌법과 노조법 지향을 훼손하며 오히려 노사법치를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한국노총도 "일부 사례를 부풀려 노조를 부정부패 세력으로 매도하고 사용자에게 노조 탄압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정부의 근로감독 칼날이 유독 노조 활동과 직결된 타임오프제 등에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날 발표에 나선 이성희 고용부 차관은 "올해 사용자의 임금체불, 노조 설립 방해 행위 등에 대해서도 기획 감독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선을 그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준석 "무임승차 폐지" VS 김호일 노인회장 "패륜아 망나니 짓"
- 26년 장수 '세상에 이런 일이' 폐지설에… SBS PD들 집단 반발
- "노출 강요받아 상처 받았다"던 장윤주, 어떻게 극복했나?
- 하태경·김경율·이수정 "김건희 여사 직접 '디올 백 의혹' 사과해야"
- "화장실 다녀온 손님 묘하게 달라져"… 쌍둥이, 뷔페 바통터치 딱 걸렸다
- '생일빵' 한다며 동료직원 의자에 묶어 집단 구타… 무더기 처벌
- '나는 솔로' 18기 영자 "광수, 프러포즈하는 느낌…무서워졌다"
- 기후위기 대응에 쓸 명품시계 때문에… 슈워제네거, 공항서 3시간 억류
- 하반신 마비된 전 축구선수 유연수 "가해자 사과 無…구자철이 도와줘"
- 강남 성형외과에서 지방흡입 수술받은 20대 중국인 여성 사망, 경찰 수사 착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