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햄프셔서 트럼프-헤일리 동률…반트럼프 결집하나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두번째 경선지인 뉴햄프셔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동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중도층 유권자가 많은 뉴햄프셔에서 공화당 내 ‘반트럼프’ 표심이 헤일리 전 대사로 결집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비슷한 시기 발표된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포인트 이상 앞서는 등 우위가 지속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아메리칸리서치그룹이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참여 의사가 있는 유권자 6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2~15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는 똑같이 지지율 40%를 기록했다.
앞서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해 12월 같은 조사에선 29%, 1월 초 조사에선 33%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조사는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가 경선에서 사퇴한 이후 처음 실시됐다는 점에서 헤일리 전 대사의 동률 기록을 두고 ‘반트럼프’ 지지가 결집한 결과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 회사의 같은 조사에서 지난해 12월20일 29%에 머물렀으나 지난 3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 4%포인트 차이까지 격차를 좁이더니 이번에 처음으로 동률을 기록했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당원만 투표할 수 있는 아이오와 코커스와 달리 당원과 비당원 모두 투표할 수 있다. 인구가 약 140만명으로 백인 인구 비중이 90%에 달하지만, 중도층이 많은 편이라 아이오와와 더불어 ‘대선 풍향계’로도 거론된다.
앞서 헤일리 전 대사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사기” “거짓뉴스”라는 반응을 보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도 헤일리 전 대사의 인도 이름을 거론하며 그의 혈통을 공격하고 나섰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지난 밤 니키 ‘님라다’ 헤일리의 정신 나간 연설을 들은 사람들은 그녀가 아이오와에서 이겼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그러나 그녀는 돈도 없고 희망도 없는 최약체 론 디샌티모니우스(디샌티스를 얕잡아 붙인 별칭)도 이기지 못했다“고 비아냥거렸다.
인도계 이민자 2세인 헤일리 전 대사의 결혼 전 이름인 ‘니마라타’를 잘못 표기한 것인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헤일리 전 대사를 견제하는 차원에서 인종주의적 공격까지 동원한 것이다. 헤일리 전 대사도 맞불 성격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광고를 내보내며 양측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다만 이날 발표된 보스턴글로브와 서퍽대의 뉴햄프셔 유권자 500명 대상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5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34%,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5%였다. 뉴햄프셔에서 트럼프-헤일리 경쟁 양상은 뚜렷하지만, 둘 사이 지지율 격차는 여전히 큰 것이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지난 3개월 간 각종 여론조사 평균치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헤일리 전 대사를 13%포인트 차로 앞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에 이어 뉴햄프셔에서도 승리하면 공화당 경선은 조기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더 커진다.
한편 뉴햄프셔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공화당 대선 후보 토론회 2건이 모두 취소됐다. 앞서 18일로 예정됐던 ABC 방송 주최 토론회가 취소된 데 이어 21일 CNN방송 주최 토론회도 취소됐다.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참석이 전제되어야만 토론회에 참여하겠다고 밝히면서 토론회 참석을 확정지은 후보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1명 뿐이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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