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담대 환승’ 신청 나흘만에 1조 돌파… 한도 더 풀린다

■ 이르면 내달 대환취급 한도 확대
대환처리 1000건 가까이 완료
은행권 한도 현재 月 1600억원
물량 조절 위해 강제 트래픽도
한도 없어지면 이자 등 경감효과
일부선 “은행권 경쟁 과열 우려”

지난 9일 개시 이후 나흘 만에 1조 원이 넘는 신청 금액이 쇄도한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대환) 대출’의 금융회사별 취급 한도가 이르면 다음 달부터 풀린다. 금융사 간 대출 경쟁 확대로 금융소비자의 이자·수수료 부담 경감 효과가 확대될 전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조만간 주담대 대환 수요 등 추이를 살펴 금융사별 대환 대출 플랫폼 연·월별 신규 취급 한도 조정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도 이날 문화일보에 “시행 초기여서 안정성을 평가하기에는 모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당장은 취급한도 조정이 이르지만, 다음 달 정도에는 금융사별 한도 제한 없는 원활한 서비스 이용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대환 처리는 영업일 기준 7일 만에 1000건 가까이 완료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은행의 경우 최근 3년간 주담대 신규취급액 평균 10%(기본한도)에 은행별 기본한도의 10%(별도한도)를 합산한 규모를 대환 취급 한도로 정한 바 있다. 최대 2조 원 규모로 주요 은행들은 연간 2조 원, 월 1600억 원 한도에서 주담대 대환을 취급하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취급 한도를 조정하더라도 대환 시 증액 대환은 불가하며, 대출 한도는 기존 대출의 잔여 금액 이내로 제한하는 현재의 설정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평균 1.5%포인트 금리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주담대 대환은 서비스 개시 4일 만에 1조307억 원(총 5657명의 차주)이 신청 접수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금융당국이 설정한 한도대로라면 5대 은행 기준 매월 8000억 원이 취급될 수 있는데, 신청 물량이 7영업일 내에 처리되는 점을 고려하면 조만간 한도를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일부 은행은 강제로 서비스에 트래픽을 만들어 신청 물량을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한도를 확대하면 급격한 ‘머니무브’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인터넷전문은행·저축은행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금융사들은 유동성 문제에 처할 수도 있다. 또 주담대는 등기 등 확인해 할 서류가 많아 처리에만 2∼7영업일이 소요되고, 대출 건수당 거래 금액이 수억 원대라는 점에서도 한도 해제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취급 한도 해제에 더해 오는 31일부터는 전세자금대출도 대환이 가능해지면서 이를 둘러싼 금융사 간 금리 인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대출자가 대출일부터 3년 내 대출을 상환할 때 부과하는 중도상환 수수료도 △자금운용 차질에 따른 손실 비용 △대출 관련 행정·모집비용 등 실비용만 반영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은행들이 연간 3000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포기하고 수수료 면제 정책을 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카카오뱅크만 수수료를 면제하고 있어 주담대 대환 서비스의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