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천에 ‘사랑의 새’ 원앙 200마리 둥지…“짝짓기 치장 볼 드문 기회”

김지숙 기자 2024. 1. 18. 12: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 중랑천 인근에 천연기념물인 원앙 200여 마리가 월동하는 모습이 포착돼 주목을 받고 있다.

원앙은 우리나라 전역에서 비교적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텃새이자 겨울 철새지만, 미국 등 북미 지역에서는 볼 수 없어서 한때 '록스타 오리'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애니멀피플]
서울 성동구, SNS 통해 원앙 월동 소식 알려
미 뉴욕에서 6년 전 수컷 1마리 홀연히 출현
실물 보려 모여든 인파에 ‘록스타 오리’ 별명
1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중랑천 용비교 인근에 천연기념물인 원앙들이 노닐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서울 중랑천 인근에 천연기념물인 원앙 200여 마리가 월동하는 모습이 포착돼 주목을 받고 있다. 원앙은 우리나라 전역에서 비교적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텃새이자 겨울 철새지만, 미국 등 북미 지역에서는 볼 수 없어서 한때 ‘록스타 오리’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서울 성동구청은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중랑천 관내 용비교 쉼터 인근에서 대규모로 월동을 시작한 원앙의 모습을 공개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도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중랑천의 원앙 소식을 전했다.

정 구청장은 “‘새 박사님’이라는 별칭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윤무부 박사님에게 중랑천 용비교 하부 용비쉼터 인근에 천연기념물인 원앙 한 무리가 나타났다는 연락을 받았다. 화합과 사랑의 상징인 원앙이 성동구에 무리 지어 나타났다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적었다. 윤무부 박사는 정 구청장에게 “옛날부터 서울에 한두 마리씩 원앙이 나타나기는 했지만, 이렇게 집단으로 나타난 적은 없었다”고 전했다고 한다.

1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중랑천 용비교 인근에 천연기념물인 원앙들이 노닐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1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중랑천 용비교 인근에 천연기념물인 원앙들이 노닐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지난 1982년 천연기념물 제327호로 지정된 원앙은 전 세계적으로 2만여 마리가 남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서 월동하는 개체 수는 2000여 마리로 추정된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는 멸종위기 관심대상(LC)으로 분류하고 있다. 일부는 텃새가 되어서 우리나라 하천, 호수, 계곡 등에 서식하고 있는데 서울 창경궁 등에서 5~10마리 내외로 서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중랑천의 경우처럼 대규모 무리로 발견되는 새들은 러시아 동부 및 사할린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은 겨울철새들이다. 그동안 천수만 등 국내 주요 철새도래지뿐 아니라 중랑천, 안양천, 김포 장릉저수지, 사천 와룡저수지 등에서 100~300마리 규모로 월동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과거 한국방송(KBS) 보도를 보면 중랑천에서도 2013년 겨울 수십마리가 목격된 적이 있다. 원앙의 대규모 월동은 봄철 짝짓기를 준비하는 수컷 원앙들의 아름답고 화려한 깃털을 직접 관찰할 드문 기회로 늘 눈길을 끈다.

전통 혼례 때 신부의 혼수품에 원앙을 수놓은 원앙금침(鴛鴦衾枕)이 빠지지 않아, 일부일처인 새로 잘못 알려졌지만 사실 원앙은 일부다처제로 산다. 그러나 ‘배우자 선택권’은 암컷에게 있다. 암컷은 선명하고 화려한 깃을 지닌 수컷을 선택하기 때문에, 번식기를 준비하는 수컷은 깃털 관리에 공을 들인다. 비번식기인 수컷의 겨울깃은 암컷과 비슷하게 전체적으로 어두운 회색에 흰색 얼룩점을 지니지만, 부리만 붉은색이다. 중랑천을 찾은 수컷 원앙들도 이미 번식기를 위한 깃털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2018년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 나타난 원앙의 소식을 전하는 외신 보도. 뉴욕타임스 갈무리

화려하고 선명한 깃털을 지닌 수컷 원앙의 아름다움은 지난 2018년 뜻밖의 장소에서 관심을 끌기도 했다.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남동쪽에 수컷 원앙 한 마리가 등장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원앙의 모습이 탐조가가 운영하는 ‘맨해튼 새 경보’ 엑스(X) 계정을 통해 알려지며 뉴요커들이 원앙의 실물을 보러 모여드는 일이 벌어져 당시 외신들은 이 원앙을 ‘록스타 오리’라고 부르기도 했다. 원앙은 오리과에 속하는 물새로 영어로는 ‘만다린 덕’(Mandarin duck)이라고 부른다.

더 알고 싶다면가을 장릉연못에 원앙이 그린 오색 수채화
https://hani.com/u/ODYzNA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