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타석 함성 소름…다시 잘 할 거예요, 우리 팀” 영원한 26세 영웅들의 영웅, 허전하고 그립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년에 다시 잘 할 거예요, 우리 팀.”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달러 계약을 맺고 브이로그 방식으로 3주간의 미국 생활을 영상에 담아 키움 히어로즈에 보냈다. 키움은 지난 15~16일에 2편으로 나눠 구단 유튜브 채널에 내보냈다.
이정후는 몸은 LA와 샌프란시스코에 있지만, 수 차례 키움 얘기를 꺼냈다. 키움이 곧 우리 팀이고, 우리 팀이 곧 키움이었다. 샌프란시스코와 계약을 마치고도 변함없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입니다”라는 말이 아직 입에 덜 붙었을 수도 있지만, 그만큼 키움에 대한 애정이 큰 것도 사실이다.
이정후는 우선 KBO리그 고별전이 된 2023년 10월10일 고척 삼성 라이온즈전을 영원히 잊지 못할 듯하다. 그날의 감동을 수시로 다시 보고 있다고 털어놨다. “키움에서 다 행복했다. 최근 가장 기억 나는 건 마지막 홈 경기였다. 내가 마지막 경기의 마지막 타석에서 받았던 그 함성은, 진짜 잊지 못할 것 같다. 진짜 소름 돋았다. 맨날 돌려본다”라고 했다.
그 경기는 키움의 홈 최종전이었다. 홍원기 감독은 이정후가 발목 신전지대 수술 후 재활이 얼추 마무리 단계에 돌입하자 이정후의 동의를 얻어 홈 최종전 마지막 타석에 내보냈다. 8회말 2사 후였고, 이정후는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고척돔 관중석 1루와 3루 방향으로 90도로 인사했다. 그리고 김태훈을 상대로 긴 승부 끝에 2루 땅볼로 물러났다.
이후 1루 덕아웃으로 돌아오는데 고척돔 전 관중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마침 홈 마지막 경기라서 평소보다 훨씬 많은 관중이 들어선 상태였다. VIP 석에선 샌프란시스코 피트 푸틸라 단장도 팬들과 똑같이 일어나 이정후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정후도 다시 헬멧을 벗어 감사의 표시를 전했다.
이정후는 키움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겼다. “후배들이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물론 다 열심히 하지만, 우리 팀처럼 기회를 많이 주는 팀도 없다. 사실 내가 잘하면 바로 주전으로 뛸 수 있다. 다 프로야구 선수가 되는 게 꿈이 아니라 주전이 되고 잘 하는 게 꿈이지. 다들 열심히 하는 거 아는데 조금만 더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기회가 왔을 때 한번에 잡는 선수가 되면 좋겠다. 그러면 팀이 강해지죠. 계속 주전 경쟁하는 선수가 아니라 압도적으로 잘 하면 좋겠다. 내가 잘하면 팀이 잘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덕아웃 리더이기도 했다. 그는 “많이 허전할 거예요, 나 없으면. 야구적인 게 아니라 맨날 떠들고 시끄럽게 하는 애가 한 명 사라지니까, 과연 그 빈 자리는 누가 메울 수 있을지. 야구적으로 내 빈 자리는 메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근데 운동장에서 시끄럽고 말 많이 하고 이런 거는…”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정후는 대뜸 “내년에 다시 잘 할 거예요, 우리 팀”이라고 했다. 팬들은 이정후의 진심에 허전하고 그립다는 반응이다. 키움 역사에 영원히 남을 슈퍼스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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