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크리처' 박서준의 소신 "일제강점기, 부끄러운 역사 아냐" [인터뷰]

정한별 2024. 1. 1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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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준, '경성크리처' 장태상 역으로 열연
"한소희 평생 응원할 듯"
박서준이 '경성크리처'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제공

일본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박서준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의 출연을 과감하게 결정했다. 그는 그저 인기를 추구하며 살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아울러 일제강점기가 아픈 시기일 뿐, 부끄러운 역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의 소신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박서준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경성크리처'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박서준이 경성 최고의 자산가이자 전당포 금옥당의 대주 장태상으로 분해 극을 이끌었다.

박서준이 '경성크리처'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제공

'경성크리처'는 박서준에게 깊은 끌림을 안겼던 작품이다. 그는 "시대극을 굉장히 경험해 보고 싶었다. 시대극과 크리처의 조합도 신선했다.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포인트였다"고 밝혔다. 또한 "촬영 작품 중 가장 오래 촬영했다. 공개되는 날을 기다렸다"는 말로 작품을 향한 애정을 내비쳤다.

박서준은 '이태원 클라쓰'로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은 배우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경성크리처' 출연과 관련해 부담감은 없었을까. 박서준은 "난 인기를 좇아 살아온 사람은 아니다"라면서 "내가 느낀 두려움은 '얼마나 험난한 과정이 있을까' 정도였다. 두려움을 느끼기보단 이런 이야기도 해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일제강점기는) 아픈 역사이지 부끄러운 역사가 아니다. (역사를) 모르는 사람한테는 알 수 있는 계기가, 잠깐 잊고 있었던 사람들한테는 경각심을 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말로 소신을 드러냈다.

그는 시대극인 '경성크리처'를 위해 역사 공부를 했다. 이해를 해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는 생각에 검색 등을 하며 지식을 쌓았다. 현재를 살아가는 자신이 그 시대 사람들의 마음을 100%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안타까운 마음은 크게 느꼈단다. 박서준은 "'난 내일 뭐 하지. 뭐 먹지' 하고 보내는 하루도 있는데 당시에는 제약도 많았을 거다.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그 시대 사람들의 마음에) 공감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박서준이 '경성크리처' 촬영 현장을 떠올렸다. 넷플릭스 제공

'경성크리처' 속 박서준의 액션 또한 시선을 모으는 부분이다. 박서준은 "몸을 움직이는 것도 그렇지만 감정 때문에 더 힘든 듯하다. 리허설은 감정을 빼고 하다 보니 과해지거나 하는 거 없이 합 맞춘 대로 된다. 그런데 감정이 들어가면 한 번씩 실수가 나온다. 감정 때문에 오히려 몸이 힘들어지는 건 당연하다"고 이야기했다.

장태상의 비주얼에도 많은 이들의 노력이 담겼다. "의상팀, 미술팀이 '청년경찰' 때 함께했던 팀이다. 이번에도 함께하게 됐다. 문헌, 당시 사진 등을 참고했다. 당시 스타일링을 살펴보면서 연출하려고 했다. 비주얼적으로 힘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실루엣이 있는 슈트를 입었다"는 게 박서준의 설명이다.

한소희는 죽은 사람도 찾아낸다는 소문난 토두꾼 윤채옥을 연기했다. 박서준은 '경성크리처'로 호흡을 맞춘 한소희의 살가운 면모를 칭찬했다. 그는 "100명 넘는 스태프들이 카메라에 담기는 사람만 본다. 그 부분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다. 내가 컨디션이 안 좋으면 분위기가 안 좋게 흘러갈 수 있다. 현장에서는 빨리 친해지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래야 농담도 하고 나도 현장이 편해진다. 현장이 편해야 연기에 지장이 없다. 소희는 현장 분위기를 에너지 넘치게 만들어주는 친구였던 듯하다"고 말했다. "한소희라는 배우를 앞으로 평생 응원할 듯하다. 좋은 걸 갖고 있고 분위기도 너무 좋다. 잘 될 것 같은 기대감이 있다"는 이야기로 훈훈함을 더하기도 했다.

박서준이 '경성크리처'로 호흡을 맞춘 한소희를 칭찬했다. 넷플릭스 제공

박서준은 스태프들을 향한 애정 또한 드러냈다. 그는 "시즌2 2년 동안 현장 스태프들이 한분도 안 바뀌었다. '모두 같은 뜻이구나' 싶었다. '직장 생활을 하면 이런 기분일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출퇴근하는 기분을 느낄 때도 있었다. 2년을 함께하니까 '다같이'의 의미도 느꼈다. 끝날 때는 아쉬운 마음이었다"고 밝혔다.

'경성크리처'로 필모그래피에 화려함을 더한 박서준은 "평범하게 일상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행복하다. 좋아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는 듯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성크리처'를 비롯, 자신이 출연한 작품들이 공개되고 팬들의 반응을 확인하며 힘을 얻었단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한 고민을 열심히 하겠다"는 박서준의 이야기는 그의 다음 작품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냈다.

한편 '경성크리처' 파트1은 지난달 22일, 파트2는 지난 5일 공개됐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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