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혈관 건강하게 오래 쓰려면? 자주 만져보세요 [황수경의 건강칼럼]

｜ 투석 환자에게 생명줄과 같은 '투석혈관'
｜ 반복적인 천자·혈류 변화, 투석혈관의 협착·혈전증 유발해
｜ 투석혈관 자주 만지고 관리해야...질환 초기에 발견할 수 있어


[내레이션 : 황수경 아나운서]

신부전이란 신장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합니다. 크게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하는데요. 만성 신부전의 경우 신장 기능이 지속적으로 떨어져서 결국 투석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합니다.

투석 치료는 일주일에 두세 번, 한 번에 서너 시간씩 해야 하는 고된 일인데요. 꾸준히 투석을 받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투석혈관을 잘 관리하는 것입니다. 투석 중에는 많은 양의 혈액이 몸에서 빠져나가고 수분과 노폐물을 여과해서 다시 주입하는 과정을 반복하는데요. 그 통로가 바로 투석혈관이기 때문입니다. 통로에 손상이 생기거나 막히면 투석 자체가 어려워지는 것이죠.

투석혈관을 만들 때는 몸에 있는 정맥을 활용하거나 상황에 따라 인조혈관을 쓰기도 하는데요. 문제는 투석이 지속될수록 투석혈관에 부하가 걸린다는 점입니다. 투석혈관은 다른 혈관에 비해서 피가 강하게 흐르는데요. 그 때문에 혈관벽이 자극을 받아 내막이 증식하면 혈관이 좁아지기 쉽습니다. 이를 ‘투석혈관의 협착증’이라고 하죠.

투석 중에 일어나는 손상 역시 투석혈관을 좁아지게 할 수 있습니다. 반복적으로 바늘을 꽂다 보면 혈관벽이 미세하게 손상되는데요. 상처가 반복되면서 혈관 안쪽이 두꺼워지는 것이죠. 이렇게 투석혈관 협착증이 생기면 지혈이 잘 되지 않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요. 특히 인조혈관을 사용한 사례에서는 혈관이 계속 좁아지다 아예 막혀버리는 ‘혈전증’까지 진행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투석이 잘 되지 않으면 환자의 삶의 질이 저하되고 건강까지 위협받을 수 있죠.

그렇다면 투석혈관 협착증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사실 투석 환자 대부분이 협착 또는 혈전 증상을 경험하는데요. 교과서적인 수명은 자가혈관이 5년, 인조혈관은 3년이지만, 10년 이상 전혀 문제없이 지내는 분들도 있고요. 몇 달 만에 막히는 사례도 있습니다. 몸 상태나 생활환경에 따라 투석혈관의 컨디션도 달라진다는 사실 기억하시고요. 초음파 검사를 주기적으로 해서 혈관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투석을 받고 있다면 혈관을 자주, 매일 만져보길 당부드립니다. 혈류 흐름을 가장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은 환자 본인이기 때문이죠. 혈액이 잘 흐를 때는 ‘스르륵스르륵’하는 느낌이 드는데요. 반면에, 맥박이 뛰는 듯한 박동이 있다면 혈관 어딘가가 좁아졌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에 검사를 받아봐야 합니다.

대표적인 시술인 혈관성형술의 경우 혈관 안쪽으로 2~3mm의 가는 관을 삽입한 다음 조영제를 써서 혈관 상태를 확인하고요. 이후 풍선카테터를 넣어서 좁아진 부위를 넓히는 순서로 진행합니다. 협착이 아닌 혈전이 생긴 경우라면 기구를 삽입해서 혈전을 용해하고요. 조각난 혈전을 흡입해서 배출해 내는 방식으로 시술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투석혈관은 긴 호흡으로 관찰하고 관리해나가야 합니다. 접근성이 좋은 병원인지 또 오랜 경험이 있는 전문의가 진료하는지 여부를 확인해 보길 바랍니다.

칼럼 = 구동억 원장(한길영상의학과의원 영상의학과 전문의), 하이닥 의학기자 권준성 원장 (참하지외과 혈관외과 전문의)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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