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사기혐의' 빗썸 실소유주 2심서도 무죄…IPO 탄력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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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억원대 사기를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가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서승렬·안승훈·최문수 부장판사)는 1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의장은 빗썸홀딩스 지분 40.68%(BTHMB 홀딩스를 통해 10.7%, 싱가포르 법인 DAA를 통해 29.98%)를 확보하고 있어 빗썸코리아의 실소유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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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개선 과제 남아
1100억원대 사기를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가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서승렬·안승훈·최문수 부장판사)는 1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에서도 이 전 의장 측과 검찰 측은 '코인 상장을 확약했다'는 쟁점을 두고 첨예한 공방을 벌였지만, 재판부는 이 전 의장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 전 의장이 코인 상장 확약과 관련한 기망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1심 판단은 타당하다"며 "일부 과장된 진술, 고지의무 위반 등 사정은 민사상 책임과 관련해 일부 고려될 수 있으나 계약 체결 자체를 형법상 처벌 대상인 사기로 보기엔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 전 의장은 2018년 10월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에게 빗썸 인수를 제안하면서 이른바 '빗썸 코인'(BXA)을 발행해 빗썸에 상장시키겠다고 속이고 계약금 명목으로 약 112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김 회장은 이 전 의장의 말을 믿고 BXA를 선판매해 얻은 대금을 빗썸 지분 매수자금으로 일부 사용했다. 하지만 BXA는 빗썸에 상장되지 않았고 빗썸 인수도 무산되자, 김 회장은 이 전 의장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IPO 앞두고 사법리스크 해소
2심에서도 무죄 판결이 나오면서 이 전 의장과 빗썸의 사법 리스크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빗썸은 한때 가상자산 업계 1위 거래소였지만 그동안 사법 리스크와 실소유주 논란 등으로 업비트에 1위 자리를 내줬다. 빗썸 측은 이날 법원 판결이 나온 뒤 “이번 판결로 그동안의 오해들이 해소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투명하고 안전한 가상자산 거래와 건전한 시장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입장을 발표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최초로 추진하는 기업공개(IPO) 작업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빗썸코리아는 내년 하반기 국내 증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IPO를 통해 그동안 지적받아온 불투명성 문제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이 전 의장이 무죄 판결을 받은 만큼 앞으로 더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투명한 지배구조 문제는 '변수'
다만 빗썸 측의 복잡하고 불투명한 지배구조 문제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빗썸코리아→빗썸홀딩스→비덴트→인바이오젠→버킷스튜디오→이니셜1호투자조합’ 등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지배구조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실제 IPO까진 쉽지 않을 것이란 게 투자은행(IB) 업계의 평가다.
빗썸의 실소유주인 이 전 의장은 복잡한 지분구조를 통해 빗썸을 지배하고 있다. 상장을 준비 중인 빗썸코리아(73.56%)의 최대 주주는 빗썸홀딩스다. 이 전 의장은 빗썸홀딩스 지분 40.68%(BTHMB 홀딩스를 통해 10.7%, 싱가포르 법인 DAA를 통해 29.98%)를 확보하고 있어 빗썸코리아의 실소유주인 셈이다.
2020년 이후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이 전 의장은 지난해 11월 빗썸홀딩스 등기이사로 복귀했다. 빗썸은 코스닥 상장사 비덴트가 가진 빗썸홀딩스 지분을 줄이는 쪽으로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비덴트는 빗썸홀딩스 지분 34.22%와 빗썸코리아 지분 10.22%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 전 의장이 무죄 판결을 받긴 했지만, 가상자산 업계의 자정 노력은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 전 의장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더라도 도의적 책임까지 없다고 보긴 어렵다”며 “테라·루나 사태 등으로 추락한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건전성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허란/서형교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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