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금리인하 기대 '급랭'…금융계 큰손·연준도 '신중'

이한나 기자 2024. 1. 1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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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한층 고조됐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습니다.

연준 인사에 이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주요 금융인들마저 이런 분위기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시장 참가자들이 오는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점점 낮게 보면서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달러 가치는 오름세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지시간 17일 다보스에 모인 금융인들이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시장 기대처럼 이뤄질 가능성이 작다는 쪽에 입을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JP모건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대니얼 핀토에서부터 스탠다드차타드 최고경영자(CEO) 빌 윈터스, 캔터 피츠제럴드 CEO인 하워드 루트닉에 이르기까지 주요 인사들이 통화정책이 시장 기대보다 늦게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금융사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회장 겸 CEO인 론 오핸리는 시장의 높은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에 대해 "말이 안 된다"며 "연준 점도표(기준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도표)로는 매우 명확했는데, 시장이 왜 이를 배로 늘리고 퍼트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연준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점도표에서 올해 0.25%포인트씩 3차례 인하를 예상했는데, 시장에서는 6차례에 걸친 인하를 기대하는 것을 꼬집은 것입니다.

이들의 신중한 태도는 최근 연준 인사들 견해와 일치하는 것으로 시장에서는 이미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을 철회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앞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전날 인플레이션 둔화가 확실해질 때까지 금리 인하를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피력해 시장의 조기 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한때 확실한 것으로 보였던 3월 인하 가능성은 크게 떨어졌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59.1%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연말만 하더라도 이는 90%를 넘기도 했습니다.

또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달러화 가치도 올랐습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달 중순 이후 최고치인 4.12%까지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경기침체가 다가오고 있는 만큼 금리 인하가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는 의견도 여전합니다.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앤 월시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정확히 주류 의견은 아니지만 앞으로 경제가 상당히 약세(softness)로 갈 것"이라며 "금리 인하가 좀 더 일찍(sooner rather than later) 시작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은 곧 인하를 예상하고 중앙은행들은 그렇게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며, 중앙은행들의 금리 지침을 맹목적으로 신뢰하는 것과 이를 아주 무시하는 것 사이에 중간 지점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중앙은행들이 올해 통화정책을 완화하기는 하겠지만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것보다는 더 느리게 움직일 이유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급기야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얀 하치우스는 지난 16일 월러 이사의 발언 후 연준이 3월에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자신의 전망이 틀릴 위험이 커졌다고 인정하기에 이르렀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ECB가 올여름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보스포럼에 참석 중인 라가르드 총재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다만 ECB가 여전히 데이터에 의존하고 있고 불확실성도 있는 데다 일부 지표는 원하는 수준에 있지 않다며 확신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또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와 관련해 "일어날 가능성에 비해 기대치가 너무 높으면 인플레이션 싸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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