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 46.5조 ‘사상 최대’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인 46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2021년 저금리 환경에서 발행된 회사채 만기가 한꺼번에 돌아오는 것인데, 그동안 시장금리가 높아진 만큼 기업들의 차입비용 부담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특히 저신용·취약업종의 재무건전성이 나빠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은행이 18일 공개한 ‘2024년 회사채 만기도래 현황 및 영향 점검’에 따르면 2024년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는 사상 최대인 46조5000억원(기업 221곳)이다. 2013~2023년 연평균 만기도래 규모가 35조2000억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10조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신용등급별로는 비우량등급의 만기도래 규모가 15조8000억원으로 34%를 차지한다. 업종별로는 최근 업황이 부진한 건설, 석유화학, 부동산·임대업 등 취약업종의 만기도래 규모가 9조3000억원으로 지난해(7조2000억원)보다 증가했다.
한은은 전체적으로는 시장이 만기 도래 회사채를 원활하게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외 통화정책 기조 전환 기대, 높은 신용 스프레드 수준 등을 봤을 때 회사채 투자 수요가 양호하기 때문이다.
다만 회사채 발행 당시보다 금리 수준이 높아진 만큼 차환 발행하거나 상환할 경우 차입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는 대부분 2019~2021년 발행됐는데 당시 평균 발행금리가 우량물 2.20%, 비우량물 2.60% 안팎 수준이다. 현재 기준금리(3.50%) 수준과 신용 스프레드 등을 감안하면 향후 장기금리가 시장 예상대로 하락하더라도 조달 금리가 과거 저금리 시기보다는 높을 것이 유력하다.
특히 저신용·취약업종은 업황 회복세가 더디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계감 등으로 시장의 민감도가 높아져 있어 회사채 차환 및 상환 과정에서 시장의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경우 재무건전성 취약기업을 중심으로 미매각이 발생해 시장 전반이 얼어붙을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 한은은 “회사채 차환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는 비우량·취약업종의 자금조달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면서 이들의 재무건전성 악화 및 이로 인한 신용경계감 확산 가능성을 더욱 면밀히 점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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