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더 때린다? 이낙연·이준석, 친정에 더 거센 ‘외부총질’
이준석 ‘대통령배우자법’ ‘떡볶이방지법’ 띄워 尹 약점 공략
한동훈 향해서도 “이미지 컨설팅 문제” “혁신 이미 끝났다”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각각 신당을 차리고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의 '외부총질'이 갈수록 매서워지고 있다. 특히 이들은 상대 진영이 아닌 서로의 친정을 향해 발언 수위와 빈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친정의 최대 약점을 건드려 그에 따른 대안을 제시하고 차별화하는 전략이다.
신당 '새로운미래'를 차린 이낙연 전 대표는 연일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도덕성'을 겨냥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6일 신당의 첫 발을 떼는 발기인대회에서 "야당은 무능하고 타락한 윤석열 정권을 충분히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이 도덕적 법적으로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일성을 던졌다.
특히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을 겨냥해 "살벌한 증오와 저주의 문화와 결별하자. 저급하고 폭력적인 언동과 결별하자"며 "억울하고 화나더라도 과거를 답습하지 말고 얼룩진 과거는 그들에게 남겨주자"고 강조했다.
친정을 직격하며 이들과 차별화를 꾀하려는 의지는 신당의 규정에서도 나타났다. 새로운미래는 형사법적 재판 과정에 있는 인물은 고위 당직과 공직 추천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각종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규정으로 해석된다. 이어 ▲중대범죄에 대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와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도입하고, 당대표 권력을 분산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도 말했다.
민주당 탈당파 '원칙과상식' 3인방(김종민‧이원욱‧조응천)이 꾸린 '미래대연합'도 이 대표를 향한 비판을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흉기 피습 보름만인 전날(17일) 당무에 복귀한 이 대표가 "통합 노력을 했지만 탈당파를 붙잡지 못했다"고 발언한 데 대해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이원욱 미래대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전날 SNS에 "복귀하시고 일성이 또 증오와 거짓말로 시작했다"며 "원칙과상식 의원들에게 전화 한번이라도 해보신 적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조응천 공동창당준비위원장도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가) 계속했던 게 묵살정치"라며 이 대표를 향해 "대답 없는 너"라고 직격했다.
친정 '약점' 공략해 대안 제시
국민의힘을 나온 이준석‧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남‧이기인) 등이 이끄는 개혁신당 역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법안을 연이어 내놓으며 친정의 최대 '약점'을 공략하고 있다. 국민의힘을 이끌고 있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서도 연일 날을 세우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개혁신당은 이날 "기업 총수들은 스탠딩 먹방쇼의 동원 대상이 아니다"라며 "기업인들의 떡볶이 거부권을 보장하는 '떡볶이 방지 특별법'을 발의하겠다"고 발표했다. '떡볶이 먹방쇼'는 윤 대통령이 지난해 12월6일 대기업 총수들과 함께 부산 시장을 찾아 떡볶이를 시식한 장면이 언론 보도된 일을 겨냥한 것이다.
이를 발표한 허은아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대통령 해외출장 일정과 예산, 투명하게 공개하는 일명 '황제출장 방지법'을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물론이고 대통령 가족이 해외에 나가면 폭탄주를 마셨다느니 명품 투어를 했다느니로 논란이 되는 것, 국민들 보기에 창피하다"고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직격했다.
앞서 개혁신당은 지난 16일엔 대통령 배우자·가족의 법적 지위와 책임을 명문화하는 '대통령 배우자법' 제정 필요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기인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최근 뉴스를 보며 우리는 부끄럽다. 대통령 배우자가 명품백을 수수한 모습이 공개됐다"며 "법적 지위 없이 '대통령 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권력을 행사해 오던 관행과, 이를 견제할 근거가 없는 부실한 법체계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이준석 위원장은 한동훈 위원장이 연일 내놓고 있는 '정치 개혁' 공약 내용과 한 위원장의 '이미지 컨설팅'을 문제 삼으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 위원장은 한 위원장이 '국회의원 정수 50명 축소' 안을 내놓자 "머릿속에 여의도 문법만 그득한 것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그는 "정치에 염증을 느낀 국민에 대해서 소구하려는 의도 같은데, 염증을 만들어 낸 정당이 어디인지 반성부터 해야 한다"며 "너무 제삼자적 관점에서 여의도 문법으로 얘기하는 게 아닌가 우려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권 내려놓기 얘기하는 순간 어느 당이든 혁신이 끝났다 보면 된다"는 취지의 평가도 했다.
앞서 한 위원장의 출근길 '던킨 커피 기획' 논란에 대해서도 이 위원장은 "이미지 컨설턴트가 한동훈 위원장에 붙어가지고 이런저런 조언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가짜뉴스'라는 일각의 비판을 일축했다. 아울러 한 위원장이 최근 부산에 방문했을 당시 입은 '1992 티셔츠'와 관련해서도 "언제 출시된 것이냐(는 논란이 있고), 좌천된 다음 롯데 자이언츠 경기를 보러 갔다고 했는데 사실 그게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이미지 컨설팅을 문제 삼았다.
거대 양당을 향한 신당 세력들의 비판에 대해선 우려도 제기된다. 반(反)윤석열‧반이재명에 지나치게 무게를 두어서는 '대안 정당'이라는 인식을 주지 못할 거란 지적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신당의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대통령과 친정을 계속해서 겨냥하는 전략을 세운 것 같은데, 신당이 독자적으로 무슨 정치를 하고 싶은지에 좀 더 몰두해야 할 것 같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 역시 "먹던 우물에 침 뱉는 것 아니라는 말이 있다. 내부에선 쓴소리를 했어도 이제 당을 나선 만큼 '외부 총질' 대신 그들만의 정치를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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