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반토막에 "주식담보대출 연장 불가"…지분 파는 최대주주들
"제약바이오 주가 예년수준 회복 못한 영향"
바이오 최대주주들이 지난해 말부터 잇따라 증권사로부터 주식담보대출 연장 불가 통보를 받고 있다. 바이오 산업에 대한 신뢰성 하락으로 주가가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현장분자진단 전문업체인 진시스템은 최근 서유진 대표가 일부 지분을 매도해 대출금 30억원을 전액 상환했다고 18일 밝혔다. 주식담보대출 만기 연장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시스템은 "(작년 6월20일 서 대표가) 신한투자증권과 체결한 주식담보대출 연장이 불가해 서 대표가 일부 지분을 매도한 뒤 지난 16일 대출금 30억원을 전액 상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분 매도로 작년 9월 말 20.44%이던 서 대표의 진시스템 지분율은 현재 14.85%로 하락했다. 서 대표와 특수관계인 지분율도 26.7%에서 21.1%로 떨어진 상태다.
바이오기업 중 최대주주가 증권사로부터 주식담보대출 만기 연장 불가 통보를 받은 사례는 더 있다. 일회용 인슐린 펌프 개발기업 이오플로우의 최대주주 김재진 대표는 한국투자증권에서 받은 200억원 규모 주식담보대출 만기가 작년 10월31일까지였는데, 한국투자증권에서 만기 연장을 거절하면서 결국 보유주식을 매도한 뒤 대출금을 갚았다.
이 과정에서 한국투자증권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선 만기가 끝난 즉시 상환을 요구했고, 나머지 100억원에 대해서는 담보권 실행을 한 달 후로 유예해줬다. 하지만 김 대표가 100억원을 직접 갚거나, 백기사 혹은 대환 대출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주식은 추가 처분됐다. 두 차례 주식 매도로 김 대표의 이오플로우 지분율은 18.54%에서 9.79%로 반토막이 났다.
신약개발 기업 보로노이도 작년 12월 최대주주인 김현태 경영부문 대표가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받은 250억원 규모 주식담보대출 계약에 대해 만기 연장 불가 및 대출금 상환 통보를 받았다. 보로노이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작년 8월 주식 85만주를 담보로 받았던 대출이다. 당시 김 대표는 지분율(38.85%)에 해당하는 유증 배정물량(180억원) 신주를 모두 인수하기로 했다.
보로노이에선 1년 약정을 합의한 계약이라는 점, 담보 주식에 2025년 6월23일까지 매매가 불가능한 보호예수가 걸려있단 점 등을 내세워 상환 요구에 반발했다. 김 대표 대출금은 아직 상환되지 않았다. 양사는 한 달여가 흐른 지금도 해당 사안에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바이오 최대주주가 체결한 주식담보대출에 '만기 연장 거절' 나오기 시작한 건 주가 하락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김현욱 현앤파트너스코리아 대표는 "증권사 주식담보대출은 기준가가 유지되거나 오른다는 기대를 기반으로 대출이 이뤄지는데, 신약 개발회사나 진단회사는 상장 후 시간이 충분히 흘렀음에도 개발 성과를 여전히 내지못하면서 신뢰를 잃은 측면이 있다"며 "5년 이상 되는 기술특례상장 바이오가 많아지는 등 주식담보대출을 유지하기엔 위험이 크다고 판단, 더 조심하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최근 투자자 관심이 제약바이오보다 AI(인공지능), 이차전지 등에 쏠리면서 제약바이오 주가가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도 바이오 주식담보대출 비중을 줄이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연초 소폭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최고점에 비해선 주가가 3분의1, 4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진시스템 주가는 주식담보대출이 이뤄진 작년 6월 주가가 2만원이 넘었지만 현재 1만원이 안 된다. 보로노이는 7만~8만원이던 주가가 작년 말 4만원대로 떨어졌다. 이오플로우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 발생에 따른 거래정지, 미국 의료기기 기업인 메드트로닉으로 인수 무산 등으로 타격을 입었다. 2만원이 넘던 주가는 현재 4000원대까지 떨어졌다.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백일섭 "졸혼 후 딸과 절연…자랑하고 싶은 딸이었는데" 씁쓸 - 머니투데이
- 최경환 "임신에 중독됐냐고"…♥박여원 유산→여섯째 욕심에 분노 - 머니투데이
- 유흥업소 드나든 남편 때문?…'성병' 걸린 아내 "이혼 사유 되나요" - 머니투데이
- "한국 심판 때문에 못 이겼다" 레바논과 비긴 중국, 애꿎은 분노 - 머니투데이
- 서정희, ♥김태현과 30년 인연…"어머니 소개, 집안끼리 각별" - 머니투데이
- "50만원 넣으면 10만원 더 준대"…이 적금 출시 23일 만에 1만명 가입 - 머니투데이
- '공천거래 의혹' 명태균·김영선 구속…법원 "증거인멸 우려" - 머니투데이
- 정준하 "하루 2000만, 월 4억 벌어"…식당 대박에도 못 웃은 이유 - 머니투데이
- 박나래, 기안84와 썸 인정…"깊은 사이였다니" 이시언도 '깜짝' - 머니투데이
- [영상] "견인차도 입주민 등록해줘"…거절당하자 아파트 주차장 막았다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