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 높이제한 20m → 24m로…1977년 지정 후 첫 완화

유경선 기자 2024. 1. 1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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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신(新) 고도지구 구상(안). 서울시 제공

서울 종로구 경복궁 주변 서촌 지역 고도제한이 일부 완화된다. 해당 구역이 속한 ‘경복궁 고도지구’의 높이 규제가 완화되는 것은 1977년 지구 지정 이후 처음이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는 지난 17일 고도지구 등 전면 개편을 위한 용도지구(고도지구·특화경관지구) 결정(변경)안을 수정가결했다고 서울시가 18일 밝혔다.

이번 결정안은 지난해 6월 서울시가 발표한 ‘신 고도지구 구상안’에 대해 ‘경관 보호 범위 내에서 높이를 추가 완화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이에 서촌 일부 지역은 경관과 여건 따라 최고 20m에서 24m, 나머지는 16m에서 18m로 높이 제한이 변경된다.

1972년 남산 성곽길 일대에 처음으로 지정된 서울 고도지구는 이후 북한산·경복궁 등 시내 주요 산이나 유적 근처에 설정돼 있다.

서울시는 경직적 규제에서 합리적 관리로 전환한다며 지난해 50년 만에 고도지구를 전면 개편하는 구상안을 발표해 기존 8곳에 9.23㎢ 규모였던 고도지구를 6곳, 7.06㎢로 축소했다. 여기에 이번 결정안에 따라 일부 지역은 높이 제한이 추가로 완화되는 것이다.

남산의 경우 20m에서 최대 40m까지 높이 제한을 완화하기로 한 대상에서 제외된 구역 주민들의 요구가 커 다산동·회현동·이태원동 등 일부 지역 역시 12m에서 16m로 추가 완화하기로 했다. 종로구 구기평창 고도지구는 당초 최고 높이를 20m로 적용하려던 데서 24m까지로 높였다.

서울 용산구 남산 고도지구 전경. 용산구 제공

북한산만 해당했던 ‘경관 관리 가이드라인’은 노후 주거지 개선을 위해 남산과 구기평창 고도지구에도 추가 적용한다. 이는 정비사업 등을 추진할 때 경관 시뮬레이션 평가를 바탕으로 한 도계위 심사를 거쳐 높이를 45m까지 완화할 수 있다는 규정이다.

구로구 오류·서초구 법원단지는 고도지구 관리의 실효성이 사라졌다고 판단해 해제한다. 고도지구와 자연경관지구와 제1종일반주거지 등으로 높이 규제가 중첩된 남산·북한산·구기평창·경복궁·국회의사당 일부에 대해서도 지구 지정을 해제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회 주변은 75·120·170m 제한을 90·120·170m로 추가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했으나 관계 기관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고도지구 재정비안을 오는 2월 중 재열람 공고하고, 상반기 안에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그동안 규제로 인식됐던 고도지구를 전면 개편해 노후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도심 공간을 대전환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도계위에서는 재개발 정비계획 입안 시 필요한 토지 등 소유자 동의율을 ‘3분의2 이상’에서 ‘2분의1 이상’으로 변경하는 안도 가결됐다. 토지면적 기준 동의율은 기존의 ‘2분의1 이상’ 요건이 유지된다.

또 입안 재검토를 위해 필요한 토지 등 소유자 반대 비율은 15% 이상에서 20% 이상으로 상향했다. 특히 재검토 조건이 충족된 경우 구청장이 구역계 일부 제척·변경 등 조치계획 수립하도록 해 입안권자(구청장)가 사업을 중단 또는 취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민 동의율이 높아 정비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는 곳은 길을 열어주고, 반대가 많은 구역은 재검토나 취소를 통해서 주민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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