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억년 전 생성된 초거대 블랙홀 발견…"기존 이론으론 설명 안돼"

박건희 기자 2024. 1. 18. 15: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주가 탄생한 지 불과 4억 년 후 형성된 초기 우주의 거대 질량 블랙홀이 관측됐다.

로베르토 마이올리노 영국 케임브리지대 카블리 우주론 연구소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을 통해 약 130억 년 전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거대질량 블랙홀을 발견했다고 17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빅뱅 4억 년 후 초기 우주에서 형성된 블랙홀이 관측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우주가 탄생한 지 불과 4억 년 후 형성된 초기 우주의 거대 질량 블랙홀이 관측됐다. 기존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을만큼 빠른 속도로 성장해 블랙홀 형성 이론을 수정해야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로베르토 마이올리노 영국 케임브리지대 카블리 우주론 연구소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을 통해 약 130억 년 전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거대질량 블랙홀을 발견했다고 17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블랙홀은 빛을 삼킬 정도로 중력이 강한 천체다. 진화 막바지에 이른 별은 자체 중력에 의해 붕괴하게 된다. 붕괴에 이르면 중심핵의 밀도가 크게 높아지는데 이때 중심핵의 질량이 태양의 질량보다 2배 이상 커지면 블랙홀이 탄생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성자별이 된다.

'GN-z11' 은하에서 발견된 이번 블랙홀은 빅뱅 4억 년 후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금으로부터 약 130억 년 전으로, 현재까지 관측된 블랙홀 중 가장 오래됐다. 

그런데 블랙홀이 제 나이에 비해 너무 거대한 질량을 갖고 있어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발견된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수백만 배에 달한다. 기존 이론에 따르면 갓 형성된 블랙홀이 이 정도 크기로 성장하려면 최소 10억 년은 필요하다.  하지만 블랙홀이 형성됐을 당시 우주는 탄생한 지 겨우 4억 년이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블랙홀이 태어날 때부터 '우량아'로 태어났거나 기존 예상치보다 5배 빠른 속도로 주변 물질을 먹어치우며 급격히 성장했을 수 있다고 본다. 마이올리노 교수는 "초기 은하는 가스가 극도로 풍부한 환경이었기 때문에 블랙홀에게는 마치 뷔페와 같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랙홀은 자신이 속한 은하의 물질을 흡입하며 크기를 키운다. 이번에 발견된 블랙홀도 숙주 은하인 GN-z11의 중심에서 물질을 집어삼키는 것으로 관측됐다. 현대  우주에 존재하는 블랙홀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물질을 흡입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블랙홀이 지금처럼 빠르게 은하 내 물질을 먹어치울 경우 은하가 서서히 소멸할 수 있다고 본다. 은하가 소멸되면 블랙홀도 더이상 먹을 수 있는 물질이 없어 사라질 수 있다.  

연구를 이끈 마이올리노 교수는 "허블우주망원경이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우주를 볼 수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지만, JWST로 인해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며 "몇 달 혹은 몇 년 안에 이번 발견보다 더 오래된 초기 우주의 블랙홀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