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과 또 헤어진다' 레길론, 토트넘 떠나 브렌트포드 임대…맨유 이어 올 시즌에만 '두 차례'
[인터풋볼] 박지원 기자= 토트넘 훗스퍼에서 세르히오 레길론(27)에게 주어진 자리는 없었다. 올 시즌 전반기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임대 이적했던 레길론은 1월에 복귀하게 됐다. 하지만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기용할 의사가 없었고, 브렌트포드로 다시 임대를 떠나게 됐다.
브렌트포드는 18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레길론이 토트넘으로부터 시즌이 끝날 때까지 브렌트포드로 임대됐다. 레프트백인 그는 레알 마드리드, 세비야, 토트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거치며 풍부한 경험을 쌓았으며, 올 시즌 전반기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임대로 뛰며 12경기에 출전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브렌트포드를 지휘하는 토마스 프랭크 브렌트포드 감독은 매우 큰 만족감을 표했다. "우리에게 매우 좋은 영입이다. 우린 좋은 레프트백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오랫동안 해왔고, 이제 영입할 수 있게 됐다. 레길론은 모든 면에서 검증된 프리미어리그 선수로서 우리에게 딱 맞는 선수다. 매우 공격적이고, 크로스와 왼발이 뛰어난 우리가 원하는 스타일이다"라고 호평했다.
레길론은 입단 소감으로 "매우 기쁘다. 지금 이 순간이 내 커리어에 필요한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팀 동료들을 만나 함께 뛰고 싶고, 이제는 경기장에서 축구를 즐기고 싶다"라고 밝혔다. 그간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한 아쉬움과 미래를 향한 기대감이었다.
계속해서 "프랭크 감독은 이번 이적을 결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난 지금 꾸준히 경기에 나서야 할 때이고, 이 클럽이 그런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6개월 동안 이 팀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할 것이지만, 내 미래를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프랭크 감독과의 대화가 레길론의 이적을 움직인 주요인이었다.
또한, "프랭크 감독과 대화를 나눈 후 행복했다. 그는 날 잘 알고 있다. 우린 모든 것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 처음에는 40분 넘게 축구와 모든 것에 대해 얘기를 나눴던 것이 기억이 난다. 감독은 나를 잘 알고 있고, 함께 좋은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에 그 점이 내게 매우 중요하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팀은 프리미어리그에 다시 집중해야 하며, 이반 토니(브렌트포드 공격수)가 돌아왔으며, 우리는 함께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브렌트포드 홈구장)은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아름다운 경기장이고, 아기자기한 구장이며 관중들이 함께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나에게 프리미어리그에서 이런 경기장은 매우 특별한 곳이다"라고 전했다.
스페인 국적의 레프트백 레길론은 레알 유스에서 성장했다. 하지만 뛰어난 경쟁자들로 인해 1군에서 자리를 확보하기 쉽지 않았다. 2018-19시즌 라리가 14경기를 밟긴 했으나 거기까지였고, 2019-20시즌을 앞두고 세비야로 임대를 떠났다.
세비야에서 본인의 가치를 발산했다. 라리가 31경기에 출전해 2골 4도움을 기록하는 등 좋은 퍼포먼스를 펼쳤다. 더불어 유로파리그에서 토너먼트 5경기를 소화하며 우승에 힘을 실었다. 레알 시절 클럽월드컵 우승에 이어 두 번째 트로피였다. 그러고 지난 2020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이적료 3,000만 유로(약 430억 원)에 토트넘 유니폼을 입게 됐다.
'레알산'이라는 기대감과 달리, 두각을 크게 드러내지 못했다. 입단 첫 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27경기 4도움을 올리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이에 토트넘 팬들은 큰 만족감을 표했다. 하지만 급작스레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2021-22시즌 도중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부임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었고, 후반기부터 라이언 세세뇽이 중용되기 시작했다. 더군다나 레길론은 시즌 막판 부상을 입으면서 이탈했다.
시작에 불과했다. 2022-23시즌을 앞두고 '베테랑' 이반 페리시치까지 합류했다. 레길론은 감독 구상에서 벗어났고, 끝내 아틀레티코로 임대 이적하게 됐다. 아틀레티코에서도 반등에 실패했다. 레길론은 임대 이적 일주일 전 치골 수술을 받았고, 이에 10월 말까지 출전할 수 없었다. 이후 햄스트링 부상까지 존재함에 따라 임대 기간에 공식전 12경기(317분)를 밟는 데 그쳤다.
올 시즌에는 맨유와 임대 계약을 맺었다. 영국 '디 애슬래틱'에 따르면 임대 수수료나 완전 이적 조항은 없었으며, 맨유가 레길론의 연봉을 전액 부담하는 조건이었다. 레길론은 "인생에서 모든 것을 대비해야 한다. 훌륭한 역사를 보유한 이 위대한 클럽을 대표할 수 있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기회였다. 에릭 텐 하흐 감독과 얘기했고 내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난 이 팀의 성공을 위해 역할을 다할 준비가 됐다. 난 내가 이번 시즌 맨유에 기여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며 이 팀을 위해 싸우면서 내 자질을 보여줄 준비가 됐다"라고 입단 소감을 전했다.
매한가지였다. 맨유 이적 후 같은 포지션 부상자들로 인해 기회를 잡더니, 이후에는 벤치로 돌아가게 됐다. 프리미어리그 기준으로 최근 4경기 출전 시간은 '7분'에 그쳤다. 결국, 임대 계약을 조기 종료하기로 했다. 맨유는 조만간 쇼와 말라시아를 동시에 가동할 수 있다. '임대생' 레길론이 더는 필요하지 않은 이유다. 레길론 역시 줄어든 출전 시간으로 인해 계약 파기에 동의했다.
토트넘 훗스퍼는 지난 4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레길론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돌아왔다. 그는 시즌 초반 임대 선수로 맨유에 합류해 12경기에 출전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맨유 역시 "임대 조기 종료 조항을 발동함에 따라 레길론이 원소속팀인 토트넘으로 복귀한다. 그는 임대로 합류해서 시즌 전반기에 긍정적인 기여를 했다. 루크 쇼와 타이럴 말라시아가 장기 부상으로 결장하는 동안 두 선수의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라고 전했다.
레길론은 개인 SNS를 통해 "맨유에서 뛸 수 있어서 정말 좋았고 구단, 팬들, 팀 동료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 거대한 클럽에서 뛰게 되어 영광이었다. 맨유에 행운이 함께하길 기원한다"라고 작성했다.
그렇게 토트넘으로 돌아올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뿐만 아니라 영국 '더 타임즈' 역시 "토트넘은 이번 달에 레길론을 매각하거나 임대를 다시 보낼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매체는 본머스, 세비야, 비야레알 등이 관심을 보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토트넘은 현재 데스티니 우도지라는 붙박이 주전이 있으며, 벤 데이비스와 세세뇽이라는 옵션도 존재한다. 유럽대항전 일정도 없는 상황에서 한 포지션에 많은 선수를 보유하고 있을 필요가 없다.
'핵심' 우도지는 최근 장기 재계약에 서명하기도 했다. 토트넘은 지난달 13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우도지가 2030년 여름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서 로마노는 "우도지는 2029년 6월까지 기본 계약을 연장했으며,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됐다"라고 밝혔다.
우도지는 풀백과 윙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측면 수비수다. 지난 2021-22시즌에 우디네세 소속으로 이탈리아 세리에A 35경기 5골 3도움으로 공격적인 재능을 뽐내면서 빅클럽의 레이더망에 걸렸다. 토트넘은 1,500만 파운드(약 250억 원)의 저렴한 이적료를 지불한 대신, 우디네세에 한 시즌 임대를 보냈다.
우도지는 올여름부터 토트넘에 합류했고, 프리미어리그 17경기를 소화하면서 1골 2도움을 적립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공격 축구'에 딱 맞는 자원이었고, 지난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 득점포를 처음 가동했다. 기존 계약은 2027년 6월까지였고, 이번 재계약으로 3년 더 연장했다. 옵션까지 발동하면 2030년까지로, 앞으로 7년 가까이 토트넘 측면을 책임지게 된다.
우도지는 재계약 소감으로 "정말 행복하다. 이 클럽에 온 것 자체가 내게 큰 기쁨이고, 이런 기회를 얻게 돼서 좋다. 이곳에 온 첫날부터 선수들, 코치진, 구단 전체가 날 환영해줘서 집처럼 편안하게 느낄 수 있었다. 클럽의 모든 사람이 나와 선수들, 모두를 존중해준다"라고 밝혔다.
계속해서 "프리미어리그는 매우 힘들고, 육체적인 리그이며, 강렬하다. 스태프들이 매일 큰 일을 하고 있고, 그것이 경기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가장 어려운 리그이지만,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고,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레길론의 최종 행선지는 브렌트포드였다. 브렌트포드는 왼쪽 수비에 공백이 존재했고, 마침 매물로 나온 레길론을 검토했다. 레길론 역시 같은 무대에 잔류하는 걸 선호했고, 브렌트포드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완전 이적 조항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계약은 단순 임대 계약으로 2023-24시즌이 종료되면 토트넘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로써 레길론과 손흥민의 브로맨스도 볼 수 없게 됐다. 레길론은 유명한 '손바라기'다. 평소 친분이 두텁고, 경기장에서 손흥민이 득점할 때마다 대부분의 세리머니에 동참했다. 손흥민을 바라보는 눈빛만 봐도 꿀이 떨어질 정도다.
먼저 2020-21시즌에 볼프스베르거와의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에서 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토트넘 팬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는데, 레길론이 손흥민의 머리를 만지고 있는 사진이었다. 손흥민은 알리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레길론은 손흥민 뒤에서 머리를 잡으며 넘기고 있었다. 이와 같은 장면에 토트넘 팬들이 미소를 금치 못했다. 팬들은 "이 조합 너무 좋아", "너무 사랑스러워", "손흥민에게 베일 머리를 줘", "영원히 함께하자", "인상적인 사이야"라며 좌측 라인의 애정 행각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계속해서 레길론은 2021-22시즌에 손흥민이 아스톤 빌라전에서 해트트릭을 터뜨리자 "형제여, 많이 사랑해! (해트트릭) 축하해"라는 문구와 함께 라커룸에서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했다.
그리고 브리안 힐과 구단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어렸을 때 EPL 우상이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레길론은 "그렇다. 나는 손흥민의 열렬한 팬이었다"라고 답했다. 놀란 힐은 "정말이야? 쏘니(Sonny)라고?"라고 물었고, 이에 레길론은 "그렇다. 나는 손흥민을 사랑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더불어 지난 프리시즌 도중 개인 SNS에 "보고 싶었어. 손날두"라면서 어깨동무를 한 사진을 올렸다. 둘 다 방긋 웃고 있었다. 손흥민도 해당 글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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