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사각지대'서 또 간병 살인 비극…찾아가는 복지는 없었다

유영규 기자 2024. 1. 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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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7일) 대구에서 발생한 8년간 치매를 앓던 80대 노인과 간병하던 아들이 모두 숨지는 사건의 이면에는 국가의 복지 공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치매 당사자나 가족이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을 신청하지 않으면 사실상 국가의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채 간병 과정을 참아내야 해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A 씨는 8년간 치매를 앓아왔으며 아들 B 씨는 그런 아버지를 간병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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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17일) 대구에서 발생한 8년간 치매를 앓던 80대 노인과 간병하던 아들이 모두 숨지는 사건의 이면에는 국가의 복지 공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치매 당사자나 가족이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을 신청하지 않으면 사실상 국가의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채 간병 과정을 참아내야 해 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대구 달서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달서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80대 A 씨가 50대 아들 B 씨에게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아들 B 씨는 아파트 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아들 B 씨가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A 씨는 8년간 치매를 앓아왔으며 아들 B 씨는 그런 아버지를 간병해왔습니다.

아들 B 씨는 A 씨에 대한 국가의 별다른 지원 없이 간병 기간을 감내했습니다.

A 씨는 장기요양서비스 제공 대상자가 아니었습니다.

건강보험공단은 '당사자'나 '가족', '대리인'이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을 신청하면 건강 상태 등을 조사해 등급을 부여합니다.

가장 낮은 등급인 인지 지원 등급을 받더라도 주야간 보호센터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지만 A 씨는 이러한 지원을 받지 않았습니다.

A 씨가 장기요양인정 신청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관할 달서구의 복지 서비스 제공도 없었습니다.

달서구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우리 지역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되신 분은 아닌 걸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한 복지 담당 공무원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이 아니면 현재로서는 행정 기관이 먼저 나서서 도움이 필요한 치매 환자를 파악하기 힘들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럼에도 건강보험공단과 지자체는 현수막이나 지역 통장 회의 등을 통해 장기요양등급 신청을 안내하는 데 그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행정 당국의 적극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허만세 계명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좀 더 (지원이 필요한 분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하는 일을 당국이 선제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공공 돌봄 체계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번 같은 사례가 점점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사회 복지 서비스가 더 확충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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