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 홍건희의 FA 협상…감독이 기대하는 ‘좋은 소식’ 들려올까
두산의 오른손 투수 홍건희(32)는 지난해 11월18일 자유계약선수(FA)로 승인된 19명 가운데 아직 계약하지 못한 몇 안 되는 선수다. 안치홍(한화), 전준우(롯데) 등 대부분이 자신의 둥지를 찾아갔고, FA 시장에는 18일 현재 홍건희 포함 김민성, 주권 등 3명만 남아있다.
홍건희는 지난해 64경기에 등판해 1승5패 22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 3.06의 성적을 남겼다. 시즌 중반까지 팀의 마무리 투수로서 좋은 활약을 이어갔지만, 날씨가 본격적으로 더워지는 8월 들어 마운드에서 흔들리는 모습이 잦았다. 그는 결국 마무리 보직을 반납했고, 정철원이 대신 ‘클로저’ 역할을 맡았다. 마무리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은 이후 안정감을 찾는 듯했던 홍건희는 NC와 와일드카드 결정전(포스트시즌)에서 0.2이닝 6실점으로 부진하고 말았다.
홍건희는 2023시즌 종료 후 데뷔 첫 FA 자격을 얻어 시장으로 나갔다. 최근까지 원소속구단 두산과 협상을 하고 있지만, 금액 등 세부 내용에서 격차를 줄이지 못한 상태다. 두산은 기본적으로 홍건희의 잔류를 위해 노력한다는 입장이긴 하나, 샐러리캡 등 현실적인 여건을 배제하고 협상에 임할 수는 없는 처지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해 12월20일 발표한 ‘2023년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 합계 금액’에 따르면 두산의 샐러리캡 여유분은 2억4463만원으로, 10개 구단 중에 가장 적었다. 이런 와중에 두산은 홍건희와 함께 FA로 풀렸던 양석환과 먼저 4+2년 최대 78억원 규모 계약에 도장을 찍었다. 여러모로 홍건희에게 유리하지 않은 환경이 조성됐다.
그렇다고 두산에 홍건희가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홍건희는 2020년 KIA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이후 불펜에서 확실한 영역을 구축하며 핵심 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그는 두산에서 뛴 4시즌 동안 237경기 12승24패 44세이브 39홀드 평균자책 3.46을 기록했다. 다음 시즌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두산이 이미 검증을 마친 홍건희를 쉬이 포기하긴 어렵다.
지난 15일 서울 잠실 구장에서 만난 이승엽 두산 감독도 “구단에서 잘해주실 거로 믿고 있다”며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기대했다. 구단은 곧 홍건희 측과 다시 만나 계약과 관련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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