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서 '문제'된 옐레나...차게 식은 사령탑, 문제는 부진이 아니었다
(MHN스포츠 장충, 권수연 기자) "옐레나? 내 딸 말인가?" 지난 해 2월 26일, 아본단자 감독이 흥국생명에 부임한 후 첫 패배를 당했을 당시 했던 말이다. 공교롭게도 이 날 치른 경기도 GS칼텍스전이었으며, 장충체육관에서 석패를 당했다.
지난 1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2023-24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GS칼텍스가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1(26-28, 25-21, 27-25, 25-21)로 돌려세웠다.
단 1점도 따지 못한 흥국생명의 누적승점은 50점, 3위 GS칼텍스와 7점 차로 거리가 줄어들었다.
흥국생명의 조직력은 눈에 띄게 흐트러져 있었다. 선봉에 선 김연경이 23득점(공격성공률 40.82%)으로 힘냈지만 팀의 패배를 막을 수 없었고, 레이나의 17득점은 목적타 36개로 인해 흔들린 리시브에 가려졌다.
이 가운데 관심은 흥국생명의 외인 용병 옐레나에 집중되어 있었다.
옐레나는 이 날 경기를 웜업존에서 시작했다. 외인 선수에게 득점의 매우 큰 부분을 의존하는 V-리그 특성상, 선수가 부상을 입지 않는 한은 거의 매 경기를 선발로 나선다.
하지만 이 날만큼은 아니었다. 1, 2세트를 교체로 3,4세트를 선발로 나선 옐레나의 GS칼텍스전 득점은 총 12득점, 그러나 성공률은 37.04%에 그쳤다.
옐레나는 최근 들어 여실히 악화된 팬들의 여론에 휩싸였다. 아포짓 스파이커로서의 경기력 부진, 무엇보다 불성실한 태도 논란 때문이었다.
올해로 V-리그 3년 차를 맞이하는 옐레나는 현재 리그 아포짓 외인 용병 가운데서 두 번째로 낮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 경기를 덜 치른 메가(정관장, 480점, 8위)의 바로 위에 자리잡았다. 누적 501점, 같은 팀 아웃사이드 히터 김연경(520점)보다도 순위가 낮다.
평균 공격성공률 지표에서는 39.98%, 오픈 성공률 36.17%로 용병 중 꼴찌(10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퀵오픈 득점 성공률에서는 대부분의 국내선수보다도 약한 15위(39.94%)다.
'용병'이라는 이름값에 걸맞지 않는 지표다. 그 동안은 김연경과 함께 쌍포라는 타이틀을 달고 양호하게 활약했지만, 올 시즌 2라운드가 넘어서며 김연경이 대부분의 득점을 해결하는 모습이 보였다. 급기야 아시아쿼터 선수인 레이나가 공백을 메우는 지경이 오자 누적되던 팬들의 불만이 마침내 폭발했다.
물론 옐레나의 부진한 성적표는 옐레나 단독으로 만들었다고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항상 대두되던 세터진과의 토스 호흡이 옐레나와 잘 맞지 않는 모습이 보였다. 다만 옐레나는 상대 블로커가 비교적 신장이 낮은 세터일 때도 좀처럼 점수를 내주지 못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196cm 장신에 비해 타점이 낮아 발생하는 일이었다.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은 부진이 아니었다. 사람인 이상 경기력은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다.
사령탑이 직설적으로 꼬집은 부분은 열정적으로 와닿지 않았던 옐레나의 경기 참여 태도였다. 감독의 작전 지시를 귀담아듣지 않거나, 더러는 정면으로 항의하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옐레나는 미디어데이를 통해 자신을 '앵그리버드'로 소개하며 승부욕을 과시하기도 했다. 시즌 내내 승부욕과 짜증은 종이 한 장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들었다.
마침내 팬들은 지난 16일 광화문 흥국생명 본사에 옐레나 교체를 촉구하는 트럭을 보냈다. 팀에서도, 감독도 물 밑으로 여러가지 방향을 알아보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그리고 하루 뒤인 17일, 옐레나는 GS칼텍스전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해당 경기는 팀 전체가 보란듯이 흔들리며 완패했다.
패장 아본단자 감독은 경기 후 대놓고 옐레나의 불협화음을 저격했다. "경기력이 좋지 않아서 팀에 도움이 안 됐다. 다만 경기력이 나빠도 (동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그런 부분이 보이지 않았는데) 이건 태도의 문제"라며 돌직구를 던졌다.
불과 1년 전 옐레나를 '딸'로 부르며 감싸던 사령탑은 이제 옐레나에게 '문제' 낙인을 찍은 셈이다.
아본단자 감독은 20일부터 29일까지 이어지는 기나긴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을 통해 "팀 (경기력)의 디테일한 부분을 만지겠다"고 선언했다. 물론 옐레나의 향후 거취가 어떻게 될지는 명확히 확정되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올스타 휴식기간을 마친 후 30일부터 한국도로공사와의 대결에 나선다.
사진= MHN스포츠 DB,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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