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멀었다" 정의선의 따끔한 충고 뒤...또 R&D 조직에 칼 댄 현대차그룹

강희경 2024. 1. 1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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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연구·개발(R&D) 조직을 소프트웨어(SW)·하드웨어(HW) 둘로 나눈다.

지금까지 최고기술책임자(CTO) 아래에 대부분의 R&D 인력이 있었고 SW 개발은 별도 조직인 SDV 본부와 SW기술 중심 자회사 포티투닷(42dot)에서 진행했다.

현대차·기아는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에 사내·외에 흩어져 있던 R&D 인력을 한데 모아 '원팀'(One Team)으로 만들고 SDV 개발에 가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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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 조직 R&D본부와 AVP본부로 개편
R&D본부장에 양희원 사장 승진 임명
AVP본부장에는 송창현 SDV본부장 선임
현대차·기아의 연구·개발(R&D)의 두 축을 맡게 된 양희원(왼쪽) 신임 사장(R&D본부장), 송창현 사장(AVP본부장). 현대차·기아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연구·개발(R&D) 조직을 소프트웨어(SW)·하드웨어(HW) 둘로 나눈다. 여기에는 미래에 제품의 무게 중심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 옮기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SW 기술력을 키우겠다는 정의선 회장의 뜻이 담겼다.

18일 현대차는 양희원 연구개발 부문 TVD본부장(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고 새로 생긴 R&D 본부장을 맡는다고 밝혔다. 또 신설 조직인 AVP(Advanced Vehicle Platform) 본부 본부장에는 SDV 본부장이었던 송창현 사장이 임명됐다. 신임 양 사장은 1963년생으로 차체설계실장(상무), 설계담당(부사장), TVD(Total Vehicle Development)본부장(부사장)을 맡아왔다. 회사측은 양 사장이 플랫폼 개발과 설계, 프로젝트매니저(PM) 경험을 통해 차량 개발 전반에 대한 역량을 두루 갖춘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1967년생인 송 사장은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으로 2019년 자동차 관련 SW회사인 포티투닷을 설립해 2022년 현대차그룹에 인수됐다. 현대차그룹은 송 사장을 SDV본부장으로 임무를 부여하고 SDV 전환 R&D의 중심 역할을 맡겨 왔다.

앞서 16일 현대차·기아는 이 회사 신차 R&D를 담당하는 남양연구소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조직 개편 내용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사측은 현대차·기아의 R&D 인력을 'AVP 본부'와 'R&D 본부' 둘로 나누고 각각 SW와 HW 개발에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알렸다. 지금까지 최고기술책임자(CTO) 아래에 대부분의 R&D 인력이 있었고 SW 개발은 별도 조직인 SDV 본부와 SW기술 중심 자회사 포티투닷(42dot)에서 진행했다.


'SW 역량 부족하다'는 정의선의 평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 현대차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번 개편은 SW 역량 강화를 강조해 온 정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최근 현대차·기아의 SW 역량이 미흡하다고 여러 차례 냉정하게 평가했다. 정 회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의 현대차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그룹에 전할 메시지'를 묻는 기자들에게 "안전을 위해 IT를 많이 접목했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신년사에서도 SW개발은 경쟁사에 비해 뒤처진 면이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 현대차·기아는 기존에 CTO를 맡았던 김용화 사장을 임명 6개월 만에 교체하면서 R&D 조직의 대수술을 예고했다.

현대차·기아는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에 사내·외에 흩어져 있던 R&D 인력을 한데 모아 '원팀'(One Team)으로 만들고 SDV 개발에 가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은 미래 모빌리티 기술 혁신을 위한 변화와 조직 운영의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기 위한 인사"라며 "R&D 원팀 체제를 통해 글로벌 미래 모빌리티 환경에 대한 대응력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경 기자 kst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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