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의 딜레마와 ‘V1 V2’ 문제[시평]

2024. 1. 1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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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여당의 새 스타로 떠올랐지만
정권 심판론 여론은 요지부동
쌍특검 거부권 역풍이 결정적
대통령과 공통목표는 총선 승리
가장 대담한 방법이 가장 안전
대통령 극복 없인 백약이 무효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지지와 선호도가 ‘맞춤형 전략’으로 방문한 지역에서는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이다. ‘보수의 새 얼굴’로 자리매김했다. 여당은 ‘할 만하다, 할 수 있다. 해 보자’는 분위기다. “스타급 연예인들 이상으로 크고 강력한 팬덤이 형성돼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말도 나온다. 한 달 새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동반 상승했다는 조사도 있다. 차기 정치 지도자 조사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고, 한동훈 지지율은 직전 조사에 비해 6%포인트 오르기도 했다. 여론의 주목도를 높이고 가는 곳마다 뉴스와 화제를 만들어내는 탁월한 능력이다.

한동훈 효과는 ‘지지율의 추가 하락을 최소한 방어했거나, 일부 상승시키는 효과, 그리고 개인 지지율의 대폭 상승’으로 요약된다. 이 대표의 직무수행평가가 ‘긍정 39%, 부정 52%’로 나온 것과 대비된다. 한동훈 셀럽(유명인)효과다. 그의 직무수행평가는 ‘긍정 46%, 부정 45%’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새로운 사람의 등장에 따른 현재의 ‘기대와 관망을 넘어선 조정의 시기’가 지금부터 시작된다.

총선의 정권 심판론은 한동훈 등장 이후 더 상승했다. 해당 조사에서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 관련 조사 시작 이후 최고치 51%를 기록했다. 한동훈 취임 이전과 비교하면 5%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정권 지원론은 39%로 떨어져 대통령 지지율로 수렴하는 양상이다. 특히, 총선의 승부처 수도권이 정권 심판론을 주도한다. 중도층의 정권 심판론도 49%에서 57%로 늘지만, 지원론은 떨어진다. 비슷한 시기의 다른 조사에서 유권자의 56%가 총선의 야당 승리를 원한다. 여당 승리 희망은 27%에 불과하다.

‘한동훈 딜레마’의 출발점이다. 한동훈효과의 기대가 윤석열 대통령 걱정에 막힌 셈이다. 특히, 대통령의 ‘쌍특검 거부권 행사가 결정적’이다. 최근 거부권 행사는 윤 대통령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요인 중 2위로 급부상한다. 한동훈 딜레마는 그의 출발과 미래를 상징한다. 그는 ‘윤 정권의 황태자’ 이미지에 따른 윤석열 지지층의 결집에서 출발하지만, 비토층이나 지지 이탈층을 극복해야 정치적 미래를 약속할 수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자 중에서 그를 차기 대통령감으로 보는 사람은 3%에 불과하다. 윤 대통령 부정 평가자 중 14%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것과 대비된다.

따라서 윤 대통령과 한동훈의 공통 목표가 총선 승리라면, 지금 해야 할 일은 ‘대선 승리의 선거연합’ 복원이다. 이는 현재의 윤 대통령 지지자와 함께 대선 때 지지자들을 복원하는 것이다. 그 첫걸음은 대통령 몫이다. 윤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못한 가장 중요한 요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사적 인연을 중시한 인사(31%), 리더십 부족(23%), 가족 관리(12%)’로 나온다. 인사와 관리 부실에 따른 리더십 실패다. 문제는 윤 대통령의 성찰과 전환의 대안 제시가 ‘스스로 가능하겠느냐’다.

한동훈의 과제는 분명하다. 리더는 지지자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계속해서 증명해야 한다. 증명이 지속적이면서도 더 강력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권위는 사라질 것이다. 한동훈효과의 핵심은 스타일이 아니라 ‘한동훈 과업’을 얼마나 달성했는가 하는 ‘과업의 내용’에 달렸다. 한동훈 리더십의 능력은 ‘V(대통령) 극복’이라는 과업의 내용과 강도에 따라 그의 정치적 권위를 만들어낼 수 있다. V1과 V2(부인)의 극복 없이 총선 승리도 없고, 총선 승리 없는 한동훈의 정치적 미래도 사라진다.

제2의 박근혜냐, 제2의 황교안이냐의 갈림길이다. 자기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집중한 사람과, 상대를 공격하는 데서 존재 이유를 찾았던 사람의 차이다. 지금까지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정치적 실험과 자기희생이 한동훈의 정치적 미래를 담보한다. 흔히 ‘위기에는 가장 대담한 방법이 가장 안전하다’고 한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새의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다.

시간은 설까지다. ‘한동훈의 정치’가 없다면 셀럽효과는 ‘포장(包裝)정치’이고, 결국 ‘분식(粉飾)정치’이다. 한동훈의 서사(敍事)는 ‘V 극복’부터가 시작이다.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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