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출신→토트넘의 희망→저니맨 신세...'SON 절친' 레길론, 브렌트포드 임대
토트넘에서 자리를 잡는 데 실패
브렌트포드 재임대→저니맨으로 전락
[포포투=한유철]
세르히오 레길론이 브렌트포드로 임대 이적을 떠났다.
브렌트포드는 18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레길론은 토트넘 훗스퍼를 떠나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 브렌트포드에서 생활할 것이다. 임대로 합류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레길론을 영입한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좋은 영입이다. 구단과 계속해서 레프트백 영입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레길론은 모든 면에서 프리미어리그(PL) 검증을 마친 선수다. 우리가 원하는 유형의 선수다. 훌륭한 왼발 킥 능력과 크로스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매우 공격적인 유형이다"라며 영입 소감을 드러냈다.
# 잘 나가는 토트넘, 리빌딩은 불가피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새롭게 시작한 토트넘. 지난 시즌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안토니오 콘테 감독 밑에서 '무관 탈출'을 목표로 했지만 성적 부진과 여러 구설수에 휘말리며 리그 8위, 모든 컵 대회 탈락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이를 쇄신하기 위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데려왔고 그의 밑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경험했다.
시즌 초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누구보다 성공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특유의 공격적인 축구가 빛을 발했다. 지루한 수비 축구에 신물이 났던 토트넘 팬들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에 환호했다. 리버풀,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강팀들을 상대로도 전혀 주눅들지 않았고 오히려 맞불을 놓으며 지지 않는 경기를 펼쳤다. 10경기 연속 무패 행진. 토트넘은 리그 1위를 질주했다.
선수단 내 분위기도 좋았다. 선수들은 서로의 기량을 공개적으로 극찬하며 분위기를 북돋았다. '핵심 수비수'인 크리스티안 로메로 역시 구단의 방향성을 좋게 봤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에 따르면, 그는 'SWM'과의 인터뷰에서 "프로 선수로서, 트로피를 따내고 최고의 대회에서 경쟁하는 것을 원한다. 하지만 모든 것은 우리의 정신에 달려 있다. 구단의 분위기는 좋다. 우리는 우리의 목표에 정말로 가까워지고 있다. 계속 옳은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곧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트로피는 많은 부분에 달려 있다. 단순히 선수와 코칭 스태프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구단은 가장 중요한 인물인 회장부터 시작해서 잘 조직돼야 한다. 회장은 구단이 모든 측면에서 올바르게 가기 위해 올바른 결정을 해야 하는 인물이다. 우리는 완벽한 위치에 있다. 감독부터 스포르팅 디렉터, 코칭 스태프까지. 구단은 올바른 결정을 했다. 이러한 결정을 이어나간다면, 우리는 우승에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의 달라진 모습에 출신 선수들은 극찬을 쏟아냈다. 윌리엄 갈라스는 "토트넘은 최고의 축구를 하고 있다. 그들이 경기장에서 보이는 경기력은 정말 신선하다. 우리는 토트넘이 이렇게 플레이하는 것을 오랫동안 본 적이 없다. 포체티노가 팀을 지도할 때보다 훨씬 더 좋다"라고 극찬했다. 개리 리네커 역시 "경기장 위에서 발휘되는 선수들의 파트너십을 봐라. 손흥민과 메디슨, 그들은 최고다. 손흥민은 9번 역할을 정말 충실히 이행하고 있으며 최고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메디슨은 훌륭하고 또 훌륭하다. 반 더 벤과 크리스티안 로메로도 빠질 수 없다"라고 평가했다.
'우승' 가능성까지 검토된 상황. 하지만 첼시전을 기점으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당시 토트넘은 2명의 선수가 퇴장을 당하고 반 더 벤과 메디슨이 전반전에 부상을 당하는 악재가 겹치며 제대로 된 경기 운영을 펼칠 수 없었다. 그럼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라인을 내리지 않고 첼시를 상대했지만, 결국 무너지며 1-4 대패를 당했다.
첼시전 패배 이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로메로와 비수마의 퇴장, 메디슨과 반 더 벤의 부상 등. 핵심 선수들의 이탈은 곧 결과로 이어졌다. 토트넘은 이어진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아스톤 빌라전에서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하지 못했고 연패를 당했다. 10경기 연속 무패 행진 이후 3연패. 토트넘의 순위는 5위까지 추락했다.
맨체스터 시티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서도 승리에 실패한 토트넘. 5경기에서 1무 4패를 경험하며 지난 시즌의 악몽이 반복되는 듯했다.
하지만 '엔제호'는 부진에서 탈출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지난 시즌 1-6 대패를 당한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홈으로 초대했고 무려 4골을 터뜨리며 4-1 대승을 거뒀다. 이 경기에서 '캡틴' 손흥민은 1골을 넣으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고 평점 9.5로 경기 최고 수치를 받았다.
그렇게 뉴캐슬전에서 다시금 살아난 토트넘. 지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까지 7경기에서 5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우승 경쟁'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변화'를 경험한 토트넘. 선수단 내 변화도 자연스러웠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필요한 포지션을 적절히 메웠고, 잉여 자원들을 처분했다. 에릭 다이어는 겨울 이적시장 때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했고 다른 선수들도 매각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레길론 역시 맨유 임대를 끝마치고 돌아왔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플랜에 들지 못했고 브렌트포드로 재임대를 떠났다.
# '레알 출신에서 저니맨까지' 레길론의 험난한 커리어
레길론은 스페인의 '거함' 레알 마드리드 출신이다. 어린 시절 레알에서 축구를 시작했고 2020년까지 레알 소속이었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 자리를 잡진 못했다. 오히려 '임대'를 통해 두각을 나타내 토트넘에 온 케이스다. 세비야 시절이 최대 전성기다. 2019-20시즌 리그 31경기에 출전한 그는 2골 4어시스트를 올리며 공수에서 출중한 기량을 드러냈다. 판단력이 저조하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기반으로 공격에 큰 영향을 미쳤다. 또한 토트넘에 와서는 수비적인 능력이 보다 개선됐다고 여겨졌다.
토트넘의 레프트백 문제를 해결하는 듯했다. 2020-21시즌 런던에 입성한 그는 컵 대회 포함 36경기에 출전해 6어시스트를 올리며 토트넘의 왼쪽을 든든하게 책임졌다. 2021-22시즌에도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는 등 입지를 더욱 탄탄히 다졌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5월 레스터 시티전부터 부상으로 결장했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복귀하지 못했다. 이 기간 동안 '경쟁자' 라이언 세세뇽이 경기력을 끌어올렸고 레길론의 자리를 위협했다.
새 시즌에도 입지는 좋아지지 않았다. '베테랑 윙백' 이반 페리시치까지 합류하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고 아직까지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이적설이 불거졌다. 토트넘은 '전력 외'로 전락한 레길론의 매각을 추진했다. 이적시장도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PL '승격팀' 노팅엄과 김민재의 소속팀 나폴리 등 여러 구단과 연관됐다.
이런 상황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영입을 추진했다. 헤낭 로디의 빈자리를 메워야 했기 때문. 2019-20시즌 아틀레티코에 합류한 로디는 이적 첫해 리그 32경기에 출전하며 강한 임팩트를 남겼지만, 이후 두 시즌 간 로테이션 자원으로 활용됐다. 결국 2022-23시즌 로디는 노팅엄으로 임대를 떠났고 아틀레티코는 레길론으로 그의 자리를 채웠다.
하지만 스페인 생활은 긍정적이지 않았다. 아틀레티코에서 전혀 입지를 다지지 못했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컵 대회 포함 12경기 출전에 그쳤다. 대부분 교체 출전이었으며 출전 시간은 300분을 간신히 넘겼다.
이후 토트넘에 돌아왔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플랜에 그의 이름은 없었다. 데스티니 우도기가 역대급 활약을 펼친 덕에 레길론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결국 이적을 추진했고 '재임대'를 떠났다. 행서지는 맨유. 루크 쇼와 타이럴 말라시아가 모두 부상을 당한 맨유는 이들이 돌아올 때까지 자리를 메워줄 자원이 필요했다. 협상 과정은 빠르게 진행됐고 레길론은 올드 트래포드에 합류했다.
맨유에선 나름 출전 기회를 받았다. 부상 기간을 제외하면 꾸준히 경기에 나섰다. 이에 '완전 이적'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경기력 자체에 대한 의문이 남았고, 조금씩 입지가 줄었다. 이후 맨유는 레길론과 임대 '조기 종료'를 했다. 조기 종료라는 타이틀이 붙긴 했지만, 맨유는 처음부터 6개월 만을 생각하고 임대를 추진했다.
토트넘에 돌아왔지만, 레길론은 곧바로 '재임대'를 갔다. 행선지는 브렌트포드. PL에서 경쟁력을 드러내고 있는 팀인 만큼, 경기력을 되찾기엔 충분한 팀이다.
# 브렌트포드에서 활약한 '토트넘 출신' 선수는?
브렌트포드에서 활약한 토트넘 출신 선수는 누가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는 크리스티안 에릭센이다. 토트넘의 리빙 레전드가 된 에릭센은 인터밀란을 거쳐 브렌트포드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심정지로 인해 선수 생명에 위기가 오긴 했지만, 꾸준한 재활 끝에 피치 위에 돌아올 수 있었다.
짧지만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우려 속에 선수 복귀를 했지만, 에릭센은 여전한 기량을 보여줬다. 체력적인 문제가 있긴 했지만 특유의 플레이 메이킹과 축구 지능은 유지됐다. 브렌트포드의 '에이스'로 자리 잡은 그는 리그 11경기에서 1골 4어시스트를 올렸고, 이듬해 맨유로 이적했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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