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PICK] 이이경, 웃겨야 사는 남자

이이경, '내 남편과 결혼해줘'로 인생캐 등극
안면몰수한 빌런 싱크로율에 호평

최근 이이경은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tvN 제공

배우 이이경이 대표작을 갈아치우고 있다. '와이키키'에서 웃음 치트키로 활약했던 이이경이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몸 사리지 않는 호연으로 충격과 공포를 선사하고 있다. 시청률과 화제성 모두 뚜렷하게 상승한 가운데 이이경의 메소드 연기에 대한 호평이 자자하다. 이이경,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진정한 연기자의 면모다.

최근 이이경은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첫 방송 이후 이이경의 연기를 두고 '은퇴작이냐'라는 질문 세례가 쏟아지는 중이다. 이는 앞뒤를 가리지 않고 몸을 혹사시키는 배우에게 흔히 붙는 극찬이다.

극중 이이경이 맡은 박민환은 아내 강지원(박민영)의 보험금으로 내연녀에게 차를 사주고 재혼을 결심하는 빌런이다. 인생 2회차 시점, 강지원과 사내 연애 중임에도 함부로 손을 올리는 등 폭력적인 모습을 갖고 있으며 강지원의 절친 정수민(송하윤)에게 흑심을 품는 인물이다. 원작인 동명의 웹소설에서도 박민환은 적당한 키와 외모를 갖고 있지만 한없이 가벼운 성격이라는 설정을 갖고 있는데 드라마로 판을 옮기니 더욱 빌런의 면모가 부각됐다. 아내를 엄마 대신 밥도 하고, 돈도 버는 노예 같은 여자로 바라보는 박민환의 태도가 그야말로 분노를 부르는 것이다.

최근 이이경은 tvN '내 남편과 결혼해줘'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tvN 제공

이처럼 안면몰수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것은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이경은 오히려 물 만난 물고기처럼 뛰놀고 있다. 이이경의 거침없는 연기가 있기에 지금의 몰입도가 완성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빌런이 악할수록 주인공의 복수는 더욱 짜릿해진다. 또 이이경은 단순한 악행 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허점을 잘 드러내는 코믹 연기까지 더해 강약 조절까지 해낸다. 알몸 투혼 등 거침없이 파격 행보를 보이는 이이경의 모습이 '내 남편과 결혼해줘'를 더욱 극적으로 만드는 중이다.

흔히 드라마에서 악역을 맡은 이들이 시청자들에게 욕을 먹는 것을 즐기곤 하는데 이이경 역시 지금의 질타에 쾌감을 느끼는 심산이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이이경은 "내가 봐도 너무 밉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러한 호연에 힘입어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1회 5.2%로 시작, 4회 만에 7%에 도달했다.

지난 2018년 '으라차차 와이키키'로 코믹 연기의 맛을 본 이이경은 드라마보다 예능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냈는데 올해야말로 진정한 연기자라는 수식어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