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거란전쟁' 진짜 적은 거란 아닌 제작진? 원작자 "삼류 벗어나길" 고강도 비판 [MD이슈] (종합)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잘나가던 '고려거란전쟁'이 위기에 빠졌다. 발목을 잡은 건 거란군이 아닌 완성도 논란이다.
'고려거란전쟁' 원작 소설을 집필한 길승수 작가가 드라마 내용에 불만을 쏟아냈다. 배경은 이랬다. 지난 14일 방송된 KBS 2TV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 18회에서는 2차 전쟁 후 개경으로 돌아온 현종(김동준)이 지방 개혁을 추진하자 강감찬(최수종)을 비롯한 신하들이 반기를 들고 나서는 내용이 다뤄졌다. 특히 방송 말미에는 강감찬과 갈등을 빚은 현종이 분을 참지 못한 채 말을 몰다 낙마 사고를 당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길승수 작가는 15일 자신의 블로그에 남긴 '16화 양규의 전사 이후 원작 내용'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현종의 지방제도 정비가 (원작에) 나오는데, 드라마처럼 심한 갈등으로 묘사되지는 않는다"며 "그리고 당연히 '고려거란전쟁' 18화에 묘사된 현종의 낙마는 원작 내용 중에는 없다"고 이 대목을 지적했다.
댓글을 통해서도 길 작가는 강도 높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18화 보고 정말 경악했다. 너무 실망했다"란 한 네티즌의 댓글에, "앞으로 대본이 좀 나아지기를 기대한다"며 공감을 표한 것.
이밖에 "대하사극이 아니라 웹소설같았다", "16화까지는 역사와 원작의 틀 안에서라도 움직였는데, 이제는 어디론가 훨훨 날아가고 있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충분히 숙지하고 자문도 충분히 받고 대본을 썼어야 했는데, 숙지가 충분히 안 되었다고 본다. 한국 역사상 가장 명군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사람을 바보로 만들었다"란 비판도 쏟아냈다.
그러면서 "대본 작가가 교체된 다음에는 전투신 외에 제 자문을 받지 않아서 내부 사정을 정확히 모른다. 대본 작가가 일부러 원작을 피해 자기 작품을 쓰려고 하는 것이 보인다. 원작을 피하려다 보니 그 안에 있는 역사까지 피해서 쓰고 있다. 책임감을 가지고 집필했으면 한다. 드라마가 삼류에서 벗어나길 기원한다"고 호소했다.
특히 낙마 장면을 두고는 "전작 '태종 이방원'에서 말 때문에 그 고생을 했는데 또 낙마라니"라며 드라마 '태종 이방원'의 낙마 논란을 소환하기도 했다.
KBS에서 앞서 방송된 사극인 '태종 이방원'은 낙마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말의 발에 와이어를 감아 강제로 쓰러뜨렸다. 이후 해당 말이 촬영 일주일 만에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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