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뱃속에서 겪은 역경…“자라면서 정신 건강에 영향 미친다”
임신한 어머니가 역경을 겪으면 이 영향이 태아에게까지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어머니 뱃속에서 함께 역경을 겪은 태아는 태어난 뒤 인지장애나 우울증 등을 겪을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임상과학연구소(SICS)는 어머니가 임신 기간 중 생활이나 환경, 신체적 어려움을 겪으면 아이에게 장기적으로 인지와 정신 건강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최근 밝혔다. 아이들의 뇌가 어려운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발달 속도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멘탈 헬스’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태아가 겪는 역경(ELA)’을 정량화하기 위해 항목별 ELA 점수를 매길 수 있도록 채점표를 만들었다. 여기에는 임신 중 산모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 뿐 아니라 가족 구조와 재정 상황 등도 포함돼 있었다.
연구팀은 아이들의 뇌 발달 속도를 모델링하기 위해 4.5세, 6세, 7.5세 아이들 549명을 대상으로 MRI 뇌 스캔을 진행했다. 대부분의 정신 건강장애가 아동기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으로 발달 궤적을 추적하는 연구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분석 결과, 산전 기간에 큰 어려움을 겪은 아이들은 4.5세부터 6세 기간 동안 ‘구조-기능 결합(SC-FC)’ 점수가 빠르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C-FC는 아이들이 학습, 부상회복, 새로운 환경 적응 등을 위해 스스로 뇌를 재구성하는 ‘신경 가소성’에 대한 잠재력을 의미한다. 어른이 될수록 SC-FC 점수가 하향곡선을 그리지만, 어려움을 겪은 아이들은 이 속도가 더 빠른 것이다.
연구팀은 “장기적으로 신경 가소성과 적응 학습 기간이 짧아지는 만큼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뇌 발달 속도가 빨라지며 인지 및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이 높은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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