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0억' 90승 프랜차이즈 스타 잡은 PHI…"연장계약 희망" 이제 '87승 에이스' 잔류 노린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애런 놀라의 잔류를 이끌어낸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또 한명의 '에이스' 잭 휠러와 연장 계약을 희망하고 있다.
'MLB.com'은 18일(한국시각)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잭 휠러와 연장계약을 맺고, 투수진의 뎁스를 두텁게 만들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필라델피아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마운드 강화를 목표로 삼고 움직임을 가져갔다. 그리고 가장 먼저 '집토끼'를 사수하는데 성공했다. 2014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필라델피아의 지명을 받은 후 9시즌을 뛰는 동안 총 다섯 번의 두 자릿수 승리를 수확하는 등 90승 71패 평균자책점 3.72로 활약한 '프랜차이즈 스타' 애런 놀라였다.
필라델피아는 2023시즌이 끝난 뒤 놀라가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통해 시장으로 향하자 7년 1억 7200만 달러(약 2310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제안, 에이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당초 필라델피아는 놀라의 잔류를 이끌어내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쩐의 전쟁'에서 패배할 것이 유력했던 까닭. 하지만 놀라는 필라델피아의 잔류를 원하면서 이들의 재결합은 이루어졌다.
필라델피아는 놀라의 잔류를 이끌어낸 뒤에도 FA 시장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가져갔다. 첫 번째 과제를 완수한 만큼 두 번째 목표는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영입이었다. 야마모토는 단 한 번도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지 않았지만, 일본프로야구에서 3시즌 연속 투수 4관왕, 정규시즌 MVP에 이어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와무라상을 품은 뒤 빅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 필라델피아는 야마모토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필라델피아는 야마모토와 만남에서 '간판타자' 브라이스 하퍼를 앞세웠다. 필라델피아는 야마모토에게 하퍼와 '영상통화'를 제안했고, 하퍼는 야마모토에게 '러브콜'을 보낼 정도로 진심을 다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하지만 야마모토가 다저스와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364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게 되면서 필라델피아의 두 번째 목표는 달성되지 않았다.
'MLB.com'에 따르면 필라델피아는 아직도 FA 시장에 나와있는 '양대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출신의 블레이크 스넬과 '특급마무리' 조쉬 헤이더 등의 영입에는 관심이 없는 상황이다. 'MLB.com'은 소식통을 인용해 "야마모토를 쫓은 것 외에는 조용했던 필라델피아는 현재 시장에 남아있는 대형 FA 선수들을 추적할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제 필라델피아의 시선은 또 다른 '에이스' 잭 휠러의 연장 계약으로 향한다.
휠러는 놀라와 함께 필라델피아의 '원·투 펀치'를 맡고 있는 선수로 지난 2009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았다. 휠러는 2013년 뉴욕 메츠에서 처음 빅리그 무대를 밟았고, 데뷔 첫 시즌 7승 5패 평균자책점 3.42의 성적을 거두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리고 2014년 32경기에서 11승 11패 평균자책점 3.54로 활약하며 당당히 선발진의 한자리를 꿰찼다.
특히 휠러는 2018시즌 12승 평균자책점 3.31, 2019시즌 11승 평균자책점 3.96으로 꾸준히 좋은 성적을 손에 넣었고, 2020시즌에 앞서 필라델피아에 합류했다. 필라델피아 시절에는 그야말로 승승장구의 연속이었다. 휠러는 단축시즌이 열린 2020년 4승 2패 평균자책점 2.92를 마크했고,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39승을 쓸어담았다. 게다가 단축시즌을 제외하면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수확했다. 휠러는 놀라와 마찬가지로 필라델피아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어차피 야마모토 영입전에서 패한 필라델피아는 다른 선수들을 영입하는 것보다 휠러와 연장계약을 맺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휠러는 2024시즌이 종료된 후에는 FA 자격을 얻는다. 'MLB.com'은 "소식통들은 지난달 말 필라델피아의 이번 봄의 최우선 목표는 휠러와 연장계약을 맺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FA 계약을 맺은 놀라 또한 "우리는 휠러가 많이 필요하다. 휠러가 함께 오래 뛰기를 바란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문제는 메이저리그 통산 9시즌 동안 87승 63패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 중인 휠러의 몸값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MLB.com'은 "계약기간이 1년 남은 휠러의 몸값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휠러는 지난 4시즌 동안 bWAR 19.6, fWAR 19.3으로 야구계에서 최고 수준이었다.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은 2.42로 메이저리그 역대 6위(10경기 이상 선발 출전)에 해당된다"며 "휠러가 놀라처럼 7년 계약을 맺으면 41세가 된다. 휠러의 재능과 업적 등을 고려하면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지만, 휠러는 더 높은 AAV(연평균 금액)로 단기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짚었다.
지난 시즌을 기준으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높은 AAV를 자랑했던 선수는 맥스 슈어저(텍사스 레인저스)와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로 4333만 달러(약 582억원). 그리고 제이콥 디그롬(텍사스)가 3700만 달러(약 497억원), 게릿 콜(뉴욕 양키스)가 3600만 달러(약 483억원)로 그 뒤를 이었다. 'MLB.com'은 "휠러가 AAV에서 디그롬과 콜을 능가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할 이유는 없다. 계약 기간에 따라서 슈어저, 벌랜더와도 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이스'와 연장계약을 희망하는 필라델피아가 휠러가 FA 자격을 얻기 전 동행을 약속받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