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토부, ‘가덕도신공항’ 행정절차도 안 끝내고 기본계획 고시했다
국토부가 가덕도 신공항 건설사업 기본계획 용역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기본계획을 고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가 부산 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앞당긴 일정에 기본계획 고시를 끼워 맞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향신문이 18일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을 통해 확인한 결과, 국토부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일시 정지’ 한 채 아직도 끝맺지 못했다.
국토부는 2022년 8월31일 가덕도 신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애초 예정된 용역 기간은 지난해 8월 25일까지, 용역비는 158억원이었다. 국토부는 지난해 3월14일 기본계획 수립 용역 중간 보고회를 열었다.
최종보고회는 예정된 용역기간에 열리지 않았다. 아직 일정도 정해지지 않았다. 국토부는 17일 “공사 발주 등을 위한 대형공사입찰 방법 심의, 입찰안내서 심의 등을 위한 행정 기간 소요에 따라 용역 일시 정지 중”이라며 “오는 2월 말쯤 용역이 끝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상 국토부는 기본계획 수립 용역이 끝나고, 이를 바탕으로 기본계획안을 만들어 관계기관과 협의한 뒤 기본계획을 고시한다. 군산 새만금 신공항 등을 추진할 때는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2020년 시작해 2021년 말 마무리 지었고 이를 바탕으로 관계기관과 협의한 뒤 2022년 6월 기본계획을 고시했다. 제주 제2공항은 2019년 6월 연구용역이 끝난 뒤 기본계획안이 나왔고 아직 고시는 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29일 가덕도 신공항 건설사업 기본계획을 수립·고시하면서 2029년 12월 개항을 목표로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3월 국토부는 신공항 개항 목표를 2035년 6월에서 2029년 12월로 앞당겼다. 2030 부산 세계박람회 개최에 맞춘 일정이었는데 부산시는 세계박람회 유치에 실패했다. 그런데도 ‘2029년 12월 개항’이라는 목표는 유지하고 있다.
가덕도 신공항의 안전·생태 문제에 관한 우려는 여전하다. 환경단체는 가덕도 인근에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보호종인 상괭이가 살고, 철새 이동 경로와 겹쳐 조류 충돌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해왔다. 기후 위기 시대에 추가 공항 건설이 필요하지 않다고도 주장해왔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정책위원은 “2035년이 돼야 완공할 수 있다고 국토부가 스스로 이야기를 했다가 부산엑스포와 맞춘다고 2029년으로 공사를 앞당겼던 것이고, 기본계획은 엑스포가 무산된 이후에도 2029년이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용역이 끝나지 않았는데 기본 계획을 고시한 것은 계획 자체가 충실하게 됐는지 상식적 차원에서 의문이 든다”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공항시설법’ 등에 따른 기본계획 고시 내용은 모두 충족해 법적 문제는 없다”라며 “기본계획과 관련한 용역은 완료된 상태이지만, 공사 발주 부분이 완료되지 않아서 용역이 끝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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