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병원 구성원 42.3%가 최근 1년 새 갑질 경험

김경필 기자 2024. 1. 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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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대 구성원 2.49%는 연구비 횡령 목격
국공립대학 16곳 중에선 부경대가 유일하게 종합 청렴도에서 1등급을 받았다.

국립대병원과 지방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에서 일하는 의사·간호사·행정직원 등 구성원의 42.3%가 지난 1년 새 부당한 지시나 폭언·폭행 등 이른바 ‘갑질’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국공립대 교직원의 2.49%는 연구비 횡령을 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가 18일 공개한 ‘2023년도 공공의료기관·국공립대학 종합 청렴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권익위의 익명 설문조사에서 전국 공공의료기관 22곳 구성원의 42.3%가 최근 1년 새 갑질을 1차례 이상 당했다고 답했다. 전체 구성원의 15.7%는 직무와 무관하거나 범위에서 벗어나는 부당한 지시나 요구를 당했고, 9.2%는 불필요한 휴일 근무나 근무시간 외 업무 지시, 부당한 업무 배제를 당했다고 했다. 7.9%는 폭언·폭행, 7.5%는 특정인의 채용·승진·인사를 위한 부당한 업무 지시, 7.3%는 원치 않는 회식이나 활동 강요를 경험했다고 했다. 업무와 상관없는 사적인 일에 동원됐다는 사람도 6.5%였다. 구성원들은 갑질을 근절하기 위한 기관 차원의 노력에 대해서도 평균적으로 단 57.0점만을 줬다.

최근 1년 새 공공의료기관을 이용한 환자나 공공의료기관과 계약을 한 업체 관계자 등 외부인들은 0.44%가 공공의료기관의 부정부패를 목격했다고 했다. 공공의료기관 구성원의 2.09%도 부정부패를 봤다고 했다. 1.07%는 누군가에게 부당한 편의를 제공하는 것을, 0.86%는 채무 면제나 채용 청탁 등이 오가는 것을 봤다고 했다. 0.59%는 향응, 0.48%는 금품이 오가는 것을 봤다고 답했다.

이런 ‘부패 경험률’을 포함해, 공공의료기관 외부인과 구성원들이 체감하고 있는 공공의료기관의 청렴도(청렴 체감도)를 측정한 결과는 대구의료원이 1등급으로 가장 높았다. 반면 경북대병원과 원자력병원은 4등급이었고, 부산대병원과 서울대병원은 최하인 5등급이었다. 청렴도 제고를 위한 기관 차원의 노력(청렴 노력도), 청렴 체감도, 실제 적발된 부정부패 사건을 감안해 매기는 ‘종합 청렴도’ 평가에선 1등급 기관은 하나도 없었고, 경기도의료원과 인천시의료원이 4등급, 성남시의료원과 청주의료원이 5등급을 기록했다.

최근 1년 새 국공립대학과의 계약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업무 상대방이나 관련자가 국공립대학의 부정부패를 경험한 경우는 0.06%로, 공공부문 전체 평균 0.42%에 비해 크게 낮았다. 그러나 국공립대학 구성원들이 내부에서 본 부정부패는 훨씬 많았다. 국공립대학 구성원의 2.16%는 인사, 예산 집행, 연구 수행 등의 과정에서 금품·향응이 오가는 등의 부정부패가 벌어지는 것을 봤다고 했다. 2.49%는 연구비 횡령이나 편취를 목격했다고 했다.

국공립대학 16곳 중에선 부경대가 유일하게 종합 청렴도에서 1등급을 받았다. 최하인 5등급은 없었고, 강원대, 광주과학기술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서울대, 전북대가 4등급을 받았다.

정승윤 권익위 부패방지 담당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국민의 건강을 지켜야 할 공공의료기관의 부패‧갑질 행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되고, 연구비 부정 사용 행태 또한 건전한 학문 연구와 대학 운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공공의료기관과 국공립대학은 청렴 수준을 높이기 위한 전방위적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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