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넘어 위암 수술 받는다면··· ‘4가지 요인’이 생존율 좌우

서울·강릉 아산병원 외과 연구팀
75세↑환자 237명 치료결과 분석
체중·합병증·병기·위 절제 범위가
사망 위험 좌우 요인으로 밝혀져

고창석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교수(왼쪽 두 번째)가 진행성 위암을 진단받은 고령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75세 이상 위암 환자가 수술을 받을 때는 체중과 합병증, 병기, 위 절제범위에 따라 장기 생존율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공충식·고창석 교수, 강릉아산병원 외과 정성아 교수 연구팀은 2·3기 위암으로 수술받은 75세 이상 환자 237명의 치료 결과를 분석해 18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2007~2015년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 237명을 약 71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위암은 국내 암 발생률 4위다.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노년기에 위암을 진단받는 환자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위암 환자 4명 중 1명은 75세 이상이다. 고령에 진행성 위암을 진단받으면 치료 자체에 대한 부담이나 합병증 우려로 수술을 결정하기 어려운데 정작 고령 환자의 장기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인을 분석한 연구는 부족했다.

아산병원 연구팀의 연구에서 환자 237명의 수술 3개월 후 생존율은 99.2%, 5년 생존율은 51.4%로 확인됐다. 단기적으로는 수술이 생존율에 미치는 위험은 없었다. 다만 5년 생존율을 떨어뜨리는 위험 요인을 통계적으로 분석했을 때는 체중이 적고, 합병증이 있으며, 수술로 절제한 범위가 넓고, 위암이 더 많이 진행됐을수록 사망 위험이 컸다.

저체중 환자가 정상 또는 과체중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1.45배 컸다. 합병증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2.07배 컸다. 위암 3기인 환자는 2기에 비해 2.61배, 위 전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부분절제술을 받은 환자에 비해 1.57배 큰 것으로 확인됐다.

고창석 교수는 “고령에도 주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며, 만약 진행성 위암으로 진단받았다면 환자의 위 절제 범위, 병기, 건강 상태 등을 포괄적으로 판단해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이어 “수술 땐 영양 상태를 개선하고 수술 후 합병증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한다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