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문자·검색·사진·영상까지…갤럭시 AI가 다 바꿨다(종합)
다양한 상황서 실시간 통번역에 녹취·요약도…사진·영상도 '업그레이드'
(서울·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김태종 특파원 = 삼성전자의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가 전화, 문자, 검색, 노트, 카메라, 사진, 영상 등 거의 모든 측면에서 이전과 완전히 달라진 새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센터를 무대로 열린 '갤럭시 언팩 2024'에서 베일을 벗은 이번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갤럭시 AI'를 통해 전방위적으로 기능을 개선했다는 점이다.
기기 안에서 AI 연산이 대부분 이뤄지는 온디바이스 AI 방식을 적용, 인터넷을 통해 클라우드에 연결되지 않아도 이용자들이 생성형 AI의 신기술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여기에 기존 클라우드 방식의 생성형 AI도 함께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AI'를 통해 서비스 개선 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실시간 통역 등의 주요 AI 기능이 얼마나 원활하게 작동할지는 출시 후 고객들이 다양한 환경에서 이용한 뒤에야 판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인터넷 없어도 통화·대화·문자 통·번역…원만 그리면 바로 검색
언팩 전부터 가장 관심을 모았던 온디바이스 AI 기술은 통화와 문자 등에 적용된 실시간 통역 서비스다.
갤럭시 S24 시리즈는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끼리의 전화 통화에서 양방형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시간 통역' 기능을 처음 탑재했다.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인터넷을 쓸 수 없는 상황에서도 실시간 전화 통역이 가능하고, 서비스 속도도 빠르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기기 외부로 통화 내용이 노출될 가능성이 없어 프라이버시도 보장할 수 있다.
별도의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고, 상대방 단말기 종류나 통신사에 무관하게 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지원 언어는 한국어, 중국어(간체),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힌디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폴란드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태국어, 베트남어 등 13개다. 노태문 삼성전자 MX 사업부장(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온디바이스 AI로 지원하는 언어를 확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러한 기능은 통화뿐 아니라 외국인과의 대면 대화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실시간 통번역 앱은 기존에도 있었지만, 온디바이스 AI를 채택한 갤럭시 S24 시리즈는 인터넷 연결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실제 대화를 곧바로 통역할 수 있다.
기본 '문자' 앱과 카카오톡, 왓츠앱, 텔레그램 등 글로벌 주요 채팅 앱 6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챗어시스트'도 온디바이스 AI를 기반으로 실시간 번역 기능을 제공한다. 갤럭시에 기본 탑재된 '삼성 키보드'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번역은 물론 오타와 잘못된 표현 수정이 가능하다.
채팅 상대방이나 상황에 따라 문장 스타일을 변경할 수도 있다. 직장 상사에게 공손한 톤으로 보낼 경우, 외국인 친구에게 너무 딱딱하지 않은 느낌으로 보낼 경우 등 다양한 상황에서 AI가 적절한 수정 표현을 제안한다.
구글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는 클라우드 기반 AI 기술을 활용, 웹 서핑이나 소셜미디어 사용 중 궁금한 정보를 곧바로 검색할 수 있게 한다.
이날 삼성전자 국내 시연 행사에서 갤럭시 S24로 촬영한 서울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건물 사진 위에 손가락으로 원을 그리자, 구글과 같은 별도의 검색 앱을 실행하지 않아도 생성 AI로 요약한 검색 결과를 같은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화면 하단에 나타난 채팅창에 '가격'이라고 입력하자 '작년 11월 215.05㎡가 88억원에 거래됐다'는 답변이 이어졌다. 추가로 궁금한 내용을 대화하듯 계속 물어볼 수 있다는 것이다.
AI로 이미지까지 분석하는 '서클 투 서치' 검색은 일단 구글 클라우드 AI인 '제미나이 프로'를 기반으로 구동되지만, 앞으로 삼성전자의 자체 온디바이스 AI나 제3의 AI 설루션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고 노 사장은 설명했다.
AI 요약·녹취로 업무·공부 도움…AI가 사진·동영상 편집도
이번 신작의 '노트 어시스트'는 갤럭시 AI가 사용자의 업무나 공부를 도울 수 있는 기능으로 주목된다.
'삼성 노트' 앱에서 사용자가 두서없이 작성한 글과 메모를 요약·정리하는 것은 물론 회의록 등 다양한 형식에 맞춰 변환하고, 자동 생성 제목과 짧은 미리보기 문구도 만들어준다.
역시 기본 탑재된 '음성 녹음' 앱으로 회의나 강의를 녹음하면 최대 10명까지 발표자별로 음성을 분리해 스크립트를 제공하고, 이후 사용자가 스크립트를 요약하거나 번역할 수 있다.
사진과 영상 관련 기술도 AI 덕분에 상당 부분 업그레이드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 시리즈가 AI 기반의 '프로비주얼 엔진'을 탑재해 줌 기능부터 '나이토그래피'(야간 촬영에 최적화된 사진을 찍는 기술)까지 한층 더 안정된 화질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갤럭시 AI 기반의 '편집 제안' 기능은 AI가 촬영된 사진을 분석해 그림자나 빛 반사를 제거하는 등의 가장 적절한 편집 기능을 먼저 제안한다.
특히 '생성형 편집' 기능은 사진이 기울어지거나 배경 화면이 잘려 나간 경우 생성형 AI가 기울어진 사물을 일으켜 세우거나 잘린 사물의 일부 이미지를 메꿔 자연스러운 사진을 완성한다.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모든 이미지는 이미지 자체와 메타데이터에 워터마크를 표기해 AI가 생성 또는 편집했다는 점을 알린다.
동영상 감상에서도 갤럭시 AI를 활용할 수 있다. 촬영된 영상에 '인스턴트 슬로모' 기능을 적용하면 영상 프레임과 프레임 사이에 피사체의 움직임에 기반한 새로운 프레임을 AI가 추가 생성해 보다 자연스러운 슬로모션 재생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실시간 통역콜과 챗어시스트, 노트 어시스트 등 대부분의 새 기능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AI로 돌아가지만, 일부 구글 서비스에는 '제미나이 나노' 등 구글의 AI가 적용된다.
즉 갤럭시 AI와 제미나이 나노가 온디바이스로 함께 탑재되고, 동시에 제미나이 프로 또는 울트라 등 구글의 클라우드 기반 AI도 활용한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이날 공개된 각종 AI 기능은 갤럭시 S24 신작뿐 아니라 상반기 중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 S23·Z플립5·Z폴드5 등 지난해 출시된 프리미엄 모델에서도 대부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연내 총 1억 대의 기기에 갤럭시 AI를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삼성전자는 예상했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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