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메이저리그 FA시장, 야수 쪽 1루수 부문은 개시도 못했다

이상희 기자 2024. 1. 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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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1루수 최지만(왼쪽)과 카를로스 산타나(오른쪽). 둘은 지난해 시즌초 피츠버그에서 함께 뛰었다.

(MHN스포츠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 지난해 11월 막을 올린 메이저리그 FA시장이 예년에 비해 너무 더디게 흘러가고 있다. 해가 바뀐 지 어느 덧 3주째 접어들었지만 이렇다할 계약소식은 여전히 들리지 않고 있다.

구매충동을 일으키는 적당한 매물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시장에는 아직도 코디 벨린저(29), 블레이크 스넬(32), 맷 채프먼(31), 조던 몽고메리(32) 등 A급 야수와 투수들이 구매자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시장은 답보상태다.

특히 야수부분 1루쪽 상황은 더 안 좋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가 최근 발표한 2023-24 포지션별 FA 자료에 의하면 1루수쪽에는 코리안 메이저리거 최지만(33)을 포함 리스 호스킨스(31), 가렛 쿠퍼(34), 카를로스 산타나(38), 조이 보토(41), 루크 보이트(33), C. J. 크론(34) 등 총 18명의 선수가 있다.

이중 지난해 11월 전 소속팀 밀워키에서 논텐더(Non-tender)로 방출돼 FA 자격을 얻은 로우디 텔레즈(29)만이 유일하게 피츠버그와 1년 320만 달러(약 43억원)에 계약했을 뿐 그 누구도 메이저리그 계약을 하지 못한 체 시장에 남아있다.

텔레즈의 경우도 서비스타임 6년을 채우고 얻은 진정한 FA자격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 기준을 적용한다면 1루수쪽 FA계약은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오클랜드에서 뛰었던 1루수 헤수스 아귈라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외로 눈을 돌린 이도 있다. 2018년 올스타 출신 1루수 헤수스 아귈라(34)는 무작정 메이저리그 구단의 오퍼를 기다리기 보다 지난해 12월 일찌감치 일본프로야구(NPB) 세이브 라이온즈와 계약하며 해외진출을 선택했다.

아귈라측 관계자는 최근 MHN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아귈라는 오클랜드에서 단 36경기만 뛰고 방출된 뒤 메이저리그에 복귀하지 못한 체 마이너리그 트리플 A에서 시즌을 마쳤다"며 "이로 인해 그가 마음 고생을 심하게 했다. 올해도 마이너리그에서 기약 없는 희망고문을 이어가기 보다는 일본에서 뛰며 재기해 메이저리그로 돌아오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일본진출 배경에 대해 들려줬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아귈라는 2014년 클리브랜드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지난해 오클랜드까지 빅리그에서 총 10시즌을 뛰며 114홈런을 친 거포였다. 2018시즌에는 35홈런을 몰아치며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하지만 '정교함과 득점권 타율 등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며 리그에서 외면당했다.

올 메이저리그 FA시장은 쇼헤이 오타니(30)와 야마모토 요시노부(26) 두 일본인 대어급 선수로 인해 개장초에는 무척 시끄러웠다. 팬들은 물론 메이저리그 선수들조차 두 일본선수의 행선지에 대한 관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낼 정도였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LA다저스와 계약한 뒤로 시장은 급격히 조용해졌다. 간간히 마이너리그 유망주와 빅리그 서비스타임 1, 2년 차의 어린 선수들이 포함된 트레이드 소식만 들릴 뿐이다.

이런 가운데 해가 바뀌었지만 아직도 FA선수를 단 1명도 영입하지 않은 구단도 있다. 마이애미다. 미국온라인 매체 '팬네이션'은 16일(한국시간) "마이애미 구단이 이날까지 올 FA 시장에서 단 한 명의 FA도 영입하지 않았다"고 보도해 화제가 됐다.

마이애미는 지난 시즌 84승 78패 승률 0.519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3위에 올랐다. 지구순위는 좋지 않았지만 높은 승률 탓에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비록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맞붙은 강호 필라델피아에 시리즈 전적 0-2로 탈락했지만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 2020년 이후 3년 만에 이룬 포스트시즌 진출이었다.

스킵 슈마커 마이애미 감독이 경기 전 더그아웃에서 언론인터뷰를 하고 있다.

게다가 투자대비 결과로 보면 마이애미는 지난해 가성비가 매우 뛰어난 팀이었다.

이들은 총 9천 170만 달러의 팀 연봉을 지출해 이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구단 가운데 24위에 오를 만큼 재정능력이 좋지 않은 팀이다. 그럼에도 마이애미는 메이저리그 팀 연봉 1, 2, 3위를 차지한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 그리고 샌디에이고도 해내지 못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팀 관중 동원력을 보더라도 마이애미의 지난해 성적이 얼마나 가성비가 좋았던 것인지 알 수 있다.

마이애미는 지난해 경기당 평균 1만 4355명의 팬이 야구장을 찾았다.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구단 가운데 29위에 해당하는 초라한 성적이다. 꼴지는 오클랜드 구단으로 경기당 평균 1만 275명을 기록했다. 1위 LA 다저스의 4만 7371명과 비교가 되지 않는 수치이다.

그럼에도 마이애미는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래서 메이저리그 관계자들과 언론은 '마이애미가 올 시즌을 앞두고 FA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 전력을 가다듬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는 대략 2월 중순에 시작한다. 앞으로 약 한 달 정도의 시간이 남은 셈이다. 과연 FA시장이 남은 기간 동안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게 될지 주목된다.

 

사진=MHN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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