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출생과 전쟁’ 경북도, 신혼부부에 ‘출산 조건부’ 주택 무상 임대 추진

정해민 기자 2024. 1. 1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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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해 12월 21일 오전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주최 제120회 릴레이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초저출생과 전쟁을 선포한 경상북도가 18일 이철우 경북지사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저출생 극복 정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날 도청 내 각 부서가 다양한 방안들을 보고했는데, 경북도는 당장 실현 가능한 대책부터 우선순위를 정해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경북의 경우, 고령화 비율(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차지 비중)이 24.7%로 전남(26.1%) 다음으로 높을 뿐 아니라 합계 출산율은 전남보다도 낮다.

이날 회의에선 먼저 자녀 양육과 관련, 김천혁신도시(KTX)에 사교육 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강남 학원도시 조성’ 대책이 보고됐다. 사교육을 위해 대구·경북에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등으로 원정 가는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메가스터디, 대성학원 등 유명 학원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경북으로 이전하는 학원에는 세금 감면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를 통해 경북도는 사교육 단지 조성이 인구 유입과 도시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부모의 양육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K-돌봄공동체 프로젝트’도 이날 포함됐다. 이 중 ‘경북형 할보미 지원사업’에는 24~48개월 아동을 조부모가 돌보는 경우 아동 1명 당 40만원, 2명 당 50만원, 3명 당 7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전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해당 사업 지원 금액 중 가장 크다. 경기도의 경우 최대 60만원, 서울은 중위소득 150% 이하 가정에 한해 월 30만원을 지원 중이다.

이외에도 이날 회의에선 아파트 1층, 경로당, 개별 가정 등에 돌봄 품앗이 공간을 만들어 3가정 이상의 12세 이하 자녀를 함께 돌보는 대책도 포함됐다. 유아교육 등 관련학과 재학생, 여성단체, 새마을부녀회, 자원봉사자 등을 돌봄에 동원하겠다는 방안도 있다.

특히 주거 문제와 관련해선 신혼부부에게 아이를 낳는 조건으로 미분양 임대 주택을 최대 38년까지 반영구적으로 무상 임대해주겠다는 내용의 ‘올인원(All in One) 아이돌봄타운 시범조성’ 대책도 들어갔다. 우선 29평형 주택 50채를 시범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이 주택에서 세 자녀를 낳고 38년 거주 시 최대 4억5000만원의 혜택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공동 육아시설, 키즈카페, 24시간 아이돌봄 육아지원사업 등이 운영되는 ‘경북형 양육 친화 공공주택’ 대책도 포함됐다. 시범사업 대상지로는 경북도청신도시가 지목됐다. 이곳에서는 아이를 낳은 가구에게 연 1~2% 금리의 보증금 대출을 해주거나, 자녀 1명 당 월 25만원, 2명 당 월 50만원을 보조금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 이철우 지사는 지난 9일 경상북도 간부회의에서 “초저출생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달려 있다”며 “모든 정책을 초저출생 대책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강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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