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33년 금융IT 산증인… "AI發 격변기, 클라우드 바탕 `디지털금융` 만들것"

팽동현 2024. 1. 1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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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 대구은행 ICT그룹 부행장
IT 기반 업무환경 개선 등 이끌어 '2022년 CIO상' 수상
"MZ세대 금융 방식 고려, 조직문화·영업방식 바뀌어야"
이상근 대구은행 ICT그룹 부행장
이상근 대구은행 ICT그룹 부행장

"디지털과 AI(인공지능) 시대에는 금융서비스의 작동 방식이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5년 정도 뒤면 은행에서 고객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것은 은행원이 아니라 AI 챗봇이나 AI가 적용된 키오스크, 즉 AI 은행원이 될 것입니다. 그런 변화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지금 은행 IT조직이 집중할 일입니다."

대구은행 CIO(최고정보책임자)를 맡고 있는 이상근(56·사진) ICT그룹 부행장은 "금융 분야에서도 기술과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 급변함에 따라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업무가 많다. 거래액 기준으로 트랜잭션의 96%가 이미 비대면에서 일어나고 있다"면서 "대구은행이 이제 전국을 커버하는 시중은행으로 나아가야 하는 시점인 만큼 디지털 금융을 위한 ICT(정보통신기술) 역량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이 부행장은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후 대구은행에 개발자로 입사해 IT기획부장, CISO(최고정보보호책임자), ICT본부장을 거쳐 ICT그룹을 이끄는 디지털금융 전문가다. 은행에서 일한 33년여 간의 경력 중 30년을 IT 관련 조직에서 근무했다. 2022년에는 대구은행의 디지털 혁신과 AI를 활용한 업무자동화, IT 기반의 업무환경 개선 등을 이끈 점을 인정받아 '올해의 CIO(최고정보화책임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신뢰성과 안정성이 생명인 만큼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금융 분야에도 최근 DX(디지털전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필연적인 변화에 뒤지는 은행은 고객과 시장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국을 연결하는 디지털 금융사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는 대구은행도 DX 흐름에 올라타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포스트 차세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한편 한발 더 나아가 AI(인공지능)를 적용해 '디지털 금융'에서 '지능형 금융'으로 진화된 모델을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수십 년간 전국의 기업과 개인고객 대상 서비스를 제공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녹이면서도 새로운 금융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디지털 금융을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이 부행장은 "미래 고객을 확대하기 위한 행보다. 영업점 대면 위주에서 벗어나고 10여년 주기로 다시 만들던 기존 차세대 시스템 사업 체계에서 벗어날 때"라며 "MZ세대의 금융거래 방식도 고려해 조직문화와 영업방식까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은행은 그 중심에 클라우드가 있다고 판단하고 이번 클라우드 구축 프로젝트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오는 2월까지 LG CNS, 한국레드햇 등과 협력해 컨설팅과 1단계 구축작업을 우선 진행하고 있다. 올해 POC(기술검증)와 사업자 선정 등을 거쳐 2단계 구축 등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부행장은 "기존 금융권 차세대 시스템들은 변화를 주려면 손이 더 가는 구조인 데다 10년 정도 쓰면 노후화될 수밖에 없었다"며 "IT(정보기술) 복잡성이 증가하고 트렌드가 급변하는 지금은 고객의 수요에 맞춰 더 빠른 SW(소프트웨어) 개발·배포가 가능하고 업무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확장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대구은행은 이 부행장 주도로 지난해부터 클라우드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는 "고객에 적합한 상품을 출시하고 피드백을 반영해 새로운 준비를 하는 일련의 과정이 빠르게 이뤄지려면 클라우드가 꼭 필요하다"면서 "시스템의 규모를 자유롭게 키우고 줄일 수 있는 오토스케일링 등이 가능한 유연한 IT시스템을 갖추는 동시에 유닉스(Unix)에서 x86으로 아키텍처가 바뀌는 것인 만큼 초기투자를 감안해도 비용절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우선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IT시스템 전반을 전환하는 데 역점을 두면서 기술 내재화를 꾀하고 있다. IaaS(서비스형 인프라)뿐 아니라 PaaS(서비스형 플랫폼)도 중요한 만큼 직원들을 대상으로 레드햇 오픈시프트와 쿠버네티스를 비롯해 다양한 교육을 하고 있다"며 "궁극적인 목표는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구현하는 것이다. 빠르면 5년, 늦어도 10년 뒤에는 모든 업무의 70% 이상이 클라우드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를 휩쓸고 있는 생성형AI 관련 준비도 놓치지 않고 있다. 이 부행장은 "이미 가동 중인 자체 AI융합팀을 통해 메타의 오픈소스 LLM(거대언어모델) '라마2'를 기반으로 'iM GPT'라는 생성형AI 도구를 학습시키고 있고 곧 직원들에게 오픈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장차 AI 활용을 위한 기반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향후 고객을 맞이하는 역할을 AI은행원이 맡게 되면 직원들은 대출·보험 등 상담이 필요한 업무와 태블릿을 통한 찾아가는 영업에 집중하는 구조가 될 것이다. 고객이 은행으로 가는 게 아니라 은행이 고객을 찾아가는 것"이라는 이 부행장은 "이를 위해서는 먼저 비대면 금융의 디지털화와 직관적인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우선 이뤄져야 한다. 그 근간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에서 데이터 기반 플랫폼을 완성시키겠다"고 했다.팽동현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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